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얘기




우리집은 아파트 2층이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계단이 실질적인 이동 통로이기에, 1층-2층에 사는 집들은 암묵적 동의 하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다.

한동안 계단 운동을 하기 위해 우리 아파트 13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을 했었는데... 어느 비온 날...


👀












13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집이 계단을 우산 거치대로 쓰고 있었다. 뭐 이 정도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계단을 이동 통로라고 생각을 안 할 테니 그럴 수도 있겠지 싶기는 했는데... 한층도 빠짐없이 우산을 다 계단 한가운데에 내놓은 것은 신기했다.

동시에 쿠팡 백을 내놓은 집도 많았는데, 내가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할 때마다 '야 이거 아파트 통로 혼자 쓰나.. 너무 하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르곤 했다.


그러다가... 우리집도 쿠팡 배송을 이용하게 됐는데, 우리 집도 어쩔 수 없이 그 배송 백을 현관 앞에 내놓게 됐다. 거기다가 실제로 가져가겠다고 한 날짜보다 며칠씩 미뤄져 가져가는 것도 다반사였다. 

3층에 사는 사람들도 보통 우리 집앞 계단을 이용해 집으로 가는 것을 많이 봤는데, 어느새 2층 우리집도 그 쿠팡 백으로 통로를 조금 막아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었다.


😵‍💫
함부로 남 욕을 하면 안 되는 거였군. 
그게 내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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