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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 아에로멕시코




2015.03.06 02:27 

비행기 사진을 찍을 일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한국에 직항편이 없는 항공사(2015년 시점)의 항공기는 처음 타는 것 같아서 왠지 신기한(?) 기분.




아에로멕시코의 특징은 본인이 앉게 되는 좌석의 알파벳대로 (A, B, C...)탑승을 시킨다는 것. 미국 항공사들이 비행기 앞쪽이냐 뒤쪽이냐(즉 숫자)에 따라서 그룹을 나눠 탑승시키는 것과는 다른 방식.
3-3열 비행기는 복도가 하나 밖에 없으니, 타보면 다들 좁은 데서 짐 정리 하고 짐칸에 넣느라 아수라장인데, 이럴 땐 그룹이고 뭐고 다들 뒤엉켜 난리다. 아에로멕시코는 창가자리 승객이 가장 먼저 탑승하고, 그 다음이 중간, 마지막으로 복도석 승객이 탑승하도록 줄을 세운다. 사람들이 제대로 이 순서대로 탑승해 앉는다면야, 이 방법이 더 합리적이기도.


난 늘 창가자리를 지정하지만 늘 늦게 타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창가쪽에 앉는 나 때문에 이미 앉아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창가자리 지정했으면 일찍 타긴 해야겠지...내가 민폐.


몬테레이에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에게 '덕분에 생전 처음 아에로메히꼬 타고 갑니다~ 이따 봐요!!'라고 메시지 보내놓고는,

'스페인어의 'X' 발음이 여러가지인데, 메히꼬 맞겠지? 내 기억에 의하면 맞을 거야...'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비행기에 타고 나서 들은 안내 방송의 발음은 '아에로메히꼬'가 맞다는 것을 단번에 확인해 주었다.



먼저 타게 된 샌프란시스코 ->멕시코시티 구간은 약 4시간이 소요되는 국제선 구간.
천으로 만든 시트가 아닌 인조 가죽으로 만들어진 시트에는 처음 앉아봤는데, 멀리서 볼 때는 기내 전체가 깔끔해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니 얼룩과 음료 쏟은 자국이 왜그리 많던지;;;; 천보다 얼룩 제거가 더 쉬울 텐데 누가 좀 안 닦나?

4시간 국제선이라서 그런지 기내 영화도 빵빵했지만 'Argo'를 좀 보다가 정신 시끄러워서 시청 중단. 내 바로 뒷자리가 비상구석으로, 2열이 위치해 있었는데 아에로메히꼬는 비행기 탑승 뒤 비상구석 탑승자의 역할에 대해 따로 설명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나보다.
승무원이 내 뒷줄쪽에 서더니, "영어로 할까? 스페인어로 할까?" 이러더니 스페인어로 빠르게 말하고 사라져버렸다.


다음 비행편인 멕시코 시티 ->몬테레이 구간을 델타항공 사이트에서 마일리지로 예약하면서 비상구 좌석을 얻게 되어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있었는데.....음, 다음 비행편에서 저렇게 스페인어로만 말해버리면 나는 알았다고 해야 되나, 모른다고 해야 되나?? 근데 비상구석이 인기있다던데 어찌 나에게 차례가 돌아왔는지 신기하단 말야.




날렵한 winglets 오랜 만에 봐서, 촌스럽게 이런 것도 사진 찍음.
3-3 배열인 이 항공기는 어느 정도 꽉 찬 것 같은데, 내 옆자리는 역시 신기하게 비어있다.

나름 4시간짜리 국제선이라 '멕시칸 푸드'를 기대했는데, 부실한 샌드위치와 당근 조각들 던져주고 끝.
얼마 뒤, 이 자리에 왜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
의자가 뒤로 젖혀지지 않았다.
바로 뒷자리가 비상구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탈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젠장, 속았네.


