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장소





2011년 7월,
당시 개관한지 반년 좀 넘은 서울의 새 호텔에 스리랑카 제자를 만나러 갔다.
그 후에도 몇 번 겪었지만, 한국에서 진행하는 3주 정도의 외국학생 연수? 문화 체험? 프로그램 끝에는 서울의 한 호텔을 지정해 거기서 1-2박하고 나라별로 출국하는 것 같았다.


그날따라 몸이 안 좋아 망설이다가 나갔지만,
1년 반 정도 만에 만나는 이 제자가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거려서
몸을 질질 끌고 나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뒤로도 나를 오랜만에 봤다고 눈물 흘리던 제자는 이 제자가 유일했으니....



 호텔 로비에서 📷



당시에 이 제자가 방 호수를 알려줘서 처음에는 혼자 무턱대고 올라갔었는데, 두번째에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엘리베이터 버튼이 눌리지 않았다. 당황.

요즘에는 매우 흔한, 그러나 2011년에는 내가 처음 봤던, 엘리베이터에 키 카드를 인식해야만 자기가 가는 층의 버튼이 눌러지는 방식을 최초 체험하게 해줬던 호텔. 다시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운좋게 나와 같은 층에 가는 누군가와 엘리베이터를 탔었나보다.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누군가가 자기 키 카드를 대줘서?) 올라갔었는데, 나중에 다시 올라가려 하니 층수 버튼이 눌리지 않아 당황했었다.

그뒤로도 가끔, 층수 버튼이 눌리지 않아 당황하는 사람들을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면, 나도 저랬었는데...싶어서 이 호텔에서 겪었던 그날의 풍경이 어렴풋이 떠오르곤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마주친 사람들은 키를 들고 카드 인식을 하는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던 것이고 나는 카드 한 장 들지 않고 투숙객이 아닌 채로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었다는 것 😸.


2019년 중순, 이 호텔이 약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개관 9년 만에 간판을 바꾸어 달았는데, 기회가 있어서 근처에 가보니 로비가 많이 변했다.

2011년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훨씬 산뜻해졌다.




9년이 지나 호텔 이름이 바뀌어도 저 화분 장식대( 2011년 사진↑에는 사람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모양이 똑같다)만은 그대로인 것을 보니 차마 버릴 수 없는, 굉장히 비싼 🤗 받침대인가보다.


2011년이라....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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