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Airport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Airport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Doha, revisited



2007년 11월 27일 아침의 도하 (옛) 공항




그냥 여행은 아니었던, 새로운 인생의 여정으로 가던 길.


2022년 5월 26일 아침.

딱 14년 6개월만에 또다시 새벽에 도착한 이 곳.
진짜로 모래 바람이 불어올 것 같았던 예전의 광막함은 사라지고 돈 냄새나는 공항이 되어있다.
2014년 4월 개항했다고 한다.





뿌연 공기는 여전하지만
저멀리 고층 건물군은 엄청 확장됐다.






잠깐이었지만....




2015.03.18 01:05 


지난 2월 미국 입국 심사대에서 있었던 일.
꽤나 딱딱한 10년 전 입국 심사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2월 9일 달라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편하게 마쳤다.
입국심사관들 참 부드러워졌군.
그리고 멕시코로 갔다가 2월 13일 다시 미국으로 입국하던 날, 오후 2시 언저리였는데 의외로 대기자가 거의 없었다.
전혀 줄을 서지 않고 구불구불 길을 돌아 입국심사관이 바로 보이는 맨앞자리까지 왔다.
그래도 내 앞사람의 입국 심사가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해서, 아이패드를 꺼내서 와이파이를 잡아보려는 찰나에
벌써 입국심사관 한 명이 나를 불렀다. "다음 사람!"
앞에 서자마자, 그가 말을 건넸다.


"나 저멀리 보는데, 너한테서 빛이 나는 줄 알았어."

'어머, 입국심사관이 웬일이야? 농담을 다 하고....어머 이사람 왜이러셩?' 아, 맞다, 이 아이패드...'
잠깐 당치도 않은(ㅋㅋㅋ) 착각에 빠졌지만 순간적으로 사태 파악을 했다.
아이패드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얼굴에 그 빛이 반사되어 비친다는 것.
다행히 공주병에서 순식간에 헤어나와, "아이패드에서 나오는 빛이잖아."라고 대답해줌.
그래도 좀 당황해서 "오른손 지문 찍어"라는 말을 못 알아듣고 한동안 맹하게 있었음 ㅋㅋ

뭐 그런 거지. ㅎㅎ
2011년 11월에 찍힌 이런 자료 사진도 있네.
 0
 
3

댓글3

  1. 시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국 심사관이 저런 멘트도 날리네요 ㅋㅋㅋ웃겨요
    2015.06.14 15:58 

    • 네, 살짝 착각할 뻔도 했다는;;;; ㅎㅎㅎ , 달라스 공항 쪽이 입국 심사 통과가 굉장히 편한 쪽에 속하는 듯 해요. 그 외에 3도시 미국 공항 입국 심사 통과해봤는데, 달라스가 제일 심사관들이 친절한... :)
  2. 시드니
    저도 갑자기 달라스 가고 싶네요, 아이패드 들고 ㅋㅋㅋㅋㅋㅋ









nrt



2009.03.18 16:23 




2006년 3월 20일 오후.
3월 19일 아침에 jfk공항에서 헤어진 순영이와 나는 비행기가
연착하지 않는다면 나리타 공항 terminal 1에서 만나기로 했다.


내가 탈 서울행 비행기는 terminal 2에서 출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도쿄에 예정 시각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두리번 두리번 순영이가 탈 서울행 비행기의 탑승구 번호를 찾으며 terminal 1을 헤매기 시작했다.


계속 고개를 쳐들고 탑승구 번호판을 읽으며 걷던 어느 순간,
발에 뭔가가 턱 하고 걸리면서 넘어질 뻔 했다. 무빙 워크였다.
본의 아니게(?) 올라선 무빙워크에서 넘어지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계속 걸었지만
아무리 걸어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장이 났나?'


무빙워크 입구에서 넘어질 뻔 한 것을 쪽팔리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진정 창피하게 느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옆 무빙워크에 탄 사람들이 곧 알게 해주었다.
그들은 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옆칸(?) 무빙 워크 사람들과는 마주보고 서로 지나쳐가야 정상)
그랬다. 나는 무빙워크에 역방향으로 올라탄 것이었다.
설상가상, 나와 같은 무빙워크에 탄 사람이 건너편에서 걸어온다.



무지 당황해서 상황 판단이 안 되었다. 조금이라도 판단이 빨랐다면
뒤로 돌아서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타고 가서 내려섰으면 될 일이지만,
나는 쪽팔림을 감수하며 의연하게 끝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거꾸로 무빙 워크'의 끝부분에 가자, 난관에 봉착했다.
아무리 무빙워크에서 내려서려 해도, 거리가 좁혀지질 않았다.
(이 상황은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임--;;;;)
결국 나는 끝부분에서 폴짝 뛰어서 평지에 내려섰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 근처에는 대부분 무료하게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뿐이었으므로,
나는 아마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했을 것이다.
오늘 갑자기 이 에피소드가 생각난 것은,
지금의 내가 역방향 무빙 워크에 올라탔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남들은 제 방향 꺼 타고 잘 가고 있는데
나는 괜히 엉뚱한 방향을 타고 낑낑대면서 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하지만...
비록 역방향 무빙워크를 타긴 했지만
결국 내가 가고자 했던 곳에 갔듯이
지금 나도
언젠가는 내가 가고 싶은 곳에서 폴짝 뛰어내려
내 땅을 딛고 설 것이라 믿는다.
Non, je ne regrette rien.




톈진 국제공항의 무료한 한때.




저렴한 방법으로 여행을 잘 하는 편이라, 없는 형편에(?) 그래도 1-2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녔다.
2015년에 굉장히 저렴한 항공권을 사서 1년에 두 번 미국을 다녀오고 나서는, 그 덕분으로 여행에 좋은 여건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사의 골드 등급, 몇몇 호텔 체인의 상위 회원 등급 획득) 그 뒤 3년 반 이상 여행을 한 번도 못했다.  ㅠ.ㅠ 이미 사라진 AA gold, Hilton Diamond 등급 같은 건 아직까지도 아쉽다. 적은 돈으로도 여행을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인데, 한 번도 제대로 못 써먹고 기한이 끝나버려서. 


