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에서 생각 가지 뻗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오늘은 중학교 친구 생각을 하다가 순식간에 그와 연관된 대학교 친구 생각 -> 그 친구와의 일화 -> 그 친구에게 내가 받아왔던 사진 한 장이 생각났다.
사학과였던 그 친구가 답사를 가서 찍어 온 단체 사진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엄마에게 자주 이야기하는 대학 친구들 얼굴이 거기에 다 있어서 엄마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에게 좀 빌려달라고 했던가.. 아마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인문학부 출신이고 사학 전공은 안 했음)
지금처럼 10초마다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친구 얼굴이 나온 사진이 당시엔 별로 없었다. 항상 내가 철수는 어쩌고 저쩌고 영희는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만 하니 엄마는 누가 누군지 그림이 잘 안 그려지실 테니까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가 그 사진을 오래 돌려주지 못해 내 서랍에 쳐박혔고, 이상하게 자꾸 그 친구와 만날 기회가 안 생겨 사진을 계속 돌려줄 수가 없었다. 잠깐 빌려갔다가 영영 안 돌려주는 거 -> 당하면 내가 진짜 싫어하는 일인데 내가 남에게 그 죄를 범하고 있구나.
이제는 사진이 어디 있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그 친구와는 연락이 안 된지 20년도 넘었다.
하지만 그 사진의 모양새와 몇몇 친구들의 웃고 있는 표정은 여전히 떠오르는데... 동시에 '에구 참 애기들이네'란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그 사진에 찍혔을 나이대라면
이젠 진짜로 내 자식뻘이 된다. 내가 매우 이른 결혼을 했었다면.
이제 내 눈엔 애기들로 보이는 게 맞구나.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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