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to Juliet

레터스 투 줄리엣 - 잘못 우려먹은 Italia






레터스 투 줄리엣.
근래 본 영화 중 최악.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아깝다.
곧 둘째 아이의 아빠가 된다더니...집에 쌀 떨어진 거야? 분유값 벌기가 그렇게 힘든 거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본 이후 두번째로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게 만든 영화였으나, 역시 이번에도 실행에 옮기진 못 했다.

내 감성이 아무리 메말랐다고 해도 나에게도 아름답고, 부럽고, 소중한 로맨스 영화들이 있다.
그래도 이 영화는 아니다.
관객의 상상력을 1%도 벗어나지 못하는 판에 박힌 대본에,
다른 영화에서 이미 봤던 사람들이 몽땅 재림한 듯한, 그렇게 행동해야만 한다고 정해져 있는 생동감 없는 캐릭터에다가
이탈리아 시골 사람들의 영어 실력에 대한 거의 '과대망상급' 설정. (영화 배경이 네덜란드나 스웨덴만 되었어도 이런 설정을 이해했겠다...)
그야말로 '강호동이 1박 2일 찍다가 만난 마을 어르신들과 잉글리시로 토킹 어바웃하는 소리 하고 앉았네'...다.
이러니, 미국 사람이 영화를 보고 전세계 사람들이 다 영어 할 줄 아는 것으로 알고 외국어를 안 배우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미국 사람들은 이탈리아 같은 나라나 파리 같은 도시에 어떤 환상 같은 게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 또한 그런 환상에 이끌려 이 영화를 선택했는데
그런 동경과 환상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중에서도 최악이다.

영화 속 풍경 점수까지 깎아버린 형편없는 구성.
메가박스 행사로 인해, 무료 관람권이 있어서 본 영화인데도 이 영화 본 게 아까웠다.
'으이구, 이거 안 보고 다른 영화를 봤어야 하는데' 하면서.
공짜로 본 것도 아까웠던 영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대본으로 '컨셉'과 베로나라는 배경에만 기대려는 이런 영화는 그만 만들어야해!
아니다.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 영화를 고른 내 잘못이지.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뒷부분까지 보다 보면) 영화관을 나오지 못 한 내 잘못이지.

25 out of 100
Washington Post
Michael O'Sullivan
"Save yourself 10 bucks, and an hour and 45 minutes of your precious time."

25/100.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아저씨가 있어서 안심이군. 

"관람료와 당신의 소중한 1시간 45분을 아끼세요."
나만 정서가 심각하게 메말랐나 고민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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