15년 전에 살았던 중국이 갑자기 너무 그리워져, 지난 4월에 3년 반만에 해외행 비행기를 탔다.
조금은 걱정했지만 모든 여정이 잘 흘러간 톈진 여행의 마지막 날, 
인천으로의 귀국 비행편 온라인 체크인을 마치니, 이런 번역투의 메일이 왔다.


"현재 확인되었습니다. 귀하의 좌석 번호는 14A이며 탑승 시간은 12:55:00입니다. 귀하의 항공기 출발 시간은 13:40입니다. 최소한 출발 3시간 전에 공항 터미널에 도착해야 합니다. 해당하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여행 서류를 승인 받고 탑승권을 돌려받으십시오. 항공편의 체크인 컷오프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여행이 거부됩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에어차이나]"



최근에 중국, 또는 해외 여행을 자주 했으면 이런 협박(?)에 절대 휘둘리지 않았을 텐데,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가...이 이메일의 내용에 대해 뭔가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 게다가 여기는 "되는 것도 안 되고, 안 되는 것도 되는" 중국아닌가. 지하철 한 번 타려고 해도 가방을 x선 투시기에 통과시키고 몸 수색을 받아야만 하는, 그런 중국.

'최소한 3시간 전 공항 도착? 컷오프를 못 지키면 여행 거부? 🤔 진짠가?'


수많은 해외사이트를 막아놓았다는 중국 인터넷에 대한 소문과는 달리, 중국에서도 네이버를 통해 뉴스는 볼 수 있었다. 이메일은 내가 졸업한 학교 메일 계정으로 받으니 확인이 가능했다. 대신 Daum은 열리지 않았다. 네이버 뉴스는 열리지만, 에어 차이나는 원래 이렇게 빡빡한가.... 하고 사람들의 경험담을 검색해보려 해도 네이버 '블로그'는 열리지 않아 하나도 검색해볼 수가 없었다. 구글은 물론 안 열리고. 
그래서 타인의 경험담을 확인을 못하니, 이 메일을 무시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한국에서 출발하기도 전에 비행기 시간표를 보고 "마지막날은 13:40 비행기니까.... 공항에는 12:00쯤 도착하는 걸로 하자" 라고 계획을 세워놓고 출발했던 나였지만, 마지막날 예상치 못한 에어 차이나의 메일 하나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에 여행을 해서 소심해졌나 보다. 비행기 안 태워줄까봐. 😝


결국 예상보다 일찍 호텔에서 10시를 넘겨 길을 나섬. 
마지막날 머물렀던 호텔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어차피 쇼핑몰 지하 식당가를 통과하게 되어있어서... '비행기 한두번 타보나... 성수기도 아니고 세 시간 전 도착이 말이 됨? 걍 여기서 뭔가를 먹고 갈까... '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그냥 공항행 지하철을 탐.







공항에 도착하니 이건 뭐.... 
에어 차이나의 저런 협박성 메일은 사람이 바글바글한 베이징, 상하이 국제공항이나 또는 중국 국내선 이용 시 혼잡을 피하게 하기 위한 메일인 것 같았다.

톈진은 베이징에서 상당히 가까워 국제선 노선이 발달하지 않았다. 톈진도 인구 천만의 대도시라 수요가 충분하긴 하지만 웬만하면 베이징으로 가면 되기 때문.
나도 15년 전에 톈진에 살 때 해외여행을 위해 베이징 서우두공항으로 차를 대절해 타고 갔었다.

심지어 최근에 베이징과 톈진의 중간쯤 되는 지역에 베이징 따싱국제공항이 세계 최대 규모로 새로 개항하였기 때문에 대형공항이 더 가까워져, 앞으로도 톈진 국제선 노선은 더 늘어날 일이 없다. 톈진 공항은 그래서 국내선 터미널이 규모가 더 크고 사람이 많다. 국제선 터미널은 썰렁하기 그지 없고 면세점도 문은 열려 있으나 장사가 되는지 마는지 알 길이 없다. 중간중간 조명을 꺼둬서 어두운 곳까지 있다.


어흑.
괜히 메일에 쫄아서 일찍오는 바람에 아무 것도 없는 공항에서 두 시간 이상 버텨야 되네....
설상가상 와이파이조차 연결이 안 된다. 
현지 전화번호로 연결하는 화면 밖에 안 뜬다. 시내에서는 어떻게든 연결이 됐었는데 여기서는 중국 전화번호 없이는 안 됨.
터미널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왕복을 해봐도 별 건 없다.
 어휴.....


내가 비행기를 타게 될 게이트의 옆쪽 게이트(여기는 출발하는 비행기가 없어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에어 차이나 앱은 허술해보여도 내가 타게 될 비행기가 지금 어디서 오고 있는지가 다 표시 된다. 
내가 12:55에 타게 될 비행기는 아침에 톈진에서 란저우라는 도시에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이다. 중국 땅덩이가 워낙 넓다보니 란저우 국내선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이, 톈진에서 인천 국제선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더 길다.ㅎㅎ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되어서 다른 건 다 못해도 에어차이나 앱은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 그런데 란저우에서 오는 비행기의 착륙 시간이 임박한 건 알겠는데 국제선 승객을 12:55에 태우기엔 시간이 넘 촉박하다. 언제 국내선 터미널에 승객들 다 내리게 하고, 비행기 청소하고,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해서 새로 승객 태우지? 궁금했다.








사진 찍은 시간으로 봤을 때, 12:30분경,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비행기 등장.

이렇게 다음 비행이 임박한 비행기는 국내선-> 국제선 터미널 이동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착륙 뒤 곧바로 국제선 터미널, 다음 출발할 게이트로 오는 거였다.
국내선 승객들은 버스에 태워서 국내선 터미널로 보내면 되니까. 

여태까지 도착 항공기가 직접 게이트에 연결이 안 되고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하는 경우는 
공항이 작아서, 게이트가 부족해서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운항 스케줄이 빡빡한 경우에도 그러는 것이었다. 








곧 비행기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옴.
공산주의 중국에서도, 역시 자본의 힘은 막강하구나.
항공기에서 먼저 내린, 아마도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인 듯한 사람들은 사진 속에 보이는 작은 미니버스로 안내받아 먼저 이동을 했다. 그 다음에 내리는 대부분의 승객들은 익숙한 그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
마지막으로 기장과 승무원들이 내리니, 그들도 남은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면 청소 과정이 시작되고, 국내선 운항을 마친 저 비행기는 이제 게이트의 탑승교와 연결이 되고, 새로이 국제선 승객을 태우는 것이다.


