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브카 주니어






** 이제는 선수 생활은 접고,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플레이어 박스에서 보이는 부브카 주니어에 대해 6년 전에 써놓은 글. 요즘은 즈베레프의 히팅 파트너 정도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




2014.01.29 13:14 

부브카 주니어, 복귀!








2012년 10월말, 서울 챌린저 테니스 대회에 자원봉사하다가 봤던 선수들 3명. (사진은ⓒATP)






왼쪽부터 튀니지 선수 말렉 자지리, 이스라엘 선수 아미르 와인트롭,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부브카 선수.
셋 중에 맨오른쪽 부브카 선수는 토너먼트 데스크에 올 때마다 한 번씩 더 쳐다보곤 했는데,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 세르게이 부브카의 아들이기도 했고, 당시에 여자 테니스 랭킹 1위이던 빅토리아 아자렌카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도, 여자친구도 각자 분야의 세계 1위를 달성했는데 오직 본인만 작은 규모의 챌린저 대회를 다니고 있는 선수의 멘탈은 어떨지 궁금했다. 나만 해도, 이 선수의 아버지 이름이나 여자친구 이름을 알지 못했다면 두 번 쳐다보고 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초보 자봉이었던 내가 일에서 벗어나 경기를 지켜볼만한 여유를 갖기도 전에
부브카 주니어는 초반 탈락해서 돌아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얼마 뒤에 이 선수의 인생이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이 선수를 본게 2012 10월 말인데, 바로 다음 11월 1일에 파리의 친구집 3층 화장실에서 건물 밖으로 떨어져 다중 골절을 당해, 9시간 대수술을 받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본인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은 못 하고...병원에서 깨어나서도 어머니를 볼 때마다 4번 계속 여기가 어디이며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물어봤다는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큰 사고였던 것 같다.


아자렌카가 파리에 병문안을 왔었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12월에 아자렌카는 결별을 인정하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테니스 선수로서의 미래가 걱정될 만한 부상이었지만, 11월 28일에 이미 스스로 설 수있을만큼 회복했다는 뉴스를 찾을 수 있었다.



하루 6시간씩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부브카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운좋게 좋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심각한 부위의 골절은 없었다"라고 인터뷰했다.
안타까운 마음은 많았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 선수를 2014년 들어서 몇몇 대회 예선 드로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14개월의 공백을 딛고, 대퇴골과 팔에 철심을 박고 호주 오픈 예선에 나선 그는 1차전에서 패했다. 하지만 상당히 반가운 컴백이었다.
'그 유명한 아버지' 부브카는 아들이 다시 다칠까봐 이른 복귀를 말렸지만, 재활 기간 동안 자신이 얼마나 테니스와 테니스선수로서의 삶을 사랑했는지 깨달은 부브카 주니어는 경기에 출전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쉬어서 단 1점의 랭킹 포인트도 갖고 있지 않지만
서서히 경기 수준을 올려서 "comeback of the year'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기를 기원한다.
가을쯤 한국 챌린저 대회에 다시 찾아온다면 반가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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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즈베레프 박스에 앉아 있는 부브카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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