나름 seatguru 평을 다 읽어보고 탄 거 같은데, 내가 타는 날 갑자기 비행기 기종이 바뀐 거 같기도 하다.
그래 이렇게 앞자리 좋은 자리가 그냥 비어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북미대륙의 특징적인 지형인, 캘리포니아 아래 -Baja Califonia 로 삐죽 나와 있는 반도 위를 지나가고 있는 것을 사진으로 남겨봄. 사진은 흐릿하게 나왔지만 기내에서 볼 때는 정말로 저 지형이 그대로 보였다. 창밖 왼쪽으로 코르테스 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있고 나머지가 반도.




멕시코시티에서 환승해서 타게 된 아에로메히꼬 국내선 멕시코 시티 ->몬테레이 구간은 내가 App을 통해 12열로 지정.
비상구석이고 3-3배열에서 여기만 좌석이 2개라서 옆사람 걸리적거리지 않고 좋을 것 같았다.

비상구좌석에 대한 스페인어 설명은, 걱정 안 해도 될 정도. 스페인어 왕초급인데도 이상하게 무슨 소리인지 다 알 것 같았다. 원래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승무원도 이 반복되는 절차에 질렸는지 "너 이해했니?" 같은 건 물어보지 않고 할 말만 하고 사라짐.


비상구석은 인기가 있다던데, 이상하게 이 자리도 나 혼자.
그러나 역시 이륙 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역시 뒤로 젖혀지지 않는 의자!
ㅠ.ㅠ


아까 4시간은 오히려 별 불편함없이 왔는데, 이넘의 좌석은 진짜 90도로 앉아가는 느낌이라 너무 불편했다. 1시간 비행이라 그냥 참기로 했다.
seatguru에서 미리 경고가 있었는데, 장점도 많이 써놔서 내가 그 부분은 흘려봤구나 ㅜ
그래, 인기 좋다는 비상구석이 텅텅 빈 이유가 있었어.




델타항공 저 좌석안내도 상의 *표시는 젖혀지지 않는 좌석에 대한 표시라는데, 왜 12열에는 없는 거야? 12열도 안 젖혀집니다.
737기종 일부는 그냥 비상구석에서 멀어져야 하는 것 같다.



비상구 좌석은 따로 돈 받고 파는 항공사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자리인데,
예약 시에 만약 비상구석 사전 지정이 쉽고, 이 자리가 비어있다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015년에 샀던 소프트 캔디

2015.02.25 18:56

 




 
몬떼레이 공항을 떠나면서 처치곤란 동전들을 처분하려고 고심 끝에 공항 매점에서 구입. 소프트 캔디라...? 오렌지맛? 무난하겠지.
가격은 11페소. 810원 정도.

달라스에 와서, 예전에 같이 방콕 길거리 돌아다닐 때 현지음식이라면 아무 거나 입에 다 집어넣던 친구에게 줘봤다.
"2015년에 먹은 음식 중에 가장 이상한 맛"이라는 평.

san jose에 와서, 입맛 특이하다는 친구 초딩 아들에게 줘봤다.
"이으ㅠ, 안 먹어요"

집에 와서 천천히 뜯어보니, naranja con chile....고춧가루 끼얹은 오렌지맛이다;;;;;; 이것까지 제대로 봤으면 안 샀을텐데.

몇몇 아시아쪽 열대지방에 갔을 때 과일에 고춧가루 비슷한 양념을 얹어서 파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적도 근처에 사는 사람들 입맛은 비슷한가벼.




혹시 드셔보고 싶으신 분? ㅋㅋㅋ

lost







멕시코 몬테레이 거리에서 구입해서 추억이 담긴 팔찌인데...

http://mori-masa.blogspot.kr/2015/11/blog-post_69.html



그냥 언제라도 끊어질 수 있을 것 같은 신축성있는 줄로 연결되어 있어서
잃어버릴까봐 잘 안 하고 다녔는데..

오늘 보니 부엉이 부리 아래 하늘색 보석(?) 하나가 이미 사라졌네.





