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안에 오만가지 생각이 오고 갔을 나달-조코비치


2013 몬트리올 로저스컵 준결승전
3세트 2:2로 팽팽한 가운데, 나달의 서브게임 중
나달이 네트 근처로 달려오며 넘긴 샷에 조코비치가 대응을 하지 못 하고 턱 근처를 맞음.


마음을 추스리는 조코비치. 당장은 "아놔, 이 ㅅㄲ를..." 이 정도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아무 배경없이 그냥 보면 슬랩스틱 코미디 한 장면 같기 때문에, hot shot 동영상을 다시 보면
이때 웃고 있는 관중들도 좀 보이는데...마냥 웃기에는 좀 미안하기도 한 상황.


조코비치가 돌아보길 기다려 나달이 사과하지만 조코비치는 외면.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이해하더라도, 쉽게 짜증이 가라앉지는 않는 모양.



'어쩌라구?' 또는 '어쩌지?' 포즈(뉘앙스에 따라 묘하게 느낌이 다르지만)와 함께 제자리로 돌아오는 나달.
관중의 야유가 쏟아짐.
놀레 팬들은 선수 맞췄다고 야유를 보내고 있을 테고..
라파 팬들은 사과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야유를 보내고 있을 테고..


최근 조코비치 아버지가 나달에 대해 "나달이 우위에 있었을 땐 조코와 절친이었지만, 조코가 우위가 되니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나달의 스포츠맨십이 부족하다."하고 비판한 일이 있어서, 둘 사이에 약간의 긴장이 있을 거라고 누구나 예상하는 경기에서 미묘한 상황 발생.

예전 호주 오픈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알마그로와의 경기 종료 후 악수를 거부한 베르디흐와는 달리,
나달과 조코비치는 경기 종료 후 악수를 나누고 뭔가 오랫 동안 말을 나누며 서로의 관계를 푼 듯.
"우아한 척들 그만 하고 싸워라! 싸워라!" 하는 팬도 있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 붙게 될 이 두 명이기에, 서로 앙숙이 되는 건 좋지 않을 듯.

이번 경기는 나달 -조코비치 간 36번째 경기로, open era이후 동일한 두 선수가 가장 많이 대결한 기록(존 매켄로와 이반 렌들의 36회)과 동률을 이루었다.
결승가는 길목에서, 결승에서, 이 둘 간의 경기는 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므로, 이 둘의 매치는 단독기록으로 조만간 올라설 듯.

이렇게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서로에게 좌절감을 안기기도 하고, 같이 복식조로 나서면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던 이들이기에...아까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지나갔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정확히 3년 전, 나달과 조코비치가 나란히 세계 랭킹 1,2위가 된 뒤 사이좋게 로저스컵 복식조로 나섰을 때의 사진.
이렇게 급결성된 단식 세계 랭킹 1,2위 복식조는....
와일드 카드 받고 나온 홈팀 캐나다 복식 팀에 1라운드 패배.
3년 뒤, 이들은 모두 2013 로저스컵 단식 4강 진출자가 됩니다^^
정말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 왼쪽부터 Pospisil, Raonic, Djokovic, Nadal.
2013 단식 결승은 Raonic와 Na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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