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나 찍다 오는 게 여행이라는 것을.
예전처럼 모든 장면이 다 기억나지도 않고
나이 들어서(?) 무엇을 봐도 감흥도 없고... 그저 열심히 찍어놓으면
돌아와서 다시 볼 때 쏠쏠하고 쓸쓸하다.
안 보이던 것도 보이고.
분명히 평화롭고 한가로운 곳이었던 베르사이유 정원.
정작 있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돌아와서 두 달 반 뒤에 사진을 자세히 보니...
어딘가에선 큰 불이 났다.
저 정도 치솟은 연기면 피해도 컸을 것 같은데, 뭐 뉴스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뉴스를 볼 일도 없고 전혀 모르고 지나갔다.
사진 속엔 확실히 내 머리 속보다 더 자세한 정보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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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허세스런 제목을 붙이자면, "전쟁과 평화"라고 할까.
지구 어딘가에서는 저렇게 폭격을 맞고 연기가 피어오는 곳도 있을 텐데,
과거의 화려한 흔적을 돌아보는 나같은 관광객들은 아무런 영향없이 이 시간을 평화롭게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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