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제주도 왕복 비행 :)

좋을 때다



제주도 가는 길.
국내선 비행기는 대부분 3-3 좌석 배열.
예전에 혼자 제주 비행기를 탔을 때처럼, 시끄럽고 부산한 가족 여행객 사이에 끼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시끄럽고 부산한 커플 옆자리에 딱 걸리고 말았다.

비행기 여행이 익숙치 않은 어린 커플. 승무원에게 건네받은 오렌지 주스를 카트가 지나가기도 전에 원샷하고 반납하고, 찰칵찰칵 사진 찍기에 바쁘다.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는 55분 동안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이 커플.
그들은 그들대로 얼마나 '우리 옆에 이 여자만 없었다면...' 하고 생각했을까.

"지금 슈퍼맨이 돌아왔다 가족들 제주도 여행 중이래. 우리 여행하다가 걔들 마주치면 좋겠다. 촬영하는 거 보고 싶어."
"그러다가 화면에 찍혀서 엄마한테 걸리면 어떡해?"


ㅍㅎㅎㅎ 귀엽다.
이렇게 부모님게 뻥치고 떠난 거라 이들이 더 들떠있던 거로구나.
이들의 시끄러움을 용서했다 =)




안 좋을 때다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기내 안.
나는 왜 늘 자리 배정 운이 이다지도 나쁜 것일까.
이번엔 뒤에 쪼만한 여자애가 앉아서 발로 계속 앞시트를 찬다.
내 등에 그 느낌이 계속 와 닿는다.
'조금만 참다가 주의를 주자.'
이 아이와 그 엄마는 대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서
안전벨트를 꼭 해야 하는 이륙 시간이 오기 전에, 벨트를 풀고 뒤로 돌아서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아이 엄마가...

"어머, 정말 죄송해요. 얘 너 이러면 안돼. 그러면 앞에 앉은 아줌마 불편해."

그냥 가만히 있을 걸...괜히 말해서 서글퍼짐.
그래,
나 아줌마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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