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매디슨 우한 한커우 온 더 번드 武汉江汉路江滩 好百年美仑国际酒店 Grand Madison Wuhan Hankou on the bund






이 호텔은 그동안 내가 한팅호텔이나 중국ibis 등에서 머무르며 그 "H" 로고를 마주했었던 화주그룹에 속해있다. (최근에는 Huazhu라고 쓰던 영어 이름을 H world group으로 바꾸면서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어로는 Madison이라고 표기하는 4성급 메이룬호텔美仑酒店 중에서도 약간 더 급이 높은 것이 美仑国际 Grand Madison 호텔이다(🌕🌕🌕🌕🌗4.5성?) 다른 도시에서는 비즈니스 회의장/대규모 연회장도 구비하는 등 보통 고층 건물에 입주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한의 이 호텔은 규모보다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건물을 기반으로 "Grand" Madison이라는 상위 브랜드를 채택한 듯 하다.

완공한 지 백년 가까이 된 유서 깊은 건물(汉口日清洋行大楼)을 리모델링해서 2021년 6월에 개관했다. Grand Madison이 되기 전에는 2007년부터 호백년호텔好百年酒店이었기에 중국인들 사이에는 그 이름의 인지도가 높은 건지, 여전히 호텔의 중국어 이름에는 이 흔적 - 好百年이 남아있다.

사람들이 상하이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 - 유럽 조계지 건물들이 늘어선 와이탄이 있다면, 우한에선 바로 이 호텔 근처에서부터 북동쪽 방향으로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동네가 이어진다. 
우한 강변의 분위기를 결정 짓는 장한관(江汉关, 옛 세관) 건물과 바로 마주 보고 있어서 호텔 입지가 좋다. 옛 한커우 지역 - 영국 🇬🇧 조계지였다고 한다.


Grand Madison Wuhan 소개 영상에서 캡처


우한에 기차를 타고 도착했지만 첫날은 신도시인 광구 지역에 머물렀다 보니, 마치 서울에 여행 왔는데 판교의 아파트숲과 it기업 건물만 보고 있는 외국인 처지와도 같았다. 택시를 타고 그랜드 매디슨 우한 호텔 앞에 도착한 순간, 주위에 관광객이 너무 많고 시끌벅적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판교에서 명동으로 곧바로 이동한 셈.

오래 된 건물이라 유적 보호 차원에서 대대적 리모델링은 불가능한 건지, 호텔 입구에 계단 압박이 있다. 입구에서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나와서 짐을 옮겨 준다. 호텔 오픈 초기 후기를 보면 짐 옮기기 힘들다는 불만이 많았던 것을 보면 그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으로 보인다.



trip.com에서 빌려온 사진. 호텔 로비에 이르기까지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딱 봐도 오래 된 건물이긴 하고 건물 입구에는 1913년에 세워진 건물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지만, 여러 자료를 기반으로 했을 때 "1913년에 회사 건물이 처음 세워졌고 1928년에 지금과 같은 5층 대형 건물로 완공 및 개축되었다"를 정설로 본다고 한다. 아주 정확한 정보 근거는 남아있지 않지만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 아직 100년은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도 위치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우한의 과거와 현재"를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은 머물러볼 만한 호텔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이어진다. 하지만 중국어 이름이 메이룬"국제" 호텔이고 외국인 후기도 꽤 많은 호텔이었는데도, 역시 직원들은 외국인을 맞이 할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알아들으면 더 웃긴데 직원들끼리 "한국인이야?" "어 한국인" "중국어 조금 이해하는 거야?" 이래 가면서 여러 명이 우왕좌왕 힘을 합쳐 체크인을 해준다. 아까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느낀 정신없음이 체크인 끝까지 이어진다.

이왕 강변의 호텔에 온 김에 기본 룸보다 두 등급 위의 방을 예약해두었는데도 "니가 예약한 방은 원래 강 전망이 아니야" "럭키 드로 행사 추첨해 봐"  등등 뜸을 들이더니 결국 "일부 강 전망" 룸을 내놓았다. 아니 결국 줄 거면 진작부터 줬으면 되잖아. 후기 보면 나와 비슷한 시기에 온 사람들 거의 강 전망 업그레이드 받았던데, 나한테는 쉽게 주지 않은 것을 보면 내가 중국식으로 별 5개짜리 만점 후기를 안 써줄 것 같아 보였나봐. 🤭




그래도 방에 들어오니 얼굴에 철판 깔고 강 전망을 요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 찍고 있는 그 건물이 바로 내 눈앞에... 관광에 지친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쉬고 있지만 나는 숙소가 바로 여기. 



