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무비자, 그리고 저렴한 항공권 덕에
올해 톈진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오래 전 8개월, 어떻게 보면 잠깐 살았던 곳이지만 언제나 마음 속에 아스라한데...
블로그에도 여러 번 썼지만 그렇게 그리운 이유는 나의 20대가 거기에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중국에 돌아가면 다시 그때가 되는 기분.
톈진 그 자체가 그립다기보다는 그 당시에 거기에 있던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다.
3월에는 엄마를 모시고 간 거라 즐겁게 돌아다녔지만
7월에는 혼자 갔기 때문에 감상적이 되어 2번 살짝 울었다.
한 번은,
맨 위 사진을 확대하면 보이는 - 저렇게 생긴 표지판이 택시 차창 밖으로 지나갔을 때 눈물이 났다.
내가 살던 시절에 비해 중국은 너무너무너무너무 변해서 사실 추억 찾으러 가는게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있지만,
도로 이름을 안내하는 저 표지판만은 그대로여서 저 모양을 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다 변해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에 대한 반가움일까. 그때가 저 표지판을 오랜만에 처음 본 것도 아니었고, 2019년 이후 톈진 여행도 이미 3번째였지만 그날 택시에 혼자 타고 가던 그 순간만큼은 그냥 눈물이 났다.
톈진의 유명 관광지는 시내 중심부 북쪽에 몰려 있는 편이라 요즘엔 여행을 가도 대부분의 시간을 그쪽에서 보내게 된다.
저번 7월에는 유효 기한 임박한 호텔 포인트 사용을 위해 숙소를 시내 외곽에 잡았기 때문에 그 호텔로 가는 길에 오래 전 내가 살던 시내 남쪽 동네를 지나게 되었다.
시내 중심부는 번쩍번쩍 화려화려 여느 중국 도시 못지않게 변했지만, 시내 남부로 오니 어느 정도는 내가 살던 그 당시 저층 건물들이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억이 날듯 말듯, 오래 전에는 뻔질나게 다녔을 그 거리를 오랜만에 버스 타고 지나면서... 또 눈물이 흘렀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허무하게 지났구나.
그래도 너는 거기에.
그래도 나는 여기에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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