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들은 겨울을 대체 어디서 나는 건지 만나기가 더 힘들다.
아파트 동 아래 화단 멀찍이서, 나를 보면 피하기는.하되 내가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란 걸 알고 있는 치즈냥이가 아주 오랜만에 보였다. "즈즈즈즈" 내가 고양이를 부르는 소리를 내니, 그 고양이는 아니고 가장 활달하게 나를 따르는(?) 고양이가 어디선가 조르르 튀어나왔다.
블로그에 여러 번 썼지만... 고양이나 개는 자기가 믿는 사람을 등지고 앉는다고 한다. 내가 공격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추위를 피하던 자리에서 굳이 쪼르르 달려나와 내 앞에 저렇게 앉는 고양이를 보니, 늘 경계를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길냥이의 삶에 내가 잠시 믿을 구석을 제공해 줄 수도 있는 건가?? 하고 조금은 뭉클해졌다.
그런데...
피부병인지, 다른 고양이랑 싸우다가 쥐어 뜯겼는지... 털이 많이 빠졌다.
이 험난한 겨울, 어떻게 나고 있는 거니?
원래 이 고양이와 단짝이고 좀 더 애교 많은 갈색 고양이도 있었는데, 내가 작년 여름 홍콩 여행 일주일 다녀온 이후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전에 꾸준히 우리 아파트 앞동에서 일정한 저녁 시간에 양질의 습식 사료를 제공하면서 그 고양이를 열심히 쓰다듬고 계시던 주민을 종종 봤는데... 내가 여행 간 사이에 그중 좀 더 온순하고 애교 많은 그 갈색 고양이를 입양해가신 거라 "개인적으로" 굳게 믿고 있다. 확인할 순 없지만.
늘 일정한 시간에 사료를 내놓던 그분들도 그 이후로는 보이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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