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이 남은 곳에 갈 때 타고 갔던 항공사이기 때문에 은근히 좋아하는 항공사, 카타르항공.
15년전 탔을 때 기내 잡지, 기내 엔터테인먼트 소개지를 다 들고 내렸고... 부끄럽지만 기내 담요도 들고 내렸었다☺. 요즘처럼 이런저런 사태 때문에 항공사가 각박해지기 전 시절이라, 보풀이 생기는 재질도 아니었고 고슬고슬하고 얇은... 무엇보다 크기가 꽤 큰 담요였다. 그렇게 카타르항공을 타고 간 열대 지방에서 2년간 이불로 잘 쓰고 그곳에 두고 돌아왔다. (사실 열대 지방에서는 크게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저 심리적 요인으로 담요가 있어야 했다 ㅎㅎ )
저번 5월에 꽤 오랜만에 카타르항공을 다시 타게 되면서 기내지의 새로운 버전을 보게 되기를 기대했다. 난 내가 탔던 항공사의 기내지를 모은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가, 이제 종이📖 기내지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대신에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런 것들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었다.
마스크, 손 소독제, 1회용 장갑까지...
꽤나 유용한 제품들.
손 소독제는 역시 "부자 중동 항공사"의 위엄을 보여주는 수차례 사용할 수 있는 크기였으나 사용해보니 품질은 별로다.
내가 15년전 비행을 oryx 기내지로 추억하듯이
이것도 사진으로 남겨두면 10년 뒤에 '아, 이런 시절도 있었지'하고 아련해질 것 같아서 찍어둔다.
15년 전에는 아주 조그만 지퍼 달린 가방에 넣어주었던 칫솔, 소음 방지 귀마개, 기내용 양말도 여전히 좌석당 하나씩 놓여있긴 하지만 작은 비닐에 넣어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빈라덴이 테러를 사주하기 전, 항공여행이 단순하고 낭만적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외국인의 글을 언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미국 국내선 공항에선 탑승권이 없는 일반인도 게이트 앞까지 들어가 환송할 수 있었던 시절, 그리고 지금처럼 모든 물건을 털어서 검색을 받고 액체가 든 물건을 짐에서 빼내느라 고생하지 않던 그 시절 말이다.
요즘은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모두가 아이패드를 들고 타기 전 그리고 코로나가 덮치기 전, 항공 여행이 낭만적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여행지 사진이 가득한 📚종이 잡지를 읽고, 종이 안내지에서 기내 영화 목록을 보던 시절로 ㅎㅎ 요즘 항공사들은 너무 짜다. 모 유럽항공사는 선택의 여지없는 파스타 하나와 착륙 전 샌드위치 하나로 13시간의 비행중 두 끼 식사를 "때우게" 만든다고 한다.🥴 러시아탓에 비행 시간도 늘어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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