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결혼한 친구집에 놀러가서 밤까지 술을 먹다 오기도 하고, 어떤 친구집에선 자고 오기도 한다. 친구의 남편들은 멀뚱멀뚱 순응할 뿐이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 생긴다면??
남편이 술먹겠다고 저녁에 친구 3명을 당일 약속으로 데려온다거나 하루 집에서 재운다!?!? 이건 부부싸움 감이다. 아내는 멀뚱멀뚱 순응하지 않는다. 확실히 가정의 주도권은 아내에게 있는 것 같긴 하다.
결혼한 내 남동생네도 그렇다.
그 집 새로 인테리어 공사할 때, 엄마는 출근한 동생 부부 대신 하루종일 공사 현장을 혼자 지키며 며칠씩 도와줬지만 그뒤로 그 집에 1년에 한 번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게 고작이다. '시가쪽 식구'는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 그런데 종종 올케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생이 왔다갔어요' '사촌이 애기 데리고 왔다가 갔어요'한다. 내가 내 '여자인 친구'집은 쉽게 방문하듯이, 아내쪽 지인은 집 방문이 쉽지만 남편쪽 식구의 방문은 금기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얼마 전에 엄마와 올케가 예전 인테리어 상황을 이야기 나누면서 엄마가 "우리"집도 그거 했지? "우리"도 그거 했었잖아. 이렇게 말하시는 걸 들었다. 1년에 1번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집을 '우리'집이라고 칭하는 사람. 그런 게 있다. 아들이 자기를 '정통'으로 이은 자식이라는 뼈에 박힌 생각. 본인은 혹시 부인하실지 모르겠으나 타인이 보면 안다. 뿌리 깊이 박혀 있어서 본능적으로 다르게 대하는 아들과 딸. 6,70대 이상 많은 어머니들이 내 딸이 낳은 손주는 '사위네 집안 자식', 며느리가 낳은 손주는 '성이 같다며' 더 '내 새끼'로 인식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근데 한국은 심지어 엄마 성과 자식 성이 일치하지도 않는데?!
언젠가(?!) 내가 결혼을 해서 새집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면, 그때도 엄마가 하루종일 오셔서 도와주실 거다. 하지만 나중에 그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아마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너네"집 그렇게 했었잖아. "너네"도 그때 고쳤지? 결혼한 딸의 집에는 언제나 쉽게 드나들 수 있어도 늘 "너네"집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경험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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