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고



얼마 전에 매주 일희일비 해야 하는 스포츠팬 다시는 못할 것 같다고 글 썼지만...
사실 테니스팬 하면서 좋았던 건 매주 볼거리가 있다는 거였는데 요즘 매우 심심하긴 하다.
오늘로서 ATP 2023 경기는 막을 내리긴 하는데... 남의 잔치 결승전 😭 누군가는 좋겠네.
내 선수가 결승 뛰면 지금쯤 두근두근 하고 있을 시간일 텐데.
정말 한 시절이 지나가는 느낌이다.
우승하고 좋아하던 게 진짜 까마득한 옛날 같다.






오늘 어떤 공개 게시판에 누군가의 파리 여행 질문에 대답해주다가 피식 웃음. 🙃 여행 전문가가 많은 게시판인데 아무도 안 나서니, 작년에 테니스 보며 12일 머무른 기억으로 내가 파리 전문가인 것처럼 혼자 답해주고 있네...

모든 게 기적같았던 그 파리 여행을 포함해서 얻은 게 많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아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여전히 잘 나가는 남의 아들들을 보고 있으니 오늘은 또 '테니스를 아예 몰랐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뭔가를 좋아하는 감정에는 유치한 질투심도 꼭 따라오나봐. 나에게 좋았던 일 있었던 걸로는 안 끝나네??

매주 경기가 있는 테니스...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일 없이 그냥 소소한 취미로 보게 되면 꾸준한 소일거리는 되겠지만 대신 강렬한 자극이 없다. 작년에 테니스 보러 파리에 다녀온 몇 개월 뒤... 10년 전에는 그토록 원했던 큰 대회가 마침내 서울에서 열렸지만 보러 가지 않은 이유는, 결국 '최애' 응원 선수가 없으면 경기장에 앉아 있어도 미적지근하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최애'가 생기면, 기쁜 만큼 패배 충격도 커지기 때문에 섣불리 그걸 다시 겪고 싶지도 않고 ...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이 말하듯 '선호' 가 생긴다는 건 나도 모르는 새에 당하는 "사고"☄️ 같은 거라서 내가 간절히 원한다고 누가 막 좋아지지도 않는다. 몇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행운이라고 할까.

뭘 얻고
뭘 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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