끊어질 우려가 없는 줄을 구할 수 있으려나??
가끔은 하고 다니고 싶은데.




2015, Museo de Historia Mexicana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고 허락해준다.






























치첸 이사 등 멕시코 유적지를 모형으로 제작해놓은 걸 사진으로 남기려고 하다가
나도 모르게 플래시가 펑 터짐.
주위에 서 있던 직원과 "실수 했어요. 앞으로 안 하겠다"라는 눈빛을 주고 받음 ㅎㅎ.






























플래시를 안 터트리고 다시 찍으니 역시 어둡긴 함.











멕시코 역사박물관, Monterrey의 어느 하루.







Fajitas

 

 

진짜로 멕시코에서 먹는 멕시칸 음식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먹어봐야지.. 하고 들어옴.
치킨-비프 콤보 파히따는 약 12860원.
      

 

오히려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양념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심심한 듯??
요즘 유행하는(?) 치뽀뜰레 소스의 치킨은 10,300원 정도.
      

허니 소스와 합쳐져 닭강정의 맛.
오랜만에 보는 노란 옥수수가 반갑네.

      
위의 가격은 us$가 아니고 멕시코 페소 가격임 :)

멕시코 소리아나






멕시코의 월마트 Soriana.
없는 것 없이 파는 대형 매장.
2015년 2월 사진인데, 요즘은 찾아 보니 로고가 많이 바뀌었네??









한국에선 보기 힘든 초대형 햄. ㅋㅋ
몬떼레이 북부 지역의 이 소리아나에는 나름 무료 와이파이도 있어서, 전화기도 없이 아이패드만 가지고 있던 내가 친구와 계속 연락하며 기다리기에 좋았다.






Suburbia (영어 suburb가 더 익숙하지만 멕시코 발음 수부르비아)
멕시코의 (의류)백화점이라고 한다.
저녁에 친구를 기다리며, 비도 오고 갈 곳도 없어서 소리아나만 몇 바퀴 뱅뱅 돌았는데
먼저 저기도 한 번 가볼 걸 그랬다.


몬떼레이 팔찌의 추억







몬떼레이 시내 박물관 3곳을 돌아보고 미술관을 향해 걸어가던 2월의 어느 날.
멕시코에서도 이름난 부자 동네에 속하는 곳이지만, 그래도 거리 노점상 물가는 저렴한 편.
여행을 떠나면 꼭 그곳의 시장을 둘러보라고 권하는 사람도 많고, 실제로 시장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도 많이 봤다.
외국의 시장을 좋아하던 한국인 친구, 한국의 시장을 흥미로워 하던 외국 친구 등등
하지만 나는 시장이나 노점상보다는 잘 정리된 수퍼마켓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난 싱가포르 수퍼마켓에서 감자 깎는 칼을 사오고, 홍콩에선 빨래 담아놓는 접이식 통을 사오곤 하는 사람. (슬프게도 이걸 집에 가지고 오면 아무도 반겨주진 않는다)
기억을 돌이켜보니, 외국에 갔을 때 나혼자 노점에서 뭔가를 산 일이 전혀 없던 것 같다.







하지만 몬떼레이에서는 뭔가 마음이 끌려서, 길가에서 10페소를 주고 팝콘을 샀다.
팝콘을 까먹으며 걸어가다가 목걸이, 귀고리, 팔찌 등등 장신구를 늘어놓고 앉아있는 꼬마 삼남매를 보게 되었다. 이런 광경에 절대 맘이 흔들린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쫘악 펼쳐진 좌판 앞에 쭈그려 앉았다.


