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국 드라마는 매우 '마이너'취향이고
대부분 유치한 작품이 많지만, 가끔 추천할 만한 작품들이 있다.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다...이런 측면보단, 어차피 "드라마 정주행"은 시간 죽이기의 일환으로 하는데 그렇게 시간 죽이기 할 때에 적어도 허무함을 안기지 않을 작품들.
예전에 추천한 드라마들 -> http://mori-masa.blogspot.com/2022/01/blog-post_4.html
가장 최근에 본 "去有风的地方"은 풍경이 좋고, 등장인물 무난하고, 민망한 억지 에피소드가 드문... "밥 먹을 때 켜놓고 보는" 밥친구로 좋은 드라마.
나는 중국 드라마를 본다고 하긴 하지만 사실 대부분을 1.5배속, 못견디겠다 싶으면 2배속으로 보는 편이다. 오글거리는 상황이나 어울리지도 않는 조연들 엮어주기 분량, 주입식 사상 교육 등등 때문에.
그럼 대체 왜 보냐... 하겠지만 일단 시작을 해서 주인공들의 인생사를 알게 됐으니 결말은 궁금한데, 40회를 넘기는 회차들의 곁가지들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 😬 그런데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중드 애호가들이 이렇게 배속으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ㅋㅋㅋ 대체 뭐지?
사실 스토리는 클라이막스로 치달은 상태인데도 이상하게도 결과가 절대 안 궁금해서 그냥 보다가 중간에 포기한 드라마도 많다.
그러나
오랜만에 2배속 하지 않고 제 속도로 끝까지 본 드라마.
去有风的地方。
여행 떠나는 느낌의 잔잔한 드라마지만
의외로 지루하지 않게 사건은 계속 발생.
주연 배우들도 상황에 맞게 연기를 잘 해냈지만 특히 중년/노년 여자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착실하게 이 작품을 받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숱한 중국 드라마의 무대인 상하이/베이징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 윈난성 大理가 배경이라 뭔가 "섬"같은 드라마일 것 같지만, 여태 본 중국 드라마/중국 현대 사회의 모든 측면이 드러나 있는 종합판 같기도.
단점은, 여행을 시작하는 계기가 '누군가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이라서....
최근에 병원에 오갈 일이 많거나 그런 사람은 첫 화부터 다시 슬퍼질 우려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밝은 드라마지만, 가끔 우울한 장면이 보기 힘든 사람은 피해야 함.
그리고 내가 중국 드라마 중에 각본이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대부분 외국 작품을 가져온 경우다. "미생" 리메이크작이나 일본 드라마를 가져온 경우...
중국이 고유의 현대극을 잘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문 듯. 이 작품도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갯마을 차차차'와 비슷한 설정이 꽤 많다고 보면 된다. 옛시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고유 극본들은 뛰어난 것이 많은 듯 한데, 현대극 중에 내 맘에 든 드라마들은 거의 모두 한국/일본에서 큰 줄기를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는 보편적 감성을 다뤄서 진입 장벽이 낮은, 군더더기없이 잘 제작된 "중드 입문 추천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작품 이후로 다른 중국 드라마 손댔다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촌스러운 감성만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서🫨 이 드라마로 중국 현대극에 입문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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