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동네 고양이에게 맛있는 부위를 주려고 밖에 나갔다. 맛있는 부위인 만큼, 사실 인간이 먹기에도 바빠서 말그대로 '콩알' 크기를 들고 나갔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언제부턴가 고양이 보기가 어렵다. 소위 '캣맘'보다 유난히 고양이 밥 주는 캣'대디'가 많이 보이는, 고양이 친화적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 한 마리씩 줄어들더니 요즘은 마주치는 고양이가 별로 없다.
'아.. 이 부위는 그냥 버리기 아까운데, 날짜 지나면 말라 붙어서 쪼그라들고'
그래서 아파트 밖으로 나와서 아파트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봤다. 거기에도 몇 마리가 산다는 거 안다. 하지만 아파트 뒷산 입구까지 갔다가 와봐도 한 마리도 안 보임. 🥲
그런데...
저 멀리 내가 이미 지나쳐 온 작은 건물 앞에 고양이들이 보인다. 기뻐하며 다가감.
동네 주민들이 잘 해주는지, 인간에게 경계심이 없는 냥이들이 내 주위로 모여든다. 고기를 비닐에 싸서 옷주머니에 넣고 나갔는데도 냄새가 삐져 나오나보다. 뭔가 상당히 기대에 찬 얼굴들이다.
정말 너무 콩알인데...3마리나 왔다. ㅠ
이를 어째. 그나마 콩알을 또 반쪽으로 나눠서 던져줘도 서열이 있는지 밀리는 녀석이 있다. 에궁..
콩알은 금세 사라져 버렸고, 너무 맛있는지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아이들. 우리 동네에는 대체 길냥이 목욕시켜주는 누군가가 있는 건지?? 냥이들 털 결이 보들보들 참 좋아 보인다.
내 곁을 떠나지 않는 냥이들 얼굴을 자세히 보니 눈에 익은 냥이들이 있다.
이 녀석은 2023년 6월에 사진 찍어 둔 녀석인데, 1년 6개월 만에 봤는데 털 색깔이 많이 변했다. 2023년에 봤을 때는 동네에 별로 없는 특이한 색깔의 고양이였는데, 오늘 보니 흔한 고등어 태비가 되었다. 그때는 아마 아기 고양이였던 걸까. . 그래서 못 알아볼 뻔 했는데, 사진을 대조해서 얼굴 무늬를 보니 같은 고양이.
2022년 3월에 처음 봤던 이 녀석도 3년차를 넘겨 생존 중.
카리스마 있는 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서열이 낮거나 힘이 없는 듯 했다. 가장 작은 조각조차 먹지 못할 뻔 했는데 내가 다른 고양이를 쫓아 준 덕분에 겨우 받아먹었다. 인간에 경계심은 크지 않은 고양이들인 듯 한데, 내가 이 고양이 먹게 해주려고 손을 뻗으니 후닥닥 도망갔다가 돌아왔다.
옆에 있어봤자 더 줄 게 없으니 골목을 돌아나오는 길에
내가 그 콩알을 던져 놨던 길바닥을 킁킁 대고 있는 냥이들이 보였다.
털결도 좋고 몸집도 적당한 거 보니, 동네 사람들이 잘 보살펴 주는 냥이들 같았지만 너희들도 특식 먹고 싶구나? ㅠ ㅠ
너무 조금이라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순한 냥이들을 만나서 반가웠던 크리스마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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