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호텔 베이징 천안문 왕푸징 지점 麗枫酒店(北京天安门广场王府井大街店) Lavande Hotel Beijing





东城区 王府井大街 201号 利生大厦 4层


6년 전에 톈진에 갈 때부터 이 브랜드가 눈에 띄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해보게 됐다. 어느새 중국에서 여러 체인에 가보게 됐네. Home inn, Hanting, Magnotel, Lavande.

톈진에서 이 체인을 처음 봤을 때 꽤 고층 건물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대형 호텔 브랜드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여타 다른 중국 호텔들 처럼 시내 곳곳에 소규모 호텔도 운영하고 있었다. 호텔의 한자 이름에는 단풍나무 枫글자가 들어가 있지만 영어 이름은 Lavender도 아닌 Lavande이고 🟣 호텔 내부는 연보라로 포인트를 주고 있고, 호텔 고유의 샤워젤 같은 제품에서도 라벤더 향이 난다. 🙇‍♀️
(중국어로 라벤더는 薰衣草)


오래 전에 이미 베이징에 방문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베이징에서 공부 중이던 친구가 학교 근처의 작은 호텔을 예약해줬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베이징 호텔을 내가 직접 찾으려 하니, 거대한 도시 규모에 비해 적당한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물론 하룻밤에 80만원 이상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느 도시보다 우아하고 고전적인 호텔들을 많이 가볼 수 있는 도시이지만.😋

중국 여행할 때 가장 믿을 만했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조차 시내 3곳이 모두 지하철역에서 도보 12-15분 이상 거리였다. 물론 택시 이용을 많이 할 거였지만 그래도 어디든 쉽게 다니려면 지하철역이 가까운 게 중요한데 Hilton, IHG, Accor, Marriott을 다 뒤져도 저렴한 예산과 교통 편리성을 둘다 충족시킬 수 있는 호텔이 드물었다. 역시 한 나라의 수도는 수도로군. 호텔 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 상하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여태 다른 중국 도시 6곳 정도 다니면서 저예산+편리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숙소가 많아서 중국 여행을 더 좋아하게 된 것에 비해서, 베이징은 '쉽지 않은' 도시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해외 브랜드들이 중국 진출 초기부터 투자한 도시일테니, 유명 4-5성급 호텔은 가격대에 비해 낡은 곳이 너무 많았다. 방 사진 보면 '이게 언제적 디자인인가' 싶어 뒤로가기 누르게 만드는... 🧙‍♂️ 리모델링 안한지 15년 된 호텔에 25만원 쓰기는 아깝다, 이런 느낌?

톈진에서 베이징 남역으로 기차를 타고 도착하는 날이어서 지하철역과의 호텔 접근성이 중요했고 (기차역 규모가 워낙 커서 didi 택시 쉽게 만나기 힘들어 지하철을 타기로) 자금성 관람이 예약되어 있는 날이기도 해서 위치가 좋은 호텔 찾기가 더 힘들었음. 자금성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 해도 자금성 - 천안문 바로 앞까지는 갈 수가 없고, 차에서 내려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야만 검표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택시를 타도 걸음 수를 크게 줄일 수 없는 관광지라는 것. 그래서 그날 숙박하는 호텔 선정 범위를 '자금성에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좁히기로 했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이곳 라벤더호텔 천안문광장-왕푸징대가점 麗枫酒店(北京天安门广场王府井大街店) 
베이징의 두 명소가 모두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지점 이름에 어느 것도 포기할 수가 없어서 호텔 이름이 사정없이 길어졌다.🤗 2019년 오픈.

어차피 자금성까지 거리만 보고 고른 곳이라, 다 포기하고 예산을 줄이기로 하고 중국 숙소 특유의 '창문없는' 저렴한 방 선택. 한편으로는 엄마께 "중국 호텔의 현실"을 알려드리고 싶기도 했다 ㅎㅎ. 그래도 주말 숙박인데다가 위치가 위치인지라 조식 불포함해도 10만원대 이상이다. 중국 3성급 숙소에 보통 지불하던 비용의 3배 지출.