에어 차이나의 "시간 안 지키면 비행기 안 태워줘" 협박에 쫄아서,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를 태우게 되는지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
그리고 3-3 좌석 배열의 답답한 비행기였지만 다행히 옆자리가 비어서 편하게 왔다.








오랜만, 공항.



엄청 오랜만에 비행기 타게 됨.
제주도에 잠시 일하러(?) 놀러(?) 가는 길.







공항에 도착했으니, 엄마께 잘 다녀오겠다고 문자를 날리기 위해 남의 게이트 앞 증거 사진 한 장.

얼마 뒤, 내가 타고 갈 탑승구 쪽으로 이동.
나는 공항에서 내가 탈 비행기 근처에서 바로 대기하는 게 아니라 다른쪽에 가 있다가(가끔은 일부러 완전 반대편에도 간다), 탑승 시간이 되면 내가 탈 게이트 앞으로 이동하곤 한다.

국내선 공항의 규모는 사실 비행기 출발 시각 30분 전쯤 도착해도 문제 없을 정도의 규모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어느 정도는 일찍 도착하게 되어, 늘 게이트 앞에서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서 할 일없이.... 내가 타고 갈 비행기의 Tail number 까지 눈에 들어왔다.






내가 타게 될 A330의 고유 번호는 HL7553.
2-4-2 좌석 배열인데, 단체 예약 항공권이었기 때문에 내가 미리 좌석 지정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출발 당일 키오스크 체크인을 하려고 보니 2좌석 창가자리는 이미 모두 만석.
내 자리는 4열 배열 가운데 좌석의 오른쪽 복도 끝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 자는 스타일이라, 창밖을 보거나 하는 것을 좋아해서
장거리 비행에도 늘 창가 좌석을 택하는 편인데, 정말 오랜 만에 '강제로' 복도석에 앉는다.
그래도 60분 비행 밖에 안 되고, 4명 앉는 좌석 한가운데 갑갑하게 끼지 않은 게 어디야.

아침 시간 비행기, 출발 시간은 가까워 오지만 내 자리 옆 복도 건너 2인 창가 좌석의 승객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재잘재잘 수학여행단을 포함한 완전 만석 비행기였는데 말이다.
'꼭 저렇게 늦게 비행기 타는 사람들이 있지.'😈


"승객 여러분, 저희 비행기 이제 곧 이륙 준비를 시작합니다~~ 블라블라~~"


'어, 저거 승객 다 태우고 비행기 문 닫았다는 소리인데?? 승객 2명 끝까지 비행기 안 탔구나... 히히히'

승무원이 overhead bin이 잘 닫혔나 점검하면서 복도를 지나가는 찰나, "빈 자리로 옮겨도 돼요?" 라고 물어봄. 허락을 받고 잽싸게 옮김.


히히히
수학여행단 포함 이 복잡한 기내에서 옆자리에 아무도 없는 창가 2인석 획득.
좀전까지 4열 배열 내 옆자리에 친구끼리 앉아서 얘기나누던 아줌마가 엄청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만석이라서 자리 없댔는데!! (=우리 둘이 저 자리로 갔어야 했는데)"  

예전 내 뒷자리 복도석에 앉으신 아줌마도 자꾸 내가 옮겨 앉은 쪽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그저 창밖을 응시한 것 뿐일 수도 있고 속마음은 알 수 없으나, 만약 그 아줌마도 자리를 옮기고 싶으셨던 거라면, 그나마 그분보다 앞쪽에 앉아있었던 내가 눈치 작전에서 이겨 운좋게 선점한 거지 ㅎㅎㅎㅎ


제주에 취항하는 대부분의 3-3 배열 협동체 비행기에 안 좋은 자리에 앉았던 기억 뿐인데

정말 오랜만에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비행. 🛫🛬
좌석마다 USB 포트도 있어서 충전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내 바로 뒤에 아마도 수학여행을 가는 듯한 여고생들이 앉았는데, 착륙을 위해 바퀴가 나오면서 '쿠궁' 소리를 낼 때 '어머, 뭐야?' 하면서 무서워 한다. 다들 저런 첫 비행 시절을 거쳐서, 비행에 무감각해지는 거지 😊😉


집에 돌아와서 HL7553 비행기록을 조회해보니, 이 비행기는 베이징을 기본으로 방콕이나 세인트 피터스버그에도 다녀오는 비행기, 그래서 내부 시설이 좀 더 좋은 거였구나.



-----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오는 밤 비행기는 B747이었는데, 시장바닥보다 더한 혼돈 그 자체 제주공항 탑승장에서 사진 찍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단체 일정상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해, 시간은 남아돌았지만....

탑승하니 기내는 많이 낡아 있었다. 하긴....B747이 언제 적 비행기인지.






내가 제주 -> 김포를 탔던 비행의 tail number를 검색해보니, HL7461 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일주일 전 김포에서 출발할 때 내가 탈 게이트 옆 게이트를 지나가다 그냥 찍어놓은 사진이 이 비행기였다. HL7461.
내가 일주일 뒤 타고 돌아올 비행기를 먼저 찍어놓았던 셈이군.

이 HL7461 비행기는 그저 붙박이로 김포 <-> 제주만 하루에 3회 왕복하고 있는 비행기였다.
뭔가 퇴역을 앞둔 노인의 소소한 일거리로 보임. 4년 전쯤 B747을 타고 제주에 갔었는데, 어쩌면 이 비행기였을 수도...🤔🙆🏻
꽤 오랜만에 B747을 탔더니 정말 많은 사람이 탄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고, 짐이 다 나오는데도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3-3배열의 협동체보다는 적어도 2-4-2 이상의 좌석 배열 광동체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이 타게 되니, 기다림의 시간도 길어진다는 것을 새삼스레 경험하게 됨.


** 2019년 들어서는 국내선 구간에 B747을 잘 운항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2018년 끝자락에 공짜로(!) 이 낡은 비행기를 타보는 기회를 가졌던 셈. 아마도 앞으로도 B747 탈 일은 별로 없을 듯 하다.




