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삶





밤에 아파트 주차장 한켠에 있는 분리수거장으로 쓰레기 버리러 갔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옹'





2020년부터 알고 지낸(?) 익숙한 고양이지만, 이 늦은 시간에 이 구역에서는 처음 본다. 다행히 그때 가지고 있던 가방 안에 고양이 간식이 있어서 하나를 쭈욱 짜서 먹여줬다. 굉장히 입짧은 고양이인데 웬일로 하나를 다 받아 먹었다.

그런데 그런 나를 구석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솔직히 고양이 간식 주러 돌아다녀본 사람들은, 동네 주민의 불만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거다.






"지금 고양이 밥 주신 거예요?"

살짝 긴장하며 난 그저 고양이와 우연히 마주쳤다고 답을 했는데, 의외로 그분은 집에서 강아지/고양이 다 키우며 길냥이에 대해 걱정이 많은 분이셨다. 그러면서 내가 간식 줬던 저 고양이가 요즘에 배고파서 여기저기 떠돈다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은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인데, 그곳이 공사장이 되면서 많은 길냥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그래도 공사장 한켠에 고양이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데, 요즘 우리 아파트 그 고양이🐈 가 그 자리에 가서 3-4시간 하염없이 먹을 것을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된다는 모습을 나에게 알려주려 말을 거신 거였다. 본인이 아침에 출근할 때 따라오기도 한다고.

나도 작년에 그 공사장 근처를 지나다가 "삼색이 하하 간식 챙겨 주세요"라는 글씨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부탁을 남겨놓고 간 이유를 그 아주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렇게 공사장 근처에서 삼색이랑 하하(나는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고양이)를 챙기는 분은 김포에서 오신다는 거였다. 👀 그래서 본인이 자주 못 오니까 저런 글을 남겨놓은 거였군. 




길 위의 인생, 길 위의 묘생
누군가는 안타까워 하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한다. 양쪽 입장 모두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 아파트 옆골목에도 길고양이 4마리 정도가 동네 주민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곳이 있는데, 결국 며칠 전에 구청에서 공지를 붙인 걸 봤다. 이 구역에 고양이 밥 주는 것 때문에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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