이런.
뭔가 하나 꼭 사줘야겠다는 결심을 비웃듯이, 맘에 드는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지구 반대편 뭔가 이국적인 향기가 나는 장신구가 아니라, 뭐든지 크고 그냥 이질적이었다.
이런 걸 착용하고 나갈 수 있는 데는 별로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인적도 드문 광장에 어린 삼남매가 안타까워 계속 이것저것 뒤적여봤다.
목걸이를 사려던 맘을 포기하고 팔찌를 하나 사주기로 했다.
하지만 팔찌도 이상해....
아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해괴한 조합을 고르자! 라는 생각에 집어든 것이 이 팔찌.






빨강 파랑 녹색 ...그닥 어울리지 않는 색깔들이 난립해있지만, 부엉이가 독특해서 골랐다.
최소한의 생활 스페인어라도 되새김질하고 오는 것도 깜빡했다. 겨우 생각난 한 단어.

"Cuánto.......???"

".....Treinta(30)"


표정은 정말로 지역과 나이대를 모두 초월해 공통적이다.
어린 소녀의 얼굴에 휙 스쳐지나가는, '이 외국인에게 한 번 높게 불러볼까....'라는, 그러면서도 안 살까봐 소심해지는 표정을 보았다.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느낌을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소녀 입장에선 상당히 망설이며 내놓은 답변이었지만, 고민할 필요없이 30페소(약 2,200원)를 내주고 팔찌를 끼고 일어섰다. 비싼 것도 아닌데, 왜 이 소녀의 표정엔 걱정이 섞였을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런 곳에서 장신구는 보통 1달라! 1달라!를 외치며 팔아치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2달러 정도를 불렀으니 사실 외국인 상대 바가지였을 수도.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잘 샀다.

남은 여행기간 내내 하고 다녔던 이 팔찌는 사실 내 손목에 비해 너무 컸다.
잘못 하다가는 화장실에 빠트릴 것 같기도 했고, 어디선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과감히 해체를 시도했다. 보석(?) 몇 개만 빼면 길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줄이 투명해서 잘 안 보이지만, 연결이 안 된 상태.
정말 이때 후회 엄청 했다.
신축성이 좋은 이 투명 끈을 묶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너무 얇은 데다가 미끄러워 손에 잘 잡히지 않아 대체 묶을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묶나보다 해도 마지막에 실패하는데, 그냥 실패가 아니라 미끄러운 줄을 놓치면서 구슬들이 우르르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시는 팔찌를 해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로 십수 번? 이십 번?을 시도한 것 같다.
그냥 둘 걸 ㅜㅜ
줄을 놓치다 못해 구슬들이 우르르 터져나가 몇 번씩 다시 꿰어야 했을 때는 정말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

마침내 찾은 해결책은 손가락에 까끌까끌한 재질의 네일폴리쉬를 바르고 하는 것.
그렇게 하고 나니 단번에 성공했다.
진작에 머리 좀 써볼 것을....
한 번 성공하고는 자신감이 붙어, 심지어 잘 해놓은 것을 한 번 더 풀어 길이를 재조정하기도 했다.
휴우, 멀리서 사온 팔찌 하나 잃는 줄 알았네.



이젠 잘 맞아 ^^

Catedral Metropolitana de Nuestra Señora de Monterrey

Catedral Metropolitana de Nuestra Señora de Monterrey





멕시코 몬테레이 시내를 지나가다가 그냥 찍었는데
우연히 컴퓨터 배경 화면으로 바꿔놓고 나니, 정교하고 예쁜 성당이라는 느낌이 새삼 든다.
몬테레이의 'our lady' 성당?
이름이 너무 길어 뭐라고 번역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참 아름다운 건물인데, 이 날 박물관과 미술관 4곳을 둘러보느라 지쳐서 이 앞은 그냥 지나간 게 아쉽다.

UANL : Universidad Autónoma de Nuevo León

4만 2천 석 규모의 경기장이 있는 학교, 

멕시코 누에보 레온 자치대학교







멕시코 Nuevo Leon州 몬테레이市 북쪽에 위치한 누에보 레온 자치대학교(UANL : Universidad Autónoma de Nuevo León).


