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이란 사람들과 잠시 일했던 기억이 생각나서 남겨둠. 😂
히잡 착용과 사회 생활 제약 등등 여성의 권리가 바닥에 있다고 알려진 이슬람 문화권 사람이지만, 최대로 좋게 보면 여성을 상당히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
그래서 나에게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아서 어찌 보면 상당히 편하게 일하던 중에 190cm 가까운 키를 가진, 운동 잘 하는 아저씨의 개인적인 용무로 둘이서 은행에 가게 됐다.
당시에 머무르고 있던 호텔은 철도 역사와 연결된 구조였는데 호텔 건물을 지나 연결 통로를 지나 기차역에 있는 은행에 가기까지 유리 문을 몇개씩 통과해야 하는 구조였다.
아니 그런데...
Lady first만 어디서 배웠는지 그것만 실천하고, 다른 센스는 없는 이 아저씨가 육중한 유리문 앞에서 항상 나에게 먼저 가라고 양보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쬐그만 내가 이 덩치도 좋은 아저씨를 위해 항상 유리문을 밀어서 열어주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난 외국에 갈 때마다 항상 작은 체구의 나를 위해 문을 먼저 열어주는 남자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친절에 감탄하곤 했었는데, 진짜 이런 외국인은 첨 봤다.
내가 낑낑대며 유리 문을 미는 것을 봤으면 한번쯤은 팔도 긴 이 아저씨가 나설 법도 한데 늘 '먼저 가시죠' 몸짓만 했다. '니가 문 열어라' 같은, 거만함보다는 확실히 배려가 묻어나는 태도였는데, 장소를 잘못 택했다. '여기가 엘리베이터니? 여자한테 먼저 나가라고 양보하는 게 지금은 미덕이 아니야'😡 속으로 생각.
문을 두어 개쯤 낑낑대며 밀다가 다음부터는 슬쩍 나도 멈춰섰다. 그제서야 문을 여는 아저씨. 굳이 '여자를 보호한다' 이런 게 아니더라도 자기보다 힘없는 사람을 위해 문을 먼저 여는, 적어도 같이 미는 몸짓이라도 하는 예의를 배워오라구!
한편으로는... "혼인 관계"가 아닌 성인 남녀의 동반 외출이 금지된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그 아저씨는 그때 자기가 지금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긴장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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