코너에 위치해서 직사각형보다 거의 마름모꼴에 가까운 방인데 나는 그런 방 모양새는 상관없다. 여기도 건식 세면대와 개방형 옷장을 유지하고 있고, 무난한 4성 호텔의 설비를 보여준다. 




커피 포트를 열었더니 식초 냄새가 풍겨 와서 호텔 측에서 소독에 신경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냉장고 안 음료는 무료. 호텔 1층에 있는 카페에서도 숙박객에게 무료 음료 1잔을 제공한다. 예약할 때 무료 애프터눈 티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이용하는지 체크인 때 나에게 설명해준 사람은 없었다. 나중에 번역앱을 가지고 내려가서 물어봤더니, 내가 예약한 요금에 애프터눈티가 포함된 것은 맞지만 오늘은 이미 마감이라고 한다. 내일도 이용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포기함. 내가 늦게 체크인한 것도 아닌데 이런 사항에 대해 안내해주지 않은 것은 나중에 호텔 후기 작성할 때 점수를 깎는 요인이 되었다. 나의 방 예약 조건에 레이트 체크아웃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서도 '다음날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여태 레이트 체크아웃은 체크인 할 때 이미 확정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호텔은 좀 다르네.





호텔 곳곳이 예쁘게 장식된 호텔이었고, 관광지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만큼 방음에도 꽤 신경 쓴 호텔이었다. 내가 머문 강변의 방은 전망이 좋지만 외부 소음이 완벽히 차단은 안 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기는 했는데, 나는 어차피 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tv를 틀어두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금요일 밤이라 거의 내 방 바로 옆에서 음악 연주 행사가 있었는데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는 순간 음악 소리가 굉장히 커져서 그때 알게 됐다. 알고 나서는 안 들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문을 닫았을 때와 안 닫았을 때 소리 차이가 컸던 것을 보면, 그래도 방음에 꽤 신경 쓴 호텔이었다. 

우한의 야경을 보러 외출하는 길에 금요 음악 축제(?)가 열리고 있는 호텔 건물 한켠으로 가봤다. 노래는 계속 되는데 가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바이올린 연주자는 보였다. 



노래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 환호가 끊이지 않았고, 행복한 얼굴로 따라 부르는 관중들의 얼굴과 마주쳤다. 이것이 어쩔 수 없는 감성 차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만약 중국 친구가 있었다면, 그들은 눈을 반짝이며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인데 나는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 ... 그런 상황일 것 같았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다가도 거기서 어쩔 수 없는 벽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됐다.

야경을 보고 돌아오니 호텔의 위치가 더 좋게 느껴졌다.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장한루 보행가에 접해있었고, 바로 근처에 편의점과 대형 서점이 있었다. 서점 외관이 꽤 흥미로워 보였는데 늦은 밤에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여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상하이의 우캉맨션보다 더 먼저 세워진, "바공팡즈巴公房子"라는 유명한 서양식 주택이 있는데, 언제나 관광객들로 바글거리는 곳이다. 호텔에서 도보 20여분 정도로 걸어갈 만 해서, 인적이 드물어진 9시 반 이후에 다녀오니 덜 붐비는 분위기에서 건물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호텔 꼭대기층에도 강변 풍경을 보면서 한 잔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지만, 내가 간 날은 행사 진행 중이어서 강변 풍경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체크인할 때 직원이 조식을 꽤 권하는 분위기였는데 조식 평이 꽤 갈리는 것 같아서 권유에 넘어가지는 않았다. 대신에 편한 마음으로 늦잠을 즐김, 어제 바공팡즈에 밤늦게 다녀오면서 인적이 드문 것을 보고, 다음날 아침 산책하며 한적할 때 다시 가보는 것도 목표였는데 다음날 오전에는 뭐했는지 기억도 안 나네. 그냥 쉬기만 했나봐.




호텔을 떠날 때 작은 선물을 준다고 하는데 시기마다 품목은 다른 듯 했다. 내가 받은 것은 물 한 병과 우한 특산 과자였다. 한국까지 가져와서 엄마가 맛있게 드심.

체크아웃 후에도 계단의 압박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가방을 옮겨준다. 여직원이 따라나오는 바람에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내 짐이 10kg 안팎인데도 짐을 옮긴 날은 팔이 후들거려서 글씨조차 쓰기 힘든 날도 있었기에, 남이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내가 숙박한 날 호텔 상층부에서 기념 행사가 있었던 듯 한데 거기에 정신 팔려 있는 직원들이 많았고, 호텔이 내건 美仑"国际"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international 하지도 않고 어수선한 점도 많고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1900년대 우한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호텔로 한번쯤 머물러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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