캠퍼스 건너편 블럭에 위치한 Centro de internacionalización - UANL 건물의 아시아 연구 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친구를 방문한 뒤, 캠퍼스를 가로질러 메트로 타고 귀가하기로.
전날 메트로 지상구간을 타고 지나가면서 본 넓고 한적한 캠퍼스를 산책하고픈 마음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계속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
그냥 최단 거리로 메트로역을 향해 직선으로 걸었다."Universidad"역이 바로 학교 옆에 위치해 있다.





역시 벽화에 강점이 있는 멕시코의 건물다웠던, 화학과 건물.
계속 걷다 보니, 잠실야구장보다도 훨씬 큰 스타디움이 눈에 들어왔다.











"This is tigers"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멕시코는 도시 크기도 엄청 나고, 국토 역시 당연히 우리나라보다 넓은 나라이지만
이렇게 거대한 운동장이 학교 내부에 있는 것을 보고 새삼 더 그 규모가 실감이 났다.













정보를 찾아보니, 4만 2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고.
2만 5천여 석의 잠실 야구장, 4만 5백여 석의 대전 월드컵경기장보다 더 큰 대학교 스타디움. 세상에.
수용 인원 10만을 자랑한다는 미국 미시건대 스타디엄은 어떤 느낌일지.


이 곳은 멕시코 프로축구단 Tigres가 쓰는 구장이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구단의 구단주가 UANL로 되어있다. 대학교가 구단주인 구단, 특이하다.




Monterrey, Mexico 몬떼레이




멕시코 제3의 도시로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는 몬테레이.
미국 국경에서 가까워 미국화가 되어 있으며, 기아자동차 공장이 건설 중이기 때문에 한국까지 직항로를 개설한다는 소문도 있는 산업도시.
하지만 내가 직접 시내를 돌아본 느낌은 어디서나 산을 볼 수 있는 차분하고 아름다운 문화도시였다.


몬테레이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국경도시는 자동차로 2~3시간 거리이고, 미국내 4위권 공항인 달라스-포트워스(DFW)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두 시간보다 좀 덜 걸리는 비행거리.

밤 11시에 도착해, 주황색 불빛이 보석과도 같이 드넓게 뿌려진 도시를 보면서 착륙했지만(멕시코 도시들의 면적은 실로 엄청나다) 사실 어둠 속에서 이 도시의 인상을 알기는 어려웠다. 다만, ibis호텔 셔틀을 30분째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안타깝게 보고, 먼저 말을 건네고 공짜로 ibis까지 태워다 준 Holiday inn/Crowne plaza 소속 셔틀 기사분의 친절에 기분이 좋아졌다.
멕시코에 여행 간다고 하면 무조건 조심해라, 조심해라, 조심해라 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 나도 약간은 긴장했다. 하지만 좋은 분들만 만나면서 무사히 3박 4일의 몬테레이 여행을 마쳤다. 또한 몬테레이는 공항에서 시내로 접근하는 방법이 택시 밖에 없다시피 해서 그렇지, 시내에는 지하철(Metrorrey)이 있어서 관광객의 이동이 쉬운 도시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San Pedro라는 남쪽 지역인데, 멕시코 최고의 부촌이라는 그곳까지는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예전 7호선 개통되기 전 서울 청담동과도 비슷한 이미지? 몬테레이에 사는 친구가 '몬테레이의 청담동'이라며 그쪽에 한 번 데려가긴 했는데, 어두워진 뒤 다녀와서 별 감흥은 없었다. 아무튼 밤의 그곳 분위기를 봐서는, 몬테레이는 놀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다.


각 역을 상징하는 로고가 있는 것이 독특한 몬테레이의 지하철, 지상 구간도 있다. 시내 버스를 한 번 타는 요금은 12페소(약 880원)인데 비해,
지하철 한 번 타는 데는 어딜 가든지 4.5페소(약 330원)으로 저렴하다. 4번 탈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하면 16페소(약 1175원)로 더 저렴해지기에, 4회 이용이 가능한 티켓을 샀다. 지하철역 입구의 기계에 동전을 넣고 구입할 수 있다.

