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내가 어떤 단체 임원(?!?)을 했을 때
송년회 날에 그 구성원들이 임원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백화점 상품권을 준 적이 있었다.
백화점의 소위 "매대"에 나와있는 세일 상품이긴 했지만 나름 캘빈 클라인 티셔츠도 그 상품권으로 하나 샀었고...그러고도 소액이 남았지만 '먹어서 없어지거나 닳아서 없어지는 것' 외에 괜히 뭔가 오래 남는 제품을 사야 할 것만 같아서 그 상품권을 오래오래 그냥 뒀었다.
상품권은 표면적으로 유효기간 10년을 두고 있는 곳도 있으나 보통은 10년이 넘어도 다 받아준다고 한다. 그래도 진짜로 10년이 넘게 되니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될까봐 겁나서 백화점엘 갔다.
한눈에 맘에 드는 운동화 발견.
보통 매장에 있는 상품은 인터넷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 제품은 인터넷이 훨씬 더 비싸다. 매장에서 사기에 딱 알맞는 제품.
평소 운동화는 230-235를 신는데, 이 운동화는 발볼이 좁을 뿐 아니라 입구도 무척 좁아서 낑낑대며 신었음에도 '230은 영 안되겠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쉽게 235를 사왔다. 계산하면서 대폭 세일 제품이라, 제품 하자 외에는 교환/환불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에 와서 신어 보니 235도 정말 너무너무 딱 맞는다. 240 살 걸 후회가 됐다. 내 인생에 240은 신어본 적도 없고 235에 맞춰서 산 운동화도 큰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매장에서 240도 한 번 달라고 해서 신어볼 생각도 못했다.
이 신발은 꽤나 날렵하게 디자인된 신발이고, 운동화는 전적으로 원래 내 발크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신발 형태에 따라 두 사이즈 정도 크게 신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몰랐다. 난 이 나이에도 경험이 너무 모자르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운동화는 모두 인터넷에서 주문을 했었고, 진짜 오랜 만에 직접 신어보고 산 신발인데 직접 신어 보고도 양말 신고는 절대 못 신을 크기의 신발을 사오다니 이 무슨...🤦♀️
사고 돌아와서야, 다른 모델 구입 후기를 볼 때도 "이 제품은 발 볼 좁게 나왔으니 두 사이즈까지도 업' 하셔야 됩니다" 같은 내용을 예전에 몇 차례 봤던 게 떠올랐다. 난 너무 단순하게 '나에게 240이라니... 너무 커' 라는 생각만 했던 것.
흠.. 어차피 상품권을 쓴 탓에 내 돈은 별로 안 썼으니 그냥 수업료 냈다 치고 그냥 양말이 꼭 필요한 겨울엔 못 신는 신발로 두면 되는 건가. 어차피 신발에 통기 구멍이 앞뒤로 있어서 겨울용은 아니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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