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파리에서의 마지막 하루.
미술관을 향해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마침내 '낭만의 도시 -파리' 를 느꼈다.
그전까지는 낭만의 도시라더니 대체 어디에서 낭만을 느껴야 하는 건지 모르겠던... ㅎㅎㅎ
(사실 찾아가 보니 정기 휴관일이었던) 오르세 미술관 근처의 역으로 향하던 지하철에 악기 연주자가 탔다. 차분한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서울과는 다르게 창문을 열고 달리는 파리 지하철 밖으로 보이는 시커먼 지하 벽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바람을 맞으며 '아, 이런 게 낭만인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내리기 직전에 동영상 카메라를 켰다.
이게 바로 '여행객으로서 느끼는' 낭만이겠지. 파리 시민들은 너무 흔한 일이라 아무 생각이 없겠지만, 서울 지하철에는 뭔가 상업적 목적으로 타는 사람들만 녹음된 음악을 트는 곳인데, 그마저도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
사실 테니스 대회가 끝나고 파리에 하루 더 체류했는데 별 의미가 없는 시간을 보내서 호텔 비용과 시간만 날린 것 같기도 했지만, 바로 이 순간 하나로 그 하루가 이상할 정도로 의미있게 됐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 곡의 제목은 아무리 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짧게 촬영을 해뒀지만 주위 잡음이 너무 많아서 '소리듣기' 로 검색을 해봐도 제목이 검색되어 나오지 않았다.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니, 어디선가 다시 들려오면 그때는 제목을 알 수 있겠지...했다.
그렇게 28주가 지나고...TV에서 나오던 남자 두 명의 여행 프로그램 배경으로 드디어 이 음악이 들렸다. 드디어 찾아냈다. I'm not the only one.
반전은...
' 아, 이런 게 낭만인가' 했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사 내용은 무척이나 아픈 내용이었다. 물론 내가 지하철에서 들은 것은 아마도 '오보에??'로 연주한 버전이라 가사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아본 가사 내용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들으면 거의 펑펑 울 것 같은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이 곡은 TV 광고로 인지도를 얻었다고 하는데 이제 곡의 제목을 알고 나서 그 광고를 다시 찾아보니, 가사와 다른 이 곡의 분위기 때문인지 광고에서도 안 어울리는 상황에 곡을 배경으로 쓰고 있었다. 남녀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 장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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