더 안전하고, 더 편하고, 더 빠르다고 써 있다. 심지어 더 싸기까지 한 지하철. 시내버스도 한 번 타봤는데 운전이 거칠었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다른 점은 탈 때만 이 표를 기계에 넣으면 된다는 점. 개찰구에 넣었다가 이 표가 다시 튀어나오면(4회용 재사용 패스이므로) 가지고 타면 된다. 지하철을 내려서 역 밖으로 나올 때는 turnstile을 밀고 그냥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된다. 

4회권을 샀으니, 이 표를 가지고 다니다가 이런 방식으로 3번 더 탈 수 있다. 환승도 할 수 있다던데 환승을 시도해보려던 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시내에 못 나가, 지하철 1호선은 못 타본 게 아쉽다. 2월의 몬테레이는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더운 날도 있지만 비가 오면 이가 딱딱 부딪히도록 춥기도 했다. 비가 오면 이 곳은 배수 시설이 별로라서 길에 발목까지 물이 넘친다. 




난 과감히 맨발에 '쓰레빠'를 신고 길을 나섰는데, 길 한 번 건너려면 계속 물 속에 발을 풍덩풍덩 담가야 하는 상황에서 내 선택은 탁월했다고 봤는데, 현지 분들은 내가 추워보였는지 계속 내 발만 쳐다보더라는....

내가 지하철 2호선을 탑승한 곳은 몬테레이 북쪽의 아나우악(Anahuac)역. 지상구간이다.
 
색감이 뛰어난 멕시코의 지하철. 우리나라에선 잘 쓰지 않는 원색으로 역을 꾸미는데 어쩜 이리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지 신기.
몬테레이에 거주하는 한인분 중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하면, "어머, 괜찮아요?" "성추행 있다던데?"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오고 갈 때 자리를 양보 받거나, 남학생들이 오히려 몸이 닿지 않게 물러나려고 하는 느낌을 받으며(나, 불가촉천민?) 안전하게 여행했다. 물론 이 이틀 간의 경험으로 성급한 일반화는 금물이다. 어디에서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2호선의 남쪽 종점이자 시내 중심과 바로 통해있는 헤네랄 I. 사라고사역에 도착. 역시 강렬한 색깔. 출구로 나가는 벽 전체 모두가 온통 꽃분홍(?) 인 것이 이색적. 사실 공부를 제대로 안 하고 나가서, 여러 출구 앞에서 당황했지만 그냥 왠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길 이름이 붙은 출구 아무데로나 나가서 마끄로쁠라사(Macroplaza)를 향해 길을 건넜다.




역 밖으로 나가고 나서 곧 찍은 사진들. 평일 수요일 오후인 것 치고도 한적한 시내. 이 광장 주변에는 공연장이나 공공 도서관도 있었다.
천천히 광장을 걷다 보니 저 건너편에 Palacio de Gobierno(Palace of Government)가 보이기 시작.


Aqui Contamos tu Historia, 여기에 당신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곳.


 
무료 관람 가능. 원래 역사박물관에 먼저 가서 40페소(약 3천원)을 주고 입장권을 구입하면 스티커를 하나 옷에 붙이라고 하는데, 그 스티커로 이 곳까지 포함해서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어쩌다 Palacio de Gobierno에 먼저 가게 되어서 이 곳에서 그냥 자체 입장 스티커를 하나 받았다.




