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집에 10년 넘게 살았는데 상당히 조용한 편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낮에 저벅저벅 무슨 나막신이라도 신고 걸어다니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처음엔 오히려 아래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집 아래층에는 아파트인데도 국공립 어린이집이 입주해있다. 방음 공사를 엄청 했다고는 하지만 가끔 아기들이 뛰어놀 때는 그 소리가 위로 올라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 어린이집이 입주하기 전에는 이런 발자국소리가 난 적이 없으므로 거기서 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아래보다는 위에서 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바로 윗집인지는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가끔 한 층을 뛰어넘거나 대각선으로 소리가 전해지기도 한다고 한다. 층간 소음은 직접 말하는 건 위험하고 관리실을 통하라고 하는데, 그것조차도 바로 윗집인지 확신이 없으니 관리실에도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하도 무서운 사람이 많으니...
원래는 오후에 몇 번쯤 나다가 마는 발소리인데, 항의를 했다가 질 나쁜 입주자가 걸리면 오히려 '감히 항의를 해?'하면서 아예 대놓고 저벅저벅거리고 다닐까봐 그것도 무서웠다.
최근엔 조용해져서 참을 만 했다.
그러다가 지금 새벽 0시.
여태 한 번도 새벽엔 그 나막신 같은 소리가 난 적이 없었는데 그 소리가 난다.
게/다/가...
낮과는 달리 상당히 조심조심 걷는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이렇게 신발을 신고 걸으면 어디든 소리가 울린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 아닌가🤬
나는 여태까지 아무도 항의를 안 하니 몰라서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는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참내.
대체 정확히 어느 집에서 나는 소리인지
무엇 때문에 실내에서 또각또각 소리나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지 알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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