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도졌다.

 



나의 병이란...
내 방에 한여름에도 방문 창문 꼭꼭 닫고 콕 쳐박히는 것인데...
그러다가 누가 들어오면 몸과 마음이 몹시 불편해지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거다.
특히 밤에...

6월에 합정동으로 이사가면서 나만의 방이 없어진 관계로
이 병은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치유되는듯(?) 했으나
여기 와서 내 방과 내 교실이 생기면서 다시 이 병이 도지는 것 같다.
내 교실은 약간 좁은 편인데 내 책상과 애들 책상이 8개 정도
들어와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제 그 곳이 "나만의 공간"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건지
수업 시간 외에 누가 들어오면 불편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이 병 어찌 고치지?
밤 9시 넘어 집에 가서도 내 방에 콕 쳐박히길 좋아하는 탓에
룸메이트도 외로움을 호소하고,,,나도 그녀에게 미안해진다.
하지만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싫다.
그냥 혼자 있고픈데...
하지만 역시 타지에서 몸이 아프니까 외롭고
누군가 챙겨주는 게 고맙긴 하더라...
누가 내 방에 들어오면 정신과 신체 모두가 넘넘 불편해지는
이 병...
어찌 고치지?

(12년 전, 중국에 살 때 썼던 글. 지금도 이 병(?)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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