고양이를 만나러 아파트 놀이터에 가면 주로 이런 대형(?)이 유지된다.
참고로, 이 고양이 두 마리는 나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ㅋㅋ 자기가 보이지 않는 등뒤에 다른 생명체를 둔다는 게 위험한 일인데, 신뢰하는 관계에는 이렇게 등지고 앉는 게 가능하다고.
우측 상단 저 멀리에 치즈냥이 한 마리 더 보이는데, 저 고양이는 내가 가끔 음식을 주는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에 내가 있으면 멀리서 스윽 나타난다. 하지만 절대 가까워짐을 허용하지 않고 내가 준 먹을 것도 내가 보는 앞에서는 먹지 않는다. 저 고양이는 여태 한 번도 절대 등을 보이지 않고 나를 정면으로 관찰하기만 했다. 오늘은 2m? 정도까지 살금살금 점진적으로 접근해봤는데 역시나 도망가버렸다.
아무튼, 동네 꼬마들이 계피 or 레오라고 부르는 얼룩냥 저 녀석은 나를 마사지사로 채용했기 때문에 나를 보면 언제나 달려오고, "여기를 두드려라" 라며 엉덩이를 들이민다. 그래서 항상 나와 제일 가까운 곳에 앉는다.
위 첫번째 사진을 한 번 확대하면...
며칠 전 동네 꼬마가 '망고'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된 이 치즈냥의 뒤태가 보인다. 나를 발견하면 꼭 "야아앙!" 소리를 한 번 내고 호닥닥 다가온다. 하지만 먹을 게 없다는 걸 발견하면, 멀찍이 가서 앉는다. 그런데 특이한 게 꼭 멀어지지도 않고 저 정도 거리에 가서 앉는다. 웃기는 애야.
이 고양이를 "망고야~ 망고야~" 애타게 부르면서 찾던 꼬마를 보고는 '아, 얘가 한 마리는 망고, 한 마리는 계피라고 부르나보다'라고 짐작하고 있다가 "그러면 (갈색) 얘는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니 "레오예요" 라고 알려줬다. 😄👧
이 사진을 한 번 더 확대하면...
이렇게 젖소냥? 바둑이? 턱시도? 가 한 마리 더 나타난다.
이 고양이도 사람을 좋아해서 나의 다리에 비비고 난리가 나는 녀석인데, 계피가 유독 이 고양이만은 내 옆에 오는 것을 싫어해서 냥냥펀치를 날리기 때문에 늘 3번째 자리에 숨어있다. 덩치가 제일 큰데 왜 맞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 관계를 알고부터는 계피가 없을 때만 슬쩍슬쩍 먹을 것을 준다. 나를 늘 졸졸 따라다니는 계피를 끌고 이 바둑이(?)에게 접근을 했다가는 계피한테 두드려맞게 만들기만 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놀이터에 다른 꼬마가 와서 '인기냥' 계피 aka 레오와 노는 동안, 나는 이 검정 무늬냥을 좀 쓰다듬어 줬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내 다리를 부비고 난리였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너무 더러웠다. 내 바지에 먼지와 흙이 그대로 묻었고 행색도 너무 꾀죄죄했다.
가끔 더러워졌다가도 수상할 정도로 깨끗해져 돌아오는 계피/망고와는 달리 이 냥이는 너무 지저분해서 내 옷을 계속 더럽히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금방 그 고양이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 이걸 빨래를 우째...)
뭔가 마음이 아팠다.
이 냥이는 서로 그루밍해주는 냥친구도 없어서 이렇게 꾀죄죄한 걸까? 다른 애들은 길냥이치고 너무 깨끗한데...
고양이 친구도 없는데, 너무 꾀죄죄해서 사람도 금방 곁을 떠나고, 계피 눈치만 보고... 이 검정 무늬 냥이는 어쩌면 좋아.
작년 10월, 안 맞으려고 나무 뒤에 숨어있는 냥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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