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일상



동네 음식점에 짬뽕을 사러 갔다. 배달해서 먹는 집이 아닌, 프랜차이즈점.

괜시리 친절하고, 어색한 한국 말투를 쓰는 여자 종업원이 있었다.
"물/반찬은 셀프입니다"라는 공지가 무색하게 물컵을 가져다주고,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다 준다. 굳이 물을 안 마셔도 되는 포장 고객인 내가 몸둘 바를 모르겠다.

순간적으로 이 분은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일자리가 생긴 것이 고맙고, 열과 성의를 다 하고 싶고, 때가 덜 묻고, 손님들에게 아직은 덜 다친 듯한 분.








어떤 영화의 시작 부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설정은 세계 어느 나라 영화에도 다 있다.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서빙이나 청소를 하는 첫 직장을 잡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한 사람.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그러다가 슬슬 삶에 지쳐간다.............
이 분은 퇴근하면 어디에서 살까? 먼나라에서 직장을 잡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묘한 궁금증이 들었다.

나보다 분명히 어릴 것 같은 그 분은, 그래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용감히도 낯선 나라에 발을 딛었구나.
분명히 그건 영화가 아니고 일상.





  • ㄱㅇㄱ
    일상에서 과한(?) 친절을 받을때가 있는데..묘한 느낌이에요..확실한건 잠깐이나마 나를 바꾸게되는데..실로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힘같은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2014/10/17 17:01
                                
  • nothingmatters
    네, 저두 게으른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라구요. 잠깐이나마 나를 바꾼다... 공감합니다.
    2014/10/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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