2007년 카타르 도하 공항









여태까지 가본 곳 중 가장 이국적인 공항.
대기 시간이 짧은 편이어서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지만.
 
환승 후 이륙 전에 비행기 안에서 한 시간 대기했다.

활주로를 보니 전투기(?) 세 대가 착륙할 때까지 다른 항공기는 이륙 대기해서 그런거더라... 진짜 전투기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여객기와는 다르게 착륙 뒤 눈깜짝할 새에 시야에서 사라졌음. 
 










---


9년이 흐른 지금,
아마 오일머니 덕에
엄청 화려하고 거대한 공항으로 바뀌었겠지....
2007년에도 황량한 사막 너머로 마구 지은 고층 빌딩들이 저 멀리 보이긴 했다.


인천공항 '명가의 뜰'




한국에서 일하다가 출국하는 제자를 환송하고....
그냥 집에 가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비행기 탑승 게이트들이 주루룩 보이는 공항 식당으로 들어왔다.






턱없이 비싸게 받던 공항 식당들이었는데..
요즘은 어느 정도는 납득할만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요기는 그냥 분식집처럼 생각하면 안 됨 ;;;;

안내를 받아야만 착석을 할 수 있고.
혼자서 4인 좌석에서 먹기가 이상해서 바로 옆 창가의 2인 식탁으로 옮겼는데
말 안 하고 자리 옮겼다고 직원한테 혼남.;;;


눈에 보이는 자리로 그냥 옮기면 그만인 간이식당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곳.
정중하게 서비스 하는데, 제멋대로 행동해서 죄송.
bill만 들고 옮기면 되는 것이 아니고, 좌석 점유를 매장 계산 시스템에 철저히 표시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직원이 신경질내지 말고 차분히 설명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냉면이 8,500원이라, 뭐 그냥 시내 물가와 비슷하다.
그럭저럭 먹을 만은 한데, 퀄리티는 그닥.
냉장되어 있던 면을 그냥 던져넣은 것인지, 면이 서로 뭉쳐서 안 풀린다.
그리고 나는 냉면 먹을 땐 아주 얇은 면을 더 좋아해서...





처음으로 인천대교 통과








다리에 커브와 경사가 있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이 드는 인천대교.
처음으로 통과해봤다.

낮은 지점에서 시작해 중간 지점이 언덕처럼 올라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대교에서 이런저런 사고가 많이 나서, 통과할 때 뭔가 무서운 느낌이 있었다.









나의 안전을 위한 건데, 아무도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괜히 '내가 오바인가?'하고 위축되는 마음이 있다.
이번에도 눈치를 보다가 옆사람이 안전벨트를 하길래, 나도 했다.
앞으로는 눈치 보지 말고 꼭 해야지.

송도의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출발하는 이 버스를 타면 30여 분 걸려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하지만 '공항버스'로만 이용되는 버스는 아니어서 그런지, 대형 짐을 들고 타면 승차 거부를 당할 수 있다고 한다.) 기본료는 1650원인데 송도에서 타고 인천공항에 내릴 때나 그 반대로 돌아올 때나 하차 시에 교통카드를 대면 500-600원 정도 더 찍힌다. 정류장 수는 한 두개 지만 거리 비례가 적용 되어 2000원이 넘어가는 듯.






내가 2개월 전 찍은 사진에서 조도를 낮추고, 색상을 보정하니 간신히 드러나는 인천대교의 실루엣(사진 한가운데).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올라가는 다리 중심부와 뾰족한 기둥 두 개가 아주 살짝 보인다.
그러나 이 사진 속에서 이걸 알아보는 사람은 원래 인천대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 뿐일 것이다. ㅋㅋ




델타항공 전화위복? 컴포트 플러스 :)




2015년.





10월에 탈 뉴욕(LGA) -> 애틀랜타(ATL)구간을 7개월씩이나 전에 138달러 주고 구입해놓고는 안심하고 있던 나.

실제 비행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시카고 -> 뉴욕 편도(UA)를 69달러 정도 가격에 구입한 적이 있으면서도, 그에 비하면 1시간 50분 정도 걸리는 LGA -> ATL에 138달러 지불은 꽤 비싼 편이라는 걸 감을 잡지 못했다.  이 표를 사기 직전에 미국 국내선 구간을 3회 정도 탔었는데, 모두 갑갑할 정도로 만석이었다는 것 때문에 나중에 사면 혹시 자리가 없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그렇게 미리 구입했었는지도 모르겠다. ㅎㅎ


델타항공의 마일리지 적립방식이 승객이 지불한 비용 비례로 바뀌면서 (이젠 moneleage?) 이 항공권은 세금 제외 운임 $115.35 X 5(델타 기본 회원일 경우)를 적용해서 580마일이 적립된다. 원래 115.35 X 5 = 576.75인데 나름 친절하게 반올림은 해주지만, 사실 거리 비례로 적립받던 761마일보다는 적게 쌓인다. 하지만 델타 스카이 마일스 실버 회원만 되어도 115.35 X 7 = 807 마일이므로 거리제보다 마일을 오히려 더 많이 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골드는 X8, 플래티넘은 X9, 다이아몬드 회원은 X11 마일을 적립받는다.





역시나....
8월쯤이 되니 98달러 항공권이 등장했다. ㅠ.ㅠ
내 비행기표는 내가 구입하고, 언니가 본인과 엄마 것을 구입해서 $128 항공권을 총 3명 발권했으니...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가면서도 120달러나 더 지출한 셈이었다.
ㅠ.ㅠ

그래도 일찍 구입한 덕분에, 언니의 대한항공 elite status로 앞줄 preferred seat을 선점할 수가 있었다. 우리가 표를 구입할 당시에는 이코노미석 앞에서 세번째 줄(좌석번호로는 10 -12)까지는 돈 주고 사야하는 Delta Comfort + 좌석이었고 그 바로 뒤에 preferred seat인 네번째 줄(13열)을 엄마와 언니 자리로 지정해놓았다. (항공권을 따로 구입한 나는 elite 회원이 아니라 preferred seat을 지정할 수 없어서 18열에 좌석을 지정해놓았다.)






