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를 2년 보니까 그래도 몇몇 단어나 문장이 귀에 예전보다 잘 들어온다. 물론 이게 회화로까지 이어지면 좋겠지만 ☺ 당장 중국에 떨어지면 말은 한마디도 못하겠지. 3년 전에 중국에 갔을 때도 내가 지도에 있는 한자를 읽으면서 영어로 길을 물어보자, 호텔 직원이 "너 중국어 아는구나?" 하면서 그 다음부턴 중국어로 답해준 적이 있는데 대충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이젠 아마 좀 더 잘 알아듣긴 할 듯. 입은 여전히 안 떨어져도.
그런데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었다. 중국어 몇몇 단어를 "알아듣는" 것은 한국어 자막으로 볼 때 한정.
영어 자막으로 봤더니, 중국어고 뭐고 한마디도 귀에 안 들어온다. 자막 읽기에 바쁘다. 한국어 자막은 내 뇌에서 자동 처리 되기에 귀가 열릴 여지가 있는데, 영어 긴 문장 자막은 머리에서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하니 거기에 힘을 다 쓰느라 귀가 닫히나 보다. 😲
게다가 위의 'bursary'같은 단어는 여기에서 처음 보는 것인데, 저런 단어라도 만나면 '저게 뭐지? 하느라 눈앞의 화면 내용조차 접수가 안 될 때도 있다. bursary는 scholarship과는 또다른, 보통 집안 형편을 기준으로 주는 장학금이며 대부분 다시 갚아야 하는 경우도 많은 형태라고 한다. 덕분에 새로운 걸 배우긴 했네.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처리하기엔 내 뇌 용량이 부족하구만.
대체 5-6개 국어를 다 처리하는 유럽 사람들 같은 분들은 뇌 용량이 얼마나 커져 있는 거야?
갑자기 컴퓨터 구입할 때 용량을 왜 보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내 껀 너무 딸리네...
오래 전 내 인생의 큰 사건 중 하나인 만취 응급실 사건이 떠오른다 😄🍻
그때 머리를 부딪히고 약간 찢어져서 스테이플을 박아두고 있었는데 ㅎㅎ 집으로 돌아와 정신을 차리고 난 다음날 밤은... 잠에 들면 눈앞에 한가득 한자汉字만 펼쳐져 있었고, 그 다음날 밤엔 눈앞에 인터넷 화면 같은 게 보이면서 영어만 한가득 펼쳐져 있었다.
아마 충격을 받은 뇌가 언어 부위를 재정비 하나보다..그렇게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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