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ostelling International) Sacramento, 새크라멘토 호스텔











열흘 동안 비행기 8번을 타고, 친구 가정 4곳을 방문하는 이번 여정 중에 하루 조용히 쉴 곳을 찾다가 선택한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 주 청사가 위치한 새크라멘토는 행정도시라서 그런지?? 주말이 되니 시내는 사람이 모두 빠져나가 도시 전체가 조용했다. 마침 저렴한 숙박 요금을 자랑하는, 게다가 매우 고풍스러운 건물에 위치한 호스텔이 있어서 예약.





비회원 추가 $3를 포함해도 숙박비는 3만 6천원 정도.
Sacramento 공항에서 버스로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위치.




약간은 묘한 냄새가 스며있는 100년 넘은?? 건물 2층으로 짐가방 끌고 헉헉대며 올라가면 의외로 다이얼 패드가...
비번이 6자리나 되어서 약간 외우기 어려웠지만 나중엔 카드키보다 편한 느낌.





고풍스러운 방. 8인실인데, 내가 가장 먼저 체크인 (낮 12시에도 체크인 해줌) 했더니 양옆으로 창문이 두 방향으로 있어서 기분 좋은 침대가 배정됨. 아침에 레이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깥 풍경이 좋았다. 본인이 직접 침대 시트 씌우고, 체크아웃할 때 벗겨서 나가야 함. 오래 된 곳이기 때문인지, 나에게 새 시트를 준다고 해도 그것이 그렇게 깨끗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얼룩도 많고.


평평한 천으로 된 시트로 대충 매트리스를 덮고, 고무줄이 들어간 시트는 이불(duvet, 사진 속에 보이는 청록색 알록달록)을 덮어 씌우는 건가..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옆 침대에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여행자가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고무줄 시트로 매트리스를 감싸고 그 위에 평평한 시트를 깔아 여러 사람이 쓰고 간 이불과 자기 몸이 닿지 않도록 하는 잠자리를 만들어놓고 사라졌다.
흠...
난 반대로 해놓았구나.

그냥 잘까 하다가 조용히 나도 옆 침대를 따라서 시트를 바꾸었다. 옆 사람의 잠자리는 매우 깔끔해보이는데 내 침대는 왜이리 엉성한지.





이 방의 단점은 파워 아웃렛이 사진 위에 보이는 의자 뒤에 두 곳 밖에 없었다는 것. 다행히 일찍 선점해서 밤새 충전하긴 했지만, 역시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에 전기 설비도 부족한 게 아닌가 한다. 와이파이도 처음에는 내 침대에서도 조금 되는 것 같더니, 그 이후는 잘 되지 않아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1층 공용 공간에 가서 해야 했다. 그나마도 카톡으로 사진도 하나 보낼 수 없을 정도의 약한 신호.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화장실은 상당히 밝고 깨끗.
내 방에서 가장 가까운 샤워실은 두 칸이 있었는데, 샤워실앞에 준비 공간이 있어 옷이나 물건을 놔두기에 좋았다. 내가 샤워실에 들어갔을 때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침대 수가 많으니 당연히 샤워 공간이 이 곳 말고 더 있을 거라 그냥 짐작한 나는, 혼자 여유있게 샤워를 즐기고 나와 문을 여는 순간 짜증섞인 얼굴의 한국 여자분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야, 나 이제 들어가"라고 나 들으란 듯이 옆칸 친구에게 크게 소리치심. 침대 수에 비해 샤워실 수는 적은 듯 하다. 누구신지 죄송해요;;;; 하지만 나도 바깥 상황을 몰랐....

그리 크지 않은 구조에도 여기저기 복도마다 샤워실이 많았고, 샤워실이 많은데도 생각보다 씻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샤워실이 늘 한적했던 런던의 호스텔과는 뭔가 다르구나.



미국의 오래 전 가정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 새크라멘토 hi 호스텔, 조용히 쉬고 싶으신 분께 추천.
새크라멘토 자체가 관광도시가 아니기 때문인지 외국인 관광객이 별로 없고 홀로 여행하는 나이든 미국인이 더 많은 곳 같았다. ("YOUTH" hostel은 아님 ㅋㅋ) 프랑스어, 일본어도 들려오던 다른 호스텔에 비해, 이곳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영어가 거의 미국 액센트.
월마트에서 조리용 팟타이를 사와서 호스텔 숙박 사상 처음으로 부엌을 이용했는데, 마이크로 웨이브가 있는 것도 유용하고 식당도 이용하기 편했다.




아침 메뉴는 샌프란시스코 hi 호스텔에 비해 빈약한 편. 빵 몇 조각과 과일 정도.
하지만 내가 낸 돈을 생각하면 그 정도가 알맞을 듯. :)


* 장점
- 고풍스런 건물 분위기. 휴식 공간 사진은 못 찍었는데, 정말 우아한(?) 미국 옛 가정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곳. 새크라멘토 시청과 바로 마주 보고 있는 완전 시내에 위치.
- 저렴한 가격에 편히 쉴 수 있다. 침대는 낡았지만 편안한 느낌이 있어서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내가 오후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스트레이트로 취침.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림
- 도보 10분 이내에 Amtrak역이 있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에 용이. 새크라멘토에서 에머리빌까지는 $29 정도. 물론 메가버스 등이 훨씬 싸지만 Amtrak만의 매력이 있다. 기차 선로는 에머리빌역까지만 접근하기에, 에머리빌에서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는 amtrak 버스로 추가 운행을 한다. 기차역을 나오면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태워가니까 여행하기 어렵지 않음. 나는 에머리빌역으로 친구가 픽업 나왔기 때문에 그 버스를 타보지는 않았다.


* 단점
- 오래된 건물의 단점이 있다. 특유의 냄새가 있고, 전기 설비가 부족하다.
- 침대 수에 비해 샤워 공간 수가 적은 듯.
-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정도의 높이의 건물도 어차피 아니지만 계단만 있으니, 짐이 많이 무거우신 분은 고생할 듯. 나는 올라갈 때는 낑낑대며 짐을 들고 올라갔지만, 내려올 때는 결국 계단 하나 하나마다 쿵! 쿵! 소리를 내며 짐을 질질 끌어서 내려왔다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