오잉?
그런데 9월쯤이 되니, 델타측에서 comfort+ 좌석이 장사가 잘 된다고 생각했는지 그 좌석을 앞에서 3줄까지에서 5줄까지로 늘린 것이었다. 4번째 줄에 지정해놓았던 엄마와 언니 좌석은 돈을 더 주고 구입하지도 않았는데 자동으로 컴포트 플러스 좌석이 되었다. (위 그림에서 하늘색 좌석 사이에 지정된 빨간 색 자리) 나름의 전화 위복? 일찍 표를 산 덕분에 공짜로 선점해놓은 앞줄이 돈 주고 사야하는 자리로 바뀐 것?? 내가 지정해놓을 때는 그냥 일반 회원도 지정할 수 있었던 자리인 18열도 나중에는 아무나 지정할 수 없는 preferred seat으로 바뀌어있었다.

항공권을 1인당 $40씩 비싸게 샀다고 아까워했지만 원래 컴포트 플러스 좌석으로 승급하려면 1인당 $34 - 44정도는 더 내야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뭐 두 명은 대충 보상받은 것으로 마음의 위안.

컴포트 플러스 좌석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스카이 프라이어리티 탑승,
전용 상단 선반 공간,
여유로운 발치 공간,
고급 간식(장거리 항공편),
무료 음료 및 무료 프리미엄 엔터테인먼트


원래 미국 국내선은 공짜로 술을 제공하지 않는데, 컴포트 플러스에 앉으면 무료로 술을 마실 수 있다. ㅎㅎㅎ 에고.. 하필이면 술을 마시지 않는 엄마와 언니만 그 자리가 당첨이 되다니...나는 18열에 앉으면서 내가 나중에 가지러 갈테니 맥주를 한 캔 받아다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델타항공에 스테이터스 챌린지를 신청해서 델타 실버를 시도했었다. 실버 메달리온은 탑승 24시간 전으로 임박해도 델타 컴포트+ 자리가 남으면 무료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국내에는 델타 엘리트 회원이 아주 많다. H-24시간이 되기 전에 이미 우리가 탈 비행편의 컴포트+ 좌석은 이미 만석. 24시간 되기 이전부터 컴포트 +좌석을 고를 수 있는 골드, 플래티넘 회원도 많이 탑승하는 듯 했다. 그리고 타항공사 이용 실적 아이폰 캡처 화면을 보냈던 나의 스테이터스 챌린지도 화면이 제대로 안 보인다며 어차피 실패.

-------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라구아디아 공항 터미널 D에 도착. 이전 며칠간, 새벽부터 사람이 최대로 붐비는 초대형 공항인 달라스와 애틀랜타 공항을 다니다 보니 긴장해서 비교적 일찍 도착했는데, 이 터미널은 너무 작아 금방 체크인과 소지품 검사를 완료했다.

그저 탑승구가 10개일 뿐인 Terminal D.
호텔 조식도 못 먹고 나왔는데 괜히 서둘렀다 싶어서 아까웠다. 미국 국내선은 짐을 부치는데 수하물 1개에 $25를 받지만 대한항공 모닝캄으로도 면제가 가능하고, 실버 메달리온이어도 면제가 가능하다. 우리는 짐 두 개를 무료로 부쳤다.

델타 bag drop 카운터의 아저씨는 친절했다. 우리의 여권을 보다가 갑자기 자신과 우리 언니의 생일이 같다며 반가워하더니,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서 우리에게 확인시켜주기까지 했다.^^ 일부 강압적인 미국 공항 직원과는 달랐다. 그리고 그분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약간 사시가 있는 여드름투성이 아저씨였다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분을 절대 서비스직에 뽑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 외모와 업무 수행은 관련이 없는데도 말이다. 미국에 인종 차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외모나 그밖에 몸매 그런 것에 대해 편견이 없는 것은 정말 좋았다. 남의 시선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미국 항공기를 타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안경 쓴 백발의 남성도, 뚱뚱한 할머니도 승무원 일을 한다. 일부 동양권 승무원처럼 꼭 날씬하고 예쁘고 안경 쓰면 안 되는 직업이 아닌 것이다. 일부 동양의 항공사가 얼마나 편견에 눌려 있는 것인지 새삼 더 느낄 수 있었다.


델타가 장악한 라구아디아 terminal D는 오래 되어 산뜻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시설은 잘 되어 있다. 휴식할 의자도 잘 갖추어져 있고, 좌석에 아이패드도 준비되어서 시간 보내기 좋다.






난 이 아이패드를 붙잡고, 미국에서만 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하느라 승객들을 부르는 방송을 듣지 못했다. 나만 믿고 영어 방송은 전혀 듣지 않는 엄마, 언니는 comfort+ 승객이 받을 수 있는 우선탑승 혜택을 놓쳤다. 그냥 나와 같이 탑승.
미국 국내선은 짐 부치는 비용 $30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큰 짐을 기내로 가져오는 승객이 많아서 아수라장이 되기 때문에, 선반이 가득 차기 전 일찍 탑승하는 것이 나름의 특혜이다.

신분 차이(?)에 따라 5열 쯤 뒤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앞줄을 보고 있으니,  승무원들이 이륙 후에 바나나 같은 것이 들어있는 작은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컴포트+ 승객에게만 나눠주고 있었다. 컴포트+ 좌석의 혜택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던 엄마와 언니는 그 간식들을 모든 승객에게 다 주는 줄 알았다고;;;;;; 그리고 본인의 스마트 기기로 감상하는 유료 기내 엔터테인먼트 영화도 무료 관람이 가능한 좌석인데... 이 분들은 기기 작동도 몰라서 무관심.
에공...좋은 자리 앉혀줘도 소용이 없구만.

나중에 엄마/언니 자리에 맥주 가지러 가서, 이 좌석이 다른 좌석에 비해 발 뻗을 자리도 넓은 좌석이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언니는 좌석에 새겨진 컴포트+ 로고 사진을 찍고 그러고 있다.






원래 미국 국내선 기내에서 마시려면 $7 정도 지불해야 하는 맥주 한 캔을 받아들고 내 자리로 돌아옴.
그런데 내 비행은 아침 9시에 출발했던 비행.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신다더니.....공짜 술 혜택누리겠다고 빈 속에 모닝 비어 한 잔 :)

아무튼, 델타 국내선이 컴포트 플러스 좌석을 이코노미 3열에서 5열까지로 갑자기 확대한 덕분에 나까지 덩달아 어느 정도 혜택을 누려봤다.

