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배우'보다는 그저 '스타'로 알고 있던 黃晓明 황샤오밍.
랑야방之풍기장림 보다가 목소리와 분위기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배우'였음에 놀랐는데
1930년대 베이징을 배경으로 예술을 후원하는(?) 재벌남으로 나오는 드라마 鬓边不是海棠红(Winter Begonia) 보다가 더 놀람.
49회 동안 기복없는 얼굴화력쇼.?! 이런 저렴한 표현만 생각나네.
보통 배우의 연기력을 보지, 외모에는 감탄을 안 하는데
이 드라마에서 그는 본인의 타고난 장기를 100% 활용해서 역할에 딱 필요한 매력과 연기를 선보인다.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이나 정면이 제대로 찍힌 장면을 보면 얼굴 골격이 상당히 비대칭이다. 그런데 반듯한 이목구비로 단점을 눌러서 골격은 보이지도 않고 균형 잡힌 정석 미남으로 보이는 게 신기하다. 보통은 얼굴 뼈가 틀어지면 미남 조건에서 탈락하는데 말이다. 몇몇 여배우가 액션이 넘치는 작품을 찍을 때마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한쪽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비대칭인 얼굴 부분을 필사적으로 덮는 걸 본다. 하지만 진정한 美人은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과시하려는 듯이 황샤오밍은 머리카락을 모두 잡아당겨 올려서 시원하게 얼굴을 내놓고 정수리에 사과머리를 얹는 '옛날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어울리는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사실 그가 비대칭을 의식을 안 하는 건 아닌지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조명의 방향과 각도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것은 알 수 있긴 하다. 조명을 신경 쓰는 경우는 정지된 채로 사진을 찍을 때이지만, 몇몇 다른 배우는 극 중에서조차 어떤 역할을 맡아도 어떤 동작을 해도 '내 얼굴 단점을 안 들키겠다'는 일념으로 한쪽 얼굴을 덮는 것에 열심인 걸 보면 좀 안타깝다. 사실 남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아름다운데, 본인만이 유독 그 부분이 싫은 거겠지만.
묘하게도 황샤오밍은 팬이 되기에는 인간 자체의 매력은 잘 모르겠는데 화면에서의 매력은 압도적이다. 보통은 화면 속 인물의 매력에 빠져서 실제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와 상관없이 좋아하게 되는데, 화면 속에서만 매력적이고 실제 인물에 대한 궁금함으로는 연결되진 않는다. 얼굴 근육을 잘 쓰고 눈빛이 무기이기 때문에 사진보다는 영상을 봐야 한다. 이건 누구에게나 비슷한지, 그를 거론하는 후기 특징으로 -> "내 취향 아닌데 미남은 미남임" "취향 아닌 사람 중에선 가장 미남" "영상이 진짜임" "사진 보면 잘 모르겠는데 영상으로 보면 다름" 이런 류의 평이 진짜 많다.🤣 현대극에서 보면 그냥 괜찮게 생겼네 - 이 정도인데 시대극 분장에선 독보적인 미남으로 보임.
이목을 끄는 얼굴과 목소리를 동시에 갖기도 쉽지 않은데, 목소리도 매우 좋아서 톤 조절로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부터 열정적 인물로 문제없이 변신한다. 황샤오밍과 더불어 이견없는 탑스타로 대접받는 胡歌 - 후거는 톤 조절로 젊은 인물을 표현하려 했을 때 목소리가 너무 얇아져 그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황샤오밍은 배우로서 선물을 많이 받고 태어났다.
심지어 걸음걸이가 매우 심한 팔자걸음이어서 웃김.🙂↔️
주연 배우로서 위엄을 내세우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주목 받다가 어기적어기적 걸어가는 장면을 보면 매우 웃긴다. 평상시에도 발 모양을 ↖️↗️ 이렇게 해서 서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도 팔자걸음을 좀 지적을 받은 편인데 '내가 어떻게 걷든, 남들이 무슨 상관이야?' 라고 생각해왔는데. 그의 걸음걸이를 보고, 좀 웃기긴 하다는 걸 알게 됨.
2021년초, 살을 많이 빼서 얼굴이 비대칭인 게 확실히 드러남.
나도 비대칭이 있는데, 나는 일반인이니까 별 수 없이(?) 그냥 다닌다.🥸 어릴 때는 흐리멍텅한 필름 사진의 시대를 보냈기에 얼굴 상부가 비대칭인 줄 알았는데, 점점 천만 화소 셀카 시대가 오면서 양쪽 광대가 완전 다르게 생겨서 양쪽이 다른 얼굴형이란 걸 알게 됨. 어릴 적부터 자세히 안 봐서 내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안 그랬으면 나도 어딘가는 가리고 싶어했겠지.
내가 보기엔 너무 예쁜 몇몇 여자 배우/가수/유명인 등등이 비대칭을 너무 신경 써서 늘 머리카락으로 한쪽을 가리는 걸 보는데, 오히려 극중 어떤 상황이 와도 그렇게 머리를 열심히 덮고 연기하는 바람에 눈길이 더 가서 그 사람이 뭘 숨기고 싶어하는 지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저렇게 예쁜데 늘 한쪽을 덮지 않아도 사람들 그건 안 볼 것 같은데 아쉽네...'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고 다니든 아무도 관심없는 나랑, 본인의 사진과 영상을 수백 수천 번 봐야 하는 연예인의 입장은 다르긴 하지.
어쩌면 본인이 생각하는 컴플렉스라는 것, 차라리 그냥 드러내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지도.
열등감은 항상 숨기려 하다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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