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특징 중 하나가 중남미 배경이 등장하면 누런 필터를 씌우고, 러시아나 동유럽이 배경이면 푸른 필터를 씌우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화 속 멕시코는 언제나 누런 하늘을 가지고 있고, 동유럽 쪽은 푸르딩딩하다.
최근에 검색을 통해 누군가의 블로그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본인이 방문한 도시의 5일 정도 여행기 사진에 일정하게 푸른 필터를 적용한 사진을 넣었다. (애초에 그렇게 찍었는지, 아니면 후보정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그 통일된 청록색 색감 하나만으로도, 흔하디 흔한 여행지인 그 도시의 사진이 다른 사람들이 간 곳과는 사뭇 다른 도시로 보였다.
긴 글 내내 본인이 20대 초반에 떠난 풋풋함 여행임을 계속 강조했기에, 작성자의 나이를 알 수 있었는데 사진 색감으로 인해 뭔가 처연하고 성숙한 여행기가 되었다. 어린 친구의 여행기에서 '아 이렇게 사진 톤을 일정하게 바꿔주는 것으로도 남다른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구나'하는 걸 배웠다.
사진 색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그래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스파이물 같은 영화에서 도시가 바뀔 때마다 이상하게 푸르거나 누런 필터를 넣어 차이를 만들어내는 거구나.. 하고 새삼 느낌. 미국 영화 속에서 마약상 잡으러 가는 멕시코 풍경을 늘 뿌옇고 누렇게 만드는 것이 사실 편견같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나도 사진에 멕시코시티 필터와 모스크바 필터를(??) 넣어봤다 🙂 색감에 따라 진짜 도시의 이미지가 슬쩍 바뀌는 것 같기도.
사진 속 도시는 🇭🇰.
보정 전에는 이런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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