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위내시경 검사 결과지에 드디어 '장상피화생'이 등장했다. 나이 드신 분 결과지에서 보던 건데?!? 그보다 2년 전에는 "보기 드물게 깨끗하네요"라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 외에도 약하게 식도염이 관찰된다고 했었다.
장상피화생은 망가진 위 점막이 재생될 때 장 점막처럼 재생되는 것이라고 한다. 만성 염증의 결과라고.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의사들의 유투브 영상에서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너무 걱정 말라. 3,40년 산 뒤에 여전히 내 피부가 아기 피부인 걸 기대할 수 없듯이, 위 점막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안심하고 살고는 있었는데, 끊을 수 없는 야식 습관과 너무 좋아하는 콜라... 이런 것 때문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여름 쯤에는 갑자기 목 아래 쯤에서 뭔가가 컥 막히며 하루 이상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식도/위장 사이가 조금 느슨해져 있다고 하더니 아예 위산이 다 역류해서 난리가 났나? 이제 제대로 식도염이 왔나보다.. 했다.
하지만 뭔가 심리적인 요인이었는지?? 이틀 뒤 증상은 사라졌고 마침 그 다음날 만났던 내과 의사 친구도 내 증상을 듣고는 큰 관심없이 넘겼다. 아마도 '한국인'에게는 흔한 증상이려나...
이번에 정기 검진을 하면서 뭔가 잔소리를 많이 들을 각오를 했다. 최근 갑자기 매운맛 야식이 땡겨서 며칠 연속 먹고 잠들기도 했고, 예전보다 커피도 더 많이 마시고...갑자기 신물이 올라오는 일도 잦고.
아마도 확정적으로 식도 부분은 문제가 생겨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 외로 2년 전보다 상태가 괜찮다고 한다. 장상피화생도 별 거 아니라고 하고, 식도 부위는 결과 사진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더니 물론 위산이 역류해 표면이 변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머지는 멀쩡하다.
병원 밖을 나와서 기분이 좋아짐.
나이가 들면 병원 갈 때마다 무서운 기분이 든다 ㅎㅎ 병명이 치명적인 경우가 많아져서.
너무 좋은 결과의 단점은... 방심하게 된다는 거.
4년 전에 " 누구나 있는 '표재성/미란성 위염' 이런 게 없는, 한국인에게 보기 드문 깨끗한 위" 라는 말을 듣고 커피 콜라 술을 맘대로 마신 결과 2년 뒤에는 결국 장상피화생과 만성 위축성 위염이라는 결과지를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지금도 매운 컵라면 하나를 부스럭부스럭 끓일 준비 중이다.
그래도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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