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3 14:56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는 그래도 아직도 내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있는 친구 명단이 나온다. 목록에 있어도 카톡으로는 한 번도 연락을 해 본 적이 없는, 그러나 예전에는 친했던 친구들도 있다. 문자로 연락하던 시대 끝무렵에 스멀스멀 서먹해져 더 이상 연락이 지속되지 않은 친구들. 아직도 내 전화기에는 그들이 보낸 '마지막'문자 몇몇개가 저장되어 있기도 하다.
이메일로 연락할 때가 가장 친한 시절이었던 친구들도 있다. 그들이 교환학생을 떠났을 때,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 내가 해외 체류했을 때. 소소한 일상을 나누기에 이메일만한 수단이 없던 시절. 그러나 지금은 뭘해도 어색한 친구 몇몇.
집전화로도, 이메일로도, 문자로도 연락한 적 없지만 카톡으로만 연락하는 친구도 있다. 비교적 최근에 사귄 새로운 친구들. 별 얘기 안 한 것 같은데 순식간에 손가락 놀림으로만 두 시간이 지나가는 친구 사이.
집전화로만 연락할 수 있던 시절에 더 끈끈했던 친구도 있다. 몇시간씩 집전화를 잡고 전화해도 지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소식도 알 수 없는 몇몇 친구.
그래도
집전화로도, 문자로도, 이메일로도, 페이스북으로도, 카톡으로도 꾸준히 소식을 나누는 친구가 몇몇은 남아있는 건 다행이다.
실제로도 가슴팍에 갑갑한 감각이 느껴질 정도로 먹먹할 때, 난 어떤 소통 수단을 택해서 누구에게 연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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