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2.

세월



인터넷으로 친구, 후배들의 논문을 찾아보다가
7년전 한 후배가 논문 앞장 감사의 글에 내 이름을 언급해놓은 걸 우연히 봤다.

그냥 그녀의 감사 표현이었지만, 그걸 보았을 때 찰나의 느낌은 -영화속에서 본 장면처럼- 날 좋아했던 줄 몰랐던 첫사랑의 상대가 날 좋아했음을 발견하는 순간처럼 잠깐 뭉클했다. 내가 그 논문 책을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pdf파일을 통해 우연히 발견했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더해진 듯 하다. 


내가 한 살 많음을 인정해서 인지, 친구들 이름의 나열과 다르게 독립해서 내 이름을 써놓았다.
한때는 집도 가까운 편이었고, 그 애가 바쁜 와중에도 자주 만났고, 각자 외국에 살았을 때에도 가끔 전화로 대화했고, 한강변에 앉아 맥주를 같이 들이키던 그녀는 사실 이제 얼굴을 못 본지 5년이 넘었다. 이제 그 흔한 카카오톡을 보내기조차 어색해졌다.

신기하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계기가 없어도
서로를 아꼈더라도
그냥 멀어지는 사이가 있다는 것이.

사실은 예전에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다는 반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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