스페인에는 안 가봤지만, 괜히 스페인풍(?)의 건물 느낌.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았다. 내부의 안내인들을 모두 친절하게 갈 곳을 알려주었고, 대부분이 내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지 궁금해했다. 대답은 늘 "Un poquito." 게이트 넘버 작은 숫자도 못 알아들었으면서 뭘 쪼금 한다고.
이곳을 나와서 길을 좀 더 걸어 역사 박물관 도착. 20주년을 맞이한 역사 박물관과 좀 더 현대적인 MUNE(MUseo del NorEste, 북동지역 박물관)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몬테레이가 멕시코 북동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MUNE라는 이름을 붙인 듯.
역사 박물관은 뭐 역사 박물관, 멕시코 고대 유물의 전시.
나는 사실 박물관에는 눈이 뜨이지 못 했고, 아직까지는 옛 유럽 회화 미술관에서만 기분 좋은 사람인지라 역사 박물관은 대충 둘러봄.
그래도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조용히 둘러보기에는 너무 좋았던 역사박물관.
MUNE는 좀 더 현대적인 느낌으로 멕시코 북동쪽 지역의 발전 과정을 설명해놓은 곳.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좋은 교육 장소인 듯 했다.

메히꼬~ 에서 온 까를로스가 떼낄라를 마시면서 솜브레로 쓰고 춤추고 마약하는(?) 모습만 상상하는 사람이라면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받았을 곳, 잘 정리된 이 곳 박물관들.

 
위에 서 있는 붉은 기둥은 Faro Del Comercio 라고 하는 몬테레이의 랜드마크. 무역의 등대? 쯤 되는 이름. 산업의 역군??
길가에 늘어선 노점상에서 팝콘이나 팔찌를 사면서 천천히 걸어내려와 지도의 가장 남쪽에 있는 MARCO(Museo de ARte COntemporaneo de monterrey)에 입장. 수요일은 무료. 여기도 스티커 하나를 주고 붙이고 다니라고 함. 역시 원색들의 대비가 아름다운 곳.


뉴욕 MOMA와도 비슷한 현대 미술관이라는 이곳에서 나를 잡아끈 것은 오히려 기타 연주회.
길거리 공연에 절대 혹하지 않는데, 노랑 분홍 파랑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이 넓은 공간에서 울리는 기타 연주가 이상하게 내 맘을 붙잡아 한참이나 앉아있었다.

혼자 앉아있는데, 갑자기 귀엽게 생긴 멕시코 청년이 다가와 자신은 MARCO의 발전을 위해 조사하는 사람이라며 빠르고 정확한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본다.
이곳의 어떤 점이 가장 좋냐? 현대 미술에 관심 있냐? 이 미술관의 최고 장점은 뭘까?
내 영어 실력이 밀린다. 그는 이 MARCO에 상당히 자주 오는데 이렇게 연주 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난 운이 좋았네. 이 청년은, 미국과 멕시코를 동시 방문한 이번 여행 기간 중 나에게 가장 긴 시간 동안 영어로 말할 기회를 제공하곤 총총히 사라졌다. 오히려 미국에선 영어 길게 말할 일이 없던데...ㅋㅋ.


도시 한가운데 널찍한 휴식 공간과 남다른 문화 예술 공간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멕시코의 도시, 이번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수상하고, 작년의 알폰소 쿠아론에 이어 멕시코 출신의 감독상 2연패, 역시 멕시코 출신 엠마누엘 루베스키가 이 감독들과 함께 촬영상 2년 연속 수상을 달성한 게 그냥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시각적 문화 유산이 특별히 빼어난 곳이고, 몇몇 현대 음악들도 내가 상당히 좋아해서 CD까지 구입한 것들이 몇 개 있다.

멕시코..하면 위험해, 조심해, 모두에게 너무나 많이 들었지만 나는 사실 처음부터 편견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본 뒤에는 더더욱 그 문화, 역사, 예술의 탁월함에 눈길이 갈 듯 하다.
물론 나 역시 수박 겉할기로 이 도시를 짧은 시간 스쳐지나간 여행자에 불과할 것이다.
어느 도시에나 우아한 곳과 어두운 곳이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한 조각만을 내 추억 속에 남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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