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어느 시점까지 나는
모든 이에게 같은 정도로 나를 노출시키는 사람이었다.
"이건 너만 알고 있어" 그런 내용은 별로 없고
내가 입밖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이야기였고
입밖으로 내지 않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생전 처음 만난 사람에게나, 10년 된 친구에게나,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같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보니
아는 사람과 친한 사람, 좀 더 친밀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나뉘는데
결국 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와 또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종류가 달라졌다.
옛이야기만 해도 괜찮은 친구가 있고, 찌질한 이야기를 해도 부끄럽지 않은 친구가 있고
정치 이야기가 통하는 친구가 있고, 연예인 이야기가 통하는 친구가 있다.
몇 번의 경험 끝에 친구들의 반응 특징을 알게 됐고, 내가 생각하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 친구에게는 그 종류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상책이 됐다.
영화 shape of water를 2월에 본 후
여러 생각끝에 오늘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지만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가 없다.
내 마음 그대로 받아들여줄 친구는 없다.
그냥 혼자서 내 마음이랑 계속 이야기할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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