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안 보인 지는 꽤 됐지만...
오늘 진짜루 밥그릇 하나 안 놓인 은둔고양이 휴식처를 보니
이제 정말 떠났구나 싶다.
2013년부터 잠깐 봤던 기록이 있으니, 길고양이로서는 정말 장수.
2022년 늦가을부터 나를 아는 체 하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는 내가 지나가면 울음소리를 내거나 뛰쳐나오곤 했었다. 하지만 절대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고, 늘 어딘가 지붕이 있는 곳에서 은둔하는 모습만 보여준 고양이.
살아있음 🐈⬛
올해 봄에, 배를 드러내고 누워서 햇볕을 즐기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긴장한 모습으로 교류를 피하며 사람을 피해서 숨는 모습만 봤는데
너에게도 일상이 있었구나, 너에게도 따스한 날이 있었구나..하고 확인했던 순간.
내가 근처에 있는 걸 알면서도 배를 보여줘서,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서 좋았고.
그게 마지막 봄이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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