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Dubai

안개 속(?) 두바이


토요일 새벽 6시 두바이에 착륙
인적 드문 황량한 거리를 두바이 메트로 타고 이동.
한창 두바이 모라토리엄...위기...이럴 때라, 역시 먼지만 날리는군...이랬으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너무나 이른 시간이었다.--;;




메트로 덕에 실외로 나가지 않아도 유명한 건물을 모두 감상할 수 있지만
고장난 카메라는 기록을 남기기를 거부함.




실제로 보면 위용이 상당한 Burj dubai.
하지만 어쩐지 쓸쓸해 보였음
왜 카메라가 이렇게 된 걸까....

없는 매장이 없는, 거대한 Mall of Emirates에 도착하였으나
7시 조금 넘은 썰렁한 시간에, 앉아서 쉴 곳도 없고...
그때 나를 구원한 것은 역시 스타벅스.
유일하게 7시부터 오픈한 덕에 스타벅스에서 허기와 피곤을 달래다.
실질적으로 2년 만에 가보는 거였구나...스타벅스.
가끔 해외여행을 할 때, 맥도날드나 스타벅스가 이유없이 반가운 게...좀 웃기기도 하다.
정말 묘한 의미에서의 "고향의 맛"이라고나 할까.

두바이의 "mall"에서 느끼는 것은 전세계의 미국화와 중국화다.
유난히 미국 브랜드가 많은 두바이의 몰, 중심부에서 동서남북 wing으로 대형몰이 퍼지는 방식도 미국을 닮았다.
미국 문화는 "Far" east에까지 손을 뻗쳤다.
하지만 그 곳 계산대 직원은 대부분 중국계 사람들이다. 그래서 서비스업종의 친절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중국 비하가 아니라, 중국에 살거나 중국 비행기를 타본 다면 이 나라 사람들은 "친절"에는 참으로 능숙치 못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전세계가 외형적인 면은 미국처럼 변하고, 인력의 면은 중국이 채워가고 있는 것 같다.

출국 시간 18시간 정도를 남기고
호텔을 잡을까 말까 고민할 정도로
아주 피곤하였으나
결국 영화관(!)에서 새우잠을 자는 것으로 어느 정도 원기를 회복함.
영화 가격은 조조(?)에도 불구하고 만 원 정도.

두바이는 물가가 매우 비싸서
조금만 어디엔가 앉았다 일어나려면 만 원이 필요한 것 같았다.



두바이에서도 쓸 수 있는 스리랑카 모비텔.
가격은 비싸지만 그래도 한국과 통화 가능.

개통 초기에 메트로 수요를 잘못 예측했는지, 저녁 무렵이 되자 역 밖으로까지 길게 줄이 늘어서서 메트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뉴욕제과 앞에서부터 줄을 선 상황이랄까...)
만약 공항에 갈 때 메트로를 이용하려고 딱 탑승 시간만 계산을 해서 시내에 머물렀을 경우라면, 예측 못 한 이 변수에 거의 비행기를 놓칠 지경이었다.
아직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항상 변수까지 계산하고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할 것 같다.

계속 되는 쇼핑몰 전전과 약간의 시내 구경.
그리고 공항에서 5시간.

Emirates만 뜨고 내리는 두바이 공항 terminal 3는 시설을 좋았으나
새벽에 집중된 이륙 시간대로 인해
많은 승객들에게 악몽의 공항으로 기억될 수도 있을 듯.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마다 긴~ 1인용 침대형 의자가 많이 구비되어 있었는데
저녁시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 거의 누운 자세로 자기에는 X팔려서 주저하고 있었더니
늦은 밤이 되자 모두들 그 의자를 점령하고 퍼질러 자고 있었다. 나도 졸음이 몰려오면서 누워있는 그들이 너무 부러웠다. 진작 자리 하나 맡을 걸...ㅠ.ㅠ

무거운 laptop을 짊어지고 비몽사몽 여행한 두바이.
진짜루 꿈인지 생시인지
안개 속이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졸기도,
비행기타고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부터 꾸벅꾸벅 졸다가 잠든 것도 처음이었다.
(나는 영화관에서 예고편보는 것이나,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을 아주 즐김에도 불구하고...)

환승시간 21시간은 너무 살인적이었지만
그래도 내 희망대로
유령도시같은 두바이의 아침과
활기찬 낮 시간 쇼핑몰
낮 같은 밤의 공항을 모두 볼 수 있어서
만족하련다...

그 외의 tip
1.
두바이 공항 termianl 3에서 밖으로 나가기 전에 HSBC ATM이 있다.
HSBC와 거래하는 분들은 거기서 돈 찾아서 나가면 편할 듯.
그 외에는 공항 입국장 나가기 전에 면세점 옆에 환전소가 붙어있다.
한마디도 필요없고, 달러 같은 거 내밀면 무표정한 중국계 아가씨가 돈 금방 세어서 준다.
환율은 아무래도 시내가 낫지만, 디르함이 한 푼도 없다면 시내 이동도 못 하니까...

2. 쇼핑몰, 메트로, 공항....정말 냉방 무지 세다.
단순히 사막 지방, 작렬하는 태양...이런 거 생각하고 옷 준비했다가는 얼어죽을(!) 것이다.
나는 나름 모직 느낌나는 카디건을 입었는데도 쇼핑 戰意를 상실할 정도로 추웠다.
댈러스, 싱가포르, 방콕 이런 실내외 온도차 큰 쇼핑몰 다녀봤어도 그렇게 춥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2년 동안 여름만 계속되고 에어컨이 빵빵하지 않은 스리랑카에 있었기 때문에, 냉방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에미레이츠 항공은 단거리 구간 (4시간 정도의 콜롬보-두바이)에서는 모든 승객에게 담요를 제공하진 않는다. 처음에 담요 확보에 실패한 나는 기내에서 덜덜 떨다가 나중에 승무원 쫓아다니며 담요를 받아내야 했다.
(승무원 호출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기내 식사 시간과 겹치니까 아무도 안 오더라...ㅠ)
에미레이츠 단거리 구간 탑승 시 담요 확보부터 하시라~!
(왜 중동의 이름난 부자 항공사들 (카타르, 에미레이츠)은 착륙 준비하면서 담요를 걷어가는지 모르겠다..마지막에 또 덜덜덜 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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