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떼레이 시내 박물관 3곳을 돌아보고 미술관을 향해 걸어가던 2월의 어느 날.
멕시코에서도 이름난 부자 동네에 속하는 곳이지만, 그래도 거리 노점상 물가는 저렴한 편.
여행을 떠나면 꼭 그곳의 시장을 둘러보라고 권하는 사람도 많고, 실제로 시장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도 많이 봤다.
외국의 시장을 좋아하던 한국인 친구, 한국의 시장을 흥미로워 하던 외국 친구 등등
하지만 나는 시장이나 노점상보다는 잘 정리된 수퍼마켓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난 싱가포르 수퍼마켓에서 감자 깎는 칼을 사오고, 홍콩에선 빨래 담아놓는 접이식 통을 사오곤 하는 사람. (슬프게도 이걸 집에 가지고 오면 아무도 반겨주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시장이나 노점상보다는 잘 정리된 수퍼마켓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난 싱가포르 수퍼마켓에서 감자 깎는 칼을 사오고, 홍콩에선 빨래 담아놓는 접이식 통을 사오곤 하는 사람. (슬프게도 이걸 집에 가지고 오면 아무도 반겨주진 않는다)
기억을 돌이켜보니, 외국에 갔을 때 나혼자 노점에서 뭔가를 산 일이 전혀 없던 것 같다.
하지만 몬떼레이에서는 뭔가 마음이 끌려서, 길가에서 10페소를 주고 팝콘을 샀다.
팝콘을 까먹으며 걸어가다가 목걸이, 귀고리, 팔찌 등등 장신구를 늘어놓고 앉아있는 꼬마 삼남매를 보게 되었다. 이런 광경에 절대 맘이 흔들린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쫘악 펼쳐진 좌판 앞에 쭈그려 앉았다.
하지만 몬떼레이에서는 뭔가 마음이 끌려서, 길가에서 10페소를 주고 팝콘을 샀다.
팝콘을 까먹으며 걸어가다가 목걸이, 귀고리, 팔찌 등등 장신구를 늘어놓고 앉아있는 꼬마 삼남매를 보게 되었다. 이런 광경에 절대 맘이 흔들린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쫘악 펼쳐진 좌판 앞에 쭈그려 앉았다.
이런.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결심을 비웃듯이, 맘에 드는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지구 반대편 뭔가 이국적인 향기가 나는 장신구가 아니라, 뭐든지 크고 그냥 이질적이었다.
이런 걸 착용하고 나갈 수 있는 데는 별로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인적도 드문 광장에 어린 삼남매가 안타까워 계속 이것저것 뒤적여봤다.
목걸이를 사려던 맘을 포기하고 팔찌를 하나 사주기로 했다.
하지만 팔찌도 이상해....
아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해괴한 조합을 고르자! 라는 생각에 집어든 것이 이 팔찌.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결심을 비웃듯이, 맘에 드는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지구 반대편 뭔가 이국적인 향기가 나는 장신구가 아니라, 뭐든지 크고 그냥 이질적이었다.
이런 걸 착용하고 나갈 수 있는 데는 별로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인적도 드문 광장에 어린 삼남매가 안타까워 계속 이것저것 뒤적여봤다.
목걸이를 사려던 맘을 포기하고 팔찌를 하나 사주기로 했다.
하지만 팔찌도 이상해....
아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해괴한 조합을 고르자! 라는 생각에 집어든 것이 이 팔찌.
빨강 파랑 녹색 ...그닥 어울리지 않는 색깔들이 난립해있지만, 부엉이가 독특해서 골랐다.
최소한의 생활 스페인어라도 되새김질하고 오는 것도 깜빡했다. 겨우 생각난 한 단어.
"Cuánto.......???"
".....Treinta(30)"
표정은 정말로 지역과 나이대를 모두 초월해 공통적이다.
어린 소녀의 얼굴에 휙 스쳐지나가는, '이 외국인에게 한 번 높게 불러볼까....'라는, 그러면서도 안 살까봐 소심해지는 표정을 보았다.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느낌을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표정은 정말로 지역과 나이대를 모두 초월해 공통적이다.
어린 소녀의 얼굴에 휙 스쳐지나가는, '이 외국인에게 한 번 높게 불러볼까....'라는, 그러면서도 안 살까봐 소심해지는 표정을 보았다.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느낌을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소녀 입장에선 상당히 망설이며 내놓은 답변이었지만, 고민할 필요없이 30페소(약 2,200원)를 내주고 팔찌를 끼고 일어섰다. 비싼 것도 아닌데, 왜 이 소녀의 표정엔 걱정이 섞였을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런 곳에서 장신구는 보통 1달라! 1달라!를 외치며 팔아치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2달러 정도를 불렀으니 사실 외국인 상대 바가지였을 수도.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잘 샀다.
남은 여행기간 내내 하고 다녔던 이 팔찌는 사실 내 손목에 비해 너무 컸다.
잘못 하다가는 화장실에 빠트릴 것 같기도 했고, 어디선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과감히 해체를 시도했다. 보석(?) 몇 개만 빼면 길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줄이 투명해서 잘 안 보이지만, 연결이 안 된 상태.
정말 이때 후회 엄청 했다.
신축성이 좋은 이 투명 끈을 묶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너무 얇은 데다가 미끄러워 손에 잘 잡히지 않아 대체 묶을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묶나보다 해도 마지막에 실패하는데, 그냥 실패가 아니라 미끄러운 줄을 놓치면서 구슬들이 우르르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시는 팔찌를 해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로 십수 번? 이십 번?을 시도한 것 같다.
그냥 둘 걸 ㅜㅜ
줄을 놓치다 못해 구슬들이 우르르 터져나가 몇 번씩 다시 꿰어야 했을 때는 정말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
마침내 찾은 해결책은 손가락에 까끌까끌한 재질의 네일폴리쉬를 바르고 하는 것.
그렇게 하고 나니 단번에 성공했다.
진작에 머리 좀 써볼 것을....
한 번 성공하고는 자신감이 붙어, 심지어 잘 해놓은 것을 한 번 더 풀어 길이를 재조정하기도 했다.
휴우, 멀리서 사온 팔찌 하나 잃는 줄 알았네.
그렇게 하고 나니 단번에 성공했다.
진작에 머리 좀 써볼 것을....
한 번 성공하고는 자신감이 붙어, 심지어 잘 해놓은 것을 한 번 더 풀어 길이를 재조정하기도 했다.
휴우, 멀리서 사온 팔찌 하나 잃는 줄 알았네.
이젠 잘 맞아 ^^
- 등록일시2015.05.0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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