호텔은 지하철역 출구에서 정말 가깝다. 아래는 호텔 소개 영상을 캡처한 것인데, 8호선 金鱼胡同역 (진위후통) C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약간 컴컴한 건물 사이길을 걸으면 1분 안에 호텔 입구에 도착한다. 




내가 본 바로는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丽枫酒店 엘리베이터를 안내하는 한자 표지판 화살표 밖에 없으니 호텔 이름은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건물 4층에 호텔 리셉션 데스크가 있다.
호텔에서 나왔을 때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거기서부터 바로 왕푸징 쇼핑 거리, Apm같은 대형 쇼핑몰에 3분 내로 걸어갈 수 있다. 건물은 약간 낡았지만 위치는 최상, 호텔 주소 자체가 왕푸징 스트리트 201이다.




체크인 시간 2시보다 좀 일찍 도착했지만 몇 분 대기 끝에 정리가 된 방을 찾아서 내주었다. 






창문이 실내로 향하고 있는 어두운 방. 나는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담배 냄새 난다고 난리. 하지만 이 방도 청소가 일찍 끝난 방을 겨우 확보한 상태이니, 다른 청소된 방이 추가로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새로운 방이 있더라도 그 방은 상쾌한 방일지 보장도 없는 상태이고.





금연룸 표시가 명확하게 있는데도 담배 냄새가 스며 있는 것만 빼면 뭐 있을 것은 다 있는 중급 호텔. 공기 청정기와 발 마사지? 족욕? 기계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커튼도 버튼으로 개폐. 방 넓이는 21m² 정도.




무더운 지방인 상하이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에도 냉장고가 없는 걸 봤는데, 여기에는 냉장고도 있다. 엄청 시원해지진 않지만.
침대와 욕실 사이의 경계가 반투명 유리벽이어서 친하지 않은 사이에선 조금 민망할 수 있다. 웃기게도 샤워기를 틀면 방 전체에 음악이 울려퍼지는 기상천외한 장치까지 있었다. 😆 아니, 차라리 이건 용변 볼 때 더 필요한 장치 아닌가.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것 때문에 이 호텔 방음이 좋은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ㅋ 중국의 중저가 호텔들은 대부분 벽이 얇아서 옆방 사람들 목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우리 방은 복도에서 사람이 지나갈 때 잠깐 나는 소리 빼고는 매우 조용한 편이었다. 생각해 보니, 방음이 완벽하지 않다면 옆방 사람들이 샤워할 때마다 소리가 울려퍼질 텐데 그렇지 않은 걸 보니 방음 공사를 잘 했구나 싶었다. 🤭 물론 샤워 부스 내부에 다음 곡으로 건너 뛰거나 이전 곡 다시 듣기, 음악 끄기 버튼도 설치되어 있다. 방 사이 방음을 지적하는 후기도 많던데 우리 방은 조용했던 걸 보면 옆방에 아무도 없었나 싶기도 하다.

냄새에 예민하다고 생각했던 나도 비염 때문인지(?!) 코가 둔해져 어느 정도 버틸만 했는데, 엄마가 좀 힘들어 하셔서 "창문있는" 방을 위해 4만원 정도 더 써야했나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엄마도 왕푸징 쇼핑몰에 금방 다녀오시고 나서는 위치가 너무 좋다며 불만이 없으셨다.

방 교체를 그래도 한 번 요청해봤어야 했나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만약 냄새가 배어 있지 않은 방을 받을 수 있다면, 위치가 매우 좋고 시설에 큰 문제는 없기 때문에 자금성 근처에 머물고 싶은 "매우 무던한" 여행자에게 적합한 호텔이다.
호텔에서 자금성 입구까지 도보 25분(자금성 근처는 차량 통제로 무조건 15분 이상은 걸어야 함), 자금성 북쪽 출구에서 도보 30분 정도 걸림. 출구 쪽(&경산공원)에서는 호텔 가까이 오는 버스 노선도 있다. 왕푸징 쇼핑 거리는 그냥 호텔 바로 옆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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