참고로, 언니가 대한항공 모닝캄을 가지고 스테이터스 챌린지를 해서 델타 실버 메달리온을 임시로 취득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지불 비용 X 7 마일이 적립되지는 않았다. 수하물 비용 면제, 좌석 지정 등의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었지만 마일리지는 더 안 준다. 스테이터스 챌린지 기간에는 그냥 기존 등급에 따라 마일을 적립해준다고 한다. 그냥 X5.


(** 내가 나중에 스테이터스 챌린지를 통해 실버를 취득한 다음에 예약을 시도해보니, X7 적립이 예상된다고 나오던데... 실제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아마 예약 시에 이미  실버 메달리온 등급을 취득했어야 X7을 해주는 건지?!?!)








지금 보면, 같은 구간(뉴욕 LGA -> ATL)을 컴포트 플러스 좌석으로 미리 구입하려면 최저 이코노미보다 $54를 더 내야 한다. 솔직히 2시간 정도의 비행에는 이 정도 돈을 더 내고 탈 가치는 없다. 2시간 동안 와인 석 잔씩 받아마시고, 맥주 다섯 캔을 비우면서 기내 영화 한 편 볼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좌석 간격이 굉장히 차이나게 넓은 것도 아니라서 단거리 비행에는 큰 의미가 없다. 국제선 비행이라면 좌석이 좀 더 쾌적하고, 남들보다 먼저 내려 입국 심사를 일찍 받을 수 있으니 유용하다. 






보통은 미국 국내선 AA, UA, DL 중에 DL(델타)에 대한 평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실제로 직원도 모두 친절하고 서비스도 깔끔해서 인상이 좋게 남았다.
그리고 라구아디아 공항 터미널 D의 델타 전용 구역 시설도 아주 좋았다는 점.



나의 첫 red-eye 비행

 



미국 국내선 비행에서 한밤중에 출발해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을 빨간 눈(red-eye flight)비행이라고 하는 걸 봤다.
나는 대륙 횡단까지는 아니니 이것도 레드 아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밤 0시 30분에 출발해 달라스에 새벽 5시 39분 도착 예정인 비행이니, 이것도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 내리는 비행 맞겠지?

밤 0시에 비행기를 탈 때까지 짐을 어디다 맡기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돌아다녀야 하는지 고민했다. 공항에 짐 맡기는 곳이 있긴 한데, $20 이상의 비용이 예상되어 매우 아까웠다. 다행히 출발 10시간 전인 오후 2시에도 짐을 미리 부칠 수 있었다. (미국 공항은 대부분 요렇게 생긴 화면이 나와 있는 기계로 체크인을 한다. 한국어로도 되니 어려울 게 없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창가자리로 좌석을 지정해놓았는데, 제발 화장실 갈 일이 없기를...
덩치도 큰 미국인들이 타는 미국 국내선 기내는 거의 지옥이다. 좌석 간격이 어찌나 좁고 답답한지, 화장실 갈 때 아주 힘듦.
늘 창가자리를 선호하는 나지만, 그 불편함을 한 번 겪고 나서 특별히 달라스->새크라멘토 구간에서 그냥 복도석 지정했더니
그 비행구간 창밖으로 거의 그랜드캐년급 절경이 펼쳐지는 것을 한 자리 건너에서 목격했다. 으흑.
유일하게 복도석에 앉은 비행이었는데.ㅠㅠ



미국 공항에선 메탈릭 실 들어간 의상(반짝이는) 입고 비행기 타지 말아야 함. 검색에서 걸려서 두 배로 검사 받는다. 이상하게 한쪽 발목에서도 금속이 탐지 되어서 따로 불려가서 양손 손바닥에 뭐가 묻어나는지 검사도 받음. 탄약흔 검사인가?????? 뭐지? 나 테러리스트?
(나중에 보니, 내 양말에도 반짝이는 실이 들어가 있었다. )
      




무대라도 서겠다는 그런 반짝이/금속 주렁주렁 의상이 아니라 위와 같은 얌전한 스웨터도 "은"색 실을 이용한 무늬 때문에 기계에 걸리니,
알아서 천연섬유(?) 의상을 입고 미국 비행기 타시길 권장 :)



내가 경험한 레드 아이 비행의 특징은 이륙할 때 끈 실내 조명을 착륙까지 한 번도 켜지 않는다는 것. 원래 야간비행 때 이착륙시에 주변 상황 파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어두운 상황에 눈이 익숙해지도록 기내 조명을 끄는데, 일정 고도를 확보한 뒤에도 서너 시간 동안 내내 조명을 켜지 않았다. 잠들 사람은 잠들고, 음료 서비스도 원하는 사람에 한해 어두운 기내를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서빙한다.



제주행 대한항공 결항








10년 만에 나름 '출장'이란 걸 가게 됐다.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니고, 명예직(?)에 가까운 일이지만
아무튼 제주도에 놀러가는 것은 아니니, 출장.
바퀴 달린 가방도 은근 거추장스러워서 그냥 배낭에 4박 5일쯤 예상하는 옷들과 세면도구
DSLR 카메라, 작은 가방에 랩탑 컴퓨터 등을 넣고 집을 나섰다. 모바일 체크인을 미리 해놓고, 그냥 비행기 출발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정도로 시간의 여유를 별로 두지 않고 움직였다.
늘 혼자 다니다 보니, 공항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도 매우 아까웠기 때문.


짐을 부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모바일 보딩패스를 들고 곧바로 탑승장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출발 비행기 상황 표시판에 내가 타야 할 비행기만 "수속 중단 - Hold"라고 떴다.
비슷한 시간대에 다른 비행기는 모두 "탑승중".

탑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는 직원에게 "수속 중단"은 뭔가요? 하고 물어 보니 "그런 건 항공사에 가서 물어보라"고 대답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직원들도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상황 같은데... 어쨌든 모바일 보딩 패스가 있으니 그것으로 탑승장에 진입. 대한항공 앱에도 별다른 공지사항이 뜬 것은 아니고.


