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red-eye 비행

 



미국 국내선 비행에서 한밤중에 출발해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을 빨간 눈(red-eye flight)비행이라고 하는 걸 봤다.
나는 대륙 횡단까지는 아니니 이것도 레드 아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밤 0시 30분에 출발해 달라스에 새벽 5시 39분 도착 예정인 비행이니, 이것도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 내리는 비행 맞겠지?

밤 0시에 비행기를 탈 때까지 짐을 어디다 맡기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돌아다녀야 하는지 고민했다. 공항에 짐 맡기는 곳이 있긴 한데, $20 이상의 비용이 예상되어 매우 아까웠다. 다행히 출발 10시간 전인 오후 2시에도 짐을 미리 부칠 수 있었다. (미국 공항은 대부분 요렇게 생긴 화면이 나와 있는 기계로 체크인을 한다. 한국어로도 되니 어려울 게 없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창가자리로 좌석을 지정해놓았는데, 제발 화장실 갈 일이 없기를...
덩치도 큰 미국인들이 타는 미국 국내선 기내는 거의 지옥이다. 좌석 간격이 어찌나 좁고 답답한지, 화장실 갈 때 아주 힘듦.
늘 창가자리를 선호하는 나지만, 그 불편함을 한 번 겪고 나서 특별히 달라스->새크라멘토 구간에서 그냥 복도석 지정했더니
그 비행구간 창밖으로 거의 그랜드캐년급 절경이 펼쳐지는 것을 한 자리 건너에서 목격했다. 으흑.
유일하게 복도석에 앉은 비행이었는데.ㅠㅠ



미국 공항에선 메탈릭 실 들어간 의상(반짝이는) 입고 비행기 타지 말아야 함. 검색에서 걸려서 두 배로 검사 받는다. 이상하게 한쪽 발목에서도 금속이 탐지 되어서 따로 불려가서 양손 손바닥에 뭐가 묻어나는지 검사도 받음. 탄약흔 검사인가?????? 뭐지? 나 테러리스트?
(나중에 보니, 내 양말에도 반짝이는 실이 들어가 있었다. )
      




무대라도 서겠다는 그런 반짝이/금속 주렁주렁 의상이 아니라 위와 같은 얌전한 스웨터도 "은"색 실을 이용한 무늬 때문에 기계에 걸리니,
알아서 천연섬유(?) 의상을 입고 미국 비행기 타시길 권장 :)



내가 경험한 레드 아이 비행의 특징은 이륙할 때 끈 실내 조명을 착륙까지 한 번도 켜지 않는다는 것. 원래 야간비행 때 이착륙시에 주변 상황 파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어두운 상황에 눈이 익숙해지도록 기내 조명을 끄는데, 일정 고도를 확보한 뒤에도 서너 시간 동안 내내 조명을 켜지 않았다. 잠들 사람은 잠들고, 음료 서비스도 원하는 사람에 한해 어두운 기내를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서빙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