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이제는 늘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 기기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더 쉬워서 많은 기록을 인터넷 매체에 남기고 있다. 기록물이 차지하는 부피가 더 적기도 하고.💽 내 방에는 어릴 적부터 써온 일기장류의 종이 상자가 두 개 정도 있지만 인터넷 상의 기록들은 사실상 실체는 없는 셈이니...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말그대로의 SNS - sosial network service - 업체의 맘에 따라, 흥망성쇠에 따라 순식간에 내 손을 떠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흔히 쓰는 SNS라는 말은 콩글리시이며 영어권에선 잘 알아듣지 못하고, 외국에선 보통 '소셜 미디어'라고 한다는데...단지 사업하는 입장에서 social network service를 한다고 쓰는 경우는 있다고 한다)
사실, 사업하는 입장에서도 s n s라는 말은 거의 안 쓰는 것 같다.
아무튼,
예전에 Daum 클라우드를 이용했었는데 다음이 클라우드 사업을 접으면서 그 파일들을 다 옮기느라 고생한 적이 있고, 싸이월드가 망하면서 내가 거기에 15년이나 축적해둔 많은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현재 싸이월드는 부활한 상태이긴 하지만 예전 정보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처음 이메일이 보편화될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만들었던 hotmail, hanmail, yahoo 등이 싫었던 나는 매우 희귀한(?) 메일 계정에만 가입했었는데 그 모두가 사업을 접으면서 이메일도 다 잃었다. 1990년대에는 한국인을 이메일 사용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평생무료메일 가입하세요!" 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는 곳이 몇몇 있었는데, 그 모두가 '평생'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업을 접었다.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주소록에 그런 업체들의 메일 주소를 남기는 바람에 학과 동문회 메일도 더 이상 못 받게 된 게 아쉽다.
최근에 페이스북이 무지막지한 개인 정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그 사항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접속이 안 될 거라는데, 난 일단 동의를 할 생각이 없으므로 얼마 지나면 내 페이스북에 접근권도 잃게 된다. 거기에도 역시 거의 15년간의 기록이 있는데....
싸이월드도 그랬지만, 거기 수많은 기록이 있다는 걸 알지만 사실 다운로드 받거나 따로 저장해놓기는 귀찮다.
이제 약 7년의 기록이 축적된 이 구글 블로그도 사실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언제든 구글이 사업을 접겠다고 하면 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다.
허망하다 허망해.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림일기장을 사서 사진 붙이고 영수증 풀로 붙여가며 기록을 남길 수는 없는 일이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