대한항공이 최근 메인 사이트와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현재 어느 공항에서 출발해서 어디쯤에 있는지, 몇 분이나 딜레이 될 것인지 모두 표시되는 미국 항공사 앱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항 대처를 전혀 할 수 없는 대한항공 앱. 
하루에 뜨는 국내선 비행기 발착 수는 미국 항공사가 훨씬 많은데도 모든 노선 비행기가 다 추적이 된다.


06:00pm에 인천공항에서 내가 타고 갈 비행기 정보를 열어보면,
샌프란공항에서 11:00am에 출발해서 4:19pm 도착 예정으로 인천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앱 화면


-------------

짐 검사를 끝내고 내가 탈 게이트 앞에 가니, 출발이 20여 분 남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조용했다. 그때가 3시 8분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시 50분 대한항공 비행기가 아직 출발을 하지 않고 있었다. 김포의 날씨는 좋았는데... 하지만 이런저런 지연 방송이 나오더니, 곧 그 비행기와 그 다음 비행편인 내가 탈 KE1241 결항이 결정되었다.

대한항공을 다녔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수속 중단'이라고 나오면 비행기가 안 뜰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내가 타기로 되어있던 8번 게이트 앞에 가니, 승무원이 카운터에 가서 문의해보라며 게이트 문을 열어 도착층으로 나가는 계단을 알려줬다.

ㅎㅎ 처음하는 체험.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던 게이트를 통과해 컨베이어 벨트가 돌고 있는 도착층으로 직행.
아마 국내선이니까 이 과정이 이렇게 간단했던 듯. 국제선이었다면 복잡했겠지.


탑승 수속 층에 가보니, 적체된 인원들이 늘어나 바글바글 했고, 몇 번 카운터로 가보라 저기로 가보라 이런저런 소리가 나오다가, 드디어 누군가가 방송을 시작했다.
일단 2시 50분이랑 3시 30분 비행기만 강풍으로 결항 결정이 났으니, 이 두 비행편의 승객들은 각각 몇 번 카운터에 와서 탑승 대기 순번표를 받으라고 했다. 좌석 상황이 나쁘지 않아, 나중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다 태워서 갈 수 있다고 했다.




283번이면 대체 언제 가는 건가.
내가 목요일에 꼭 도착해야 하는 출장은 아니어서 나는 그냥 '나를 다음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자리에 집어넣어 줬으면 좋겠다'라는, 가장 저렴한 표를 구입한 사람의 처지에 걸맞지 않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아래층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배낭을 이동할 때만 잠깐 메는 것이지, 그걸 계속 짊어지고 서 있어야 할 상황은 생각 안 해봐서 그냥 배낭으로 무거운 짐을 꾸렸는데 대기번호를 받느라 줄을 서는 내내 메고 있어서 어깨와 등이 아플 지경.

카페에서 좀 있다가 출도착 조회를 해보니, 오늘 제주행 모든 오후 비행기 결항 공지가 떴다.
'앗, 이건 아니잖아.





다시 서둘러 탑승 수속 층에 가서 걸어다니다가, 운좋게 일처리 잘 하시는 친절한 직원을 만나서 줄도 안 서고 내일 4시 비행기표로 바꿨다. 이미 그때 공항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중이었고, 나중에 조회하니 내일(금요일) 좌석이 하나도 없는 걸로 나오던데 그때 그 직원과 마주치지 않았으면 금요일 비행기표도 못 구해서 내 출장이 꽝!이 되었을지도.

늘 뉴스에서나 '제주 출도착 비행기 전편 결항, 탑승객 공항에서 우왕좌왕' 이런 기사만 보다가
직접 겪게 되니 신기했다.
일이 그리 바쁘지 않았고, 내가 다시 돌아갈 집이 있는 서울이니 다행이었다.
공항에 주저 앉은 사람들 중에 외국 관광객이 가장 불쌍했다.
일부러 돈과 시간을 들여 온 것일 텐데...이번 주말 내내 제주 날씨 예보는 별로다.


내일 오후에는 무사히 출발할 수 있을지...

멕시코 몬테레이 국제 공항 (MTY)





멕시코 제 3의 도시, 산업 도시 몬테레이.
몬떼레이 국제 공항, General Mariano Escobedo 국제공항이라고도 한다.

메히꼬 몬떼ㄹㄹ레이. Monterrey.
미국 서부에 있는 몬테레이(monterey, r이 하나)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RR' 에 강세를 두면서 ㄹㄹㄹㄹ 혀를 굴려 마찰시켜 소리를 내주면 된다.


대학 때 교양 스페인어 시간에 배운 대로, 신경써서 좀 굴려줬더니 내가 스페인어 할 줄 아는 것으로 알고 상대방이 스페인어를 쏟아내는 사태가...
내가 전혀 이해한 표정이 아니고 '이 사람이 지금 말한 게이트 넘버... 이게 얼마였더라? 60? 70? 600? 이게 아닌데??!??' 하며 눈동자만 돌아가고 있는 걸 봤는지, 그제서야 그 아저씨가 영어로 다시 설명을...ㅎㅎㅎ




OMA는 공항 도착하면 곳곳에 있는 로고인데, OMA - Aeropuerto de Monterrey라는데 약자도 아닌 것 같고, 무슨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도착할 때는 아에로메히꼬 - AeroMexico(한 번만 타고 기내 방송을 들어보면 이 발음을 제대로 알게 된다) 를 타고 터미널 B에 도착했는데 이곳이 시설이 더 좋은 것 같다. 출발할 때는 터미널 A에서 아메리칸항공을 이용했는데, 여기는 약간 더 낡았다.

oma-internet을 쉽게 잡아서 사용할 수 있으며 속도도 나쁘지 않다.
카톡도 쏙 들어옴 ㅎㅎ






 공항 근처 호텔로 셔틀을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이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



















공항 내부에 이렇게 자기가 가야 할 지역을 골라 미리 돈을 지불하고 택시를 탑승하게 해주는 기계가 있었다. 누에보레온 자치 대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가기 위한 택시 비용은 310페소 정도. 미국 달러로 20달러가 좀 넘는다. 40분 정도 소요.
택시 외에 대중교통으로 시내 이동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된다.

