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명동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다.
명동에 간 게 아니고 그냥 교통 수단을 환승하기 위해 지나가게 됐다.
롯데백화점 쪽에서 지하도를 건너 명동 입구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내 앞에 어느 작은 체구의 여자분이 한 손에는 큰 여행 가방, 한 손에는 커다란 면세점 봉투를 들고
계단 중간에서 잠깐 멈춘 채 위를 올려다 보면서 힘들어하시는 걸 봤다.
내 앞에 어느 작은 체구의 여자분이 한 손에는 큰 여행 가방, 한 손에는 커다란 면세점 봉투를 들고
계단 중간에서 잠깐 멈춘 채 위를 올려다 보면서 힘들어하시는 걸 봤다.
나도 저랬지.
방콕에서, 도쿄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런데 누구 한 명 도와준 적 없었지.
방콕에서, 도쿄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런데 누구 한 명 도와준 적 없었지.
그때 누군가 도와줬으면 했던 생각이 나서
난 그 여자분 옆에 가서 손짓으로 짐을 가리키며 번쩍 들려고 했다.
난 그 여자분 옆에 가서 손짓으로 짐을 가리키며 번쩍 들려고 했다.
"no no heavy heavy"
중국계나 동남아계 사람으로 보였던 그 분은 처음 사양했지만
내가 먼저 짐을 번쩍 들고 몇 개 안 남은 계단을 오르는 통에 그 분도 덩달아 같이 들고 나와 같이 계단 끝까지 올라왔다.
"thank you, thank you very much"
난 그냥 씨익 웃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뒤로는 걱정만 된다.
'그 여자분 길을 잘못 들어 계단을 다시 내려가려고 멈춘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억지로 계단을 다 오르는 바람에 그 분은 다시 낑낑 대고 잘못 접어든 길을 되돌아 가야 했던 것은 아닐까? 거절도 못 하고 막 황당했던 건 아닐까?'
'그 여자분 길을 잘못 들어 계단을 다시 내려가려고 멈춘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억지로 계단을 다 오르는 바람에 그 분은 다시 낑낑 대고 잘못 접어든 길을 되돌아 가야 했던 것은 아닐까? 거절도 못 하고 막 황당했던 건 아닐까?'
계속 이런 걱정이 끊이지 않는 것 보니,
참 걱정이 많은 성격이다. 난.
- 등록일시2015.09.1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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