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이전에 나의 일상을 털어놓던 곳이 싸이월드였다. 몇몇 글과 사진을 다른 곳으로 어떻게든 옮겨보려던 나의 (게으른) 노력 끝에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못한 채로 싸이월드는 문을 닫고 말았다.
가끔 생각나는, 저장해두지 못하고 날려보낸 사진들과 글이 아쉬웠지만 뭐 어쩌겠는가. 인생의 모든 추억을 평생 끌고 갈 수 없는 것처럼, 싸이월드 속 추억도 포기해야지.
지난 몇달간의 '다시 연다, 오늘은 못 연다' 양치기 소년 행적 끝에 올해 4월 싸이월드가 재오픈했다. 아/마/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다시 사라져 갈 것 같지만 그래도 옛 흔적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하지만 재오픈한 싸이월드에 모든 추억이 부활한 것은 아니었는데... 나는 그저 '최근 것만 살려냈나? 생색 엄청 나네? 다시 다 불러올 것처럼 해놓고는...'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찬찬히 보니 그저 '사진'이 포함된 콘텐츠에 한해서 살려낸 거였다. 추억=사진이니까. 나의 솔직한 심정을 모두 담아냈던 글은 보이지 않았다.
유럽 여행 tip 이라면서 '호텔 조식보다 밖에 나가서 드세요. 로컬 카페 음식 사진이 인스타그램 올리기에 더 좋습니다' ' 이 시간대에 찍은 사진이 의외로 더 낫습니다' '여기가 숨은 포토 스팟입니다' 로 일관되는 글을 보면서, 이제 모든 건 사진으로만 남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요즘 수도 없이 많은..
정작 음식이 맛이 없는데 포토존만 화려한 식당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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