몬테레이 남쪽 번화가 San pedro - Valle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가격이나 다른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Monterrey airport offers a new and innovative express bus service between the city and the airport, on luxury buses with internet service, bathrooms, ample space, and video.
Departures from the SkyBus Valle Oriente station (on Avenida Lázaro Cardenas) run from 4:30 a.m. to 9:30 p.m.
Departures from the airport to the Valle Oriente station run 6:00 a.m. to 11:00 p.m.
Reservations are strongly encouraged.
For more information, please call: (81) 8044-4444 y (81) 8044-4400

터미널 B는 새로 지은 곳이라, 좀 더 깨끗하고 택시나 버스에 대한 안내소가 잘 되어있다.
나는 터미널 B에 도착했을 때는 그저 호텔 셔틀을 기다렸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공항 내에서 이런 것도 판다.
Cabrito는 염소 새끼라고 함;;;;;;;


흐릿하게 나온 MTY terminal B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292 버스로 시내 저렴하게 들어가기






국제선 터미널 도착층에서 samTrans라는 표지를 보고 계속 아래로 내려오면 어두컴컴한 구석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292번 버스를 타고 2.25달러면 1시간 걸려서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들어갈 수 있는데....
(Bart는 30분에 $8.95(2015년) -> $9.65로 인상)





젠장! 3:22분 버스가 3:18분에 오는 바람에 눈앞에서 놓쳐서 다음 버스를 20분간 기다리게 되었다는 이야기.
3:42 예정이었던 다음 버스는 3:50분에 와서, 결과적으론 30분이나 기다렸다는 더 슬픈 이야기.
30분이면 바트 타고 시내 들어갔을 시간인데, 초저예산 여행이 뭔지....
가진 돈보다 가진 시간이 많은 자들에게 이 버스를 추천한다^^







두 방향으로 가는 292 버스가 모두 한 곳에 서기 때문에 San Francisco 시내로 가는 버스인지 버스 앞 전광판 잘 보고 타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로 가야 할 것이 분명해보이는 유럽에서 온 배낭족 커플이 "Hillsdale Mall"이라고 써 있는 샌프란 반대 방향으로 가는 292 버스를 보고 뛰어가다가 놓쳐서 곤란해하고 있는 걸 봤는데, 이럴 때마다 같은 여행객 주제에 내가 나서서 "아쉬워하지 마세요" 라고 아는 척 해줘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된다. 그들은 잠시 뒤에 도착한 "San Francisco"행 버스를 나와 같이 타고 갔다는 :)



maps.google.com  행선지를 잘 보고 타야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떠나는 뒷모습만 보고 황당해했던 3:18분의 292 버스는 Hillsdale Mall행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 놓쳤다고 생각하고 씩씩대며 곧바로 와이파이가 되는 공항 내부로 들어와버려 다음 버스가 또 오는지는 확인하지 못 했지만. ㅎㅎ 그게 맞았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보면 되었을 것을 30분 추가로 길에서 날린 셈이니, 그냥 '아니, 나 놓친 게 맞을 거야" 하고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게 약인지도. 😎

버스에 타면 달러 지폐를 쫙 펴서 기계 안에 밀어넣어야 한다.(한국 자판기처럼 기계가 지폐를 빨아들임). 현지인들은 교통카드를 더 많이 씀.
가난한(?) 나를 포함 미국에 살면서 자동차를 보유하지 못한, 다양한 이들과 섞여서 1시간을 달리다 보면 샌프란시내 (Mission st)로 곧바로 접근 가능.
버스 운전 기사와 가까운 쪽의 자리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이다. 뒤쪽으로 가서 앉는 것을 권장. 나는 멀쩡한(?)일본인 청년이 거기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누구나 앉는 자리라고 생각해 덥석 옆에 앉았다가, 그는 내려버리고 버스 안의 사람들이 계속 나에게 눈치를 주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그 일본인 역시 관광객이었던 것이지...



Mission st & 5th 근처에 서있는 292 버스를 maps.google.com에서 포착ㅋㅋ 여기서 내리면 Powell역 앞으로 금방 접근이 가능하다.



공항에서 타면 이미 사람들을 많이 태워서 와서(이 버스는 공항버스가 아니고, 실제로 그냥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다) 자리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짐 가방이 무거운 사람은 오르락 내리락 지하철 Bart보다 버스가 차라리 나을 수도 있지 않은가한다. (그러나 가방이 너무 크면 둘 곳이 없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공항으로 올 때는 4달러이고, 50여분 걸렸다. (공항<->시내 왕복하면 6.25달러, 두 방향의 요금이 다르다) 
하루에 이 버스로 왕복 계획이 있으면 day pass가 $4.5라고 한다. 버스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데...🚌 안 해봐서 자세히는 모름.😝

미션 스트리트를 쭉 따라 내려오는 버스지만, 공항 갈 때 가장 알기 쉬운 승차 지점은 Yerba Buena Garden 바로 건너편 St.Patrick 교회 앞에서 타는 것(Mission st. $ 3rd). 아니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건너편(Mission st & 5th, 위의 구글맵 사진 찍힌 쪽 길 건너서)에서 타면 파월역에서 가장 가깝다. 이 승차 지점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며칠 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공항으로 나갔을 때, 짐 들고 낑낑대며 bart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Powell역 에스컬레이터가 그때 왜 운행을 멈춘 거야.ㅠㅠ

공항부지가 넓어서 내릴 때 어디서 내려야할지 당황할 수 있는데, samTrans 표지판이 있는 곳을 보고 내리니, 바로 국제선 터미널.





내가 이 2달러짜리 버스를 1시간 동안 털털털 타고 가서 내렸던 정류장(Mission st. $ 3rd) 바로 근처에 하룻밤 최저 50만원대 숙박료를 자랑하는 St.Regis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언젠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서 털털털 2달러 짜리 버스를 타고 가서,
쿨하게 "여기가 제일 가깝군" 하면서 St.Regis에 묵는, 안 어울리는 상상을 해 본다.ㅎㅎㅎ




이 사진 속 가장 높은 건물이 St. Regis :)
사진 맨 왼쪽 벽돌건물 st.patrick교회 앞에서 기다리면 공항행 292 버스를 탈 수 있다.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