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7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가 끝나면, 팬들의 다툼이 시작된다.

본인이 응원하는 선수가 결국 '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남을 거라는 논쟁. 게다가 신체적 나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 선수의 은퇴가 다가오면서 뭔가 예측 가능해지는 수치가 생기니, 다들 생난리들이다. 
선수 본인들은 팬들이 험악하게 싸우고 있는 거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


어쩔 수 없는 각자 선호도가 있기에, 한 편에서 다른 편을 깎아내리는 소리를 들으면 욱 하기도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어차피 모두들 각자 선호가 있기 때문에 각자 세상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늘 옳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그 상대편도 같은 이유로 나를 싫어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10여 년 이상 오랜 세월 응원해 온 선수라면... 또한 팬들 각자가 발전시켜 온 '내러티브'가 있다.

뭔가 "내 새끼"는 핍박 받고 자라다가, 결국 실력으로 모든 걸 딛고 일어선 존재...결국은 "우리 애"가 이 모든 걸 뛰어넘을 거야... 라는 스토리가 모두에게 있는 것 같았다.


오늘도 한 선수의 부모의 인터뷰까지 개입된 아귀다툼을 보다가... 이 선수 팬들은 이 선수 팬대로 얼마나 절박하고, 또한 얼마나 자신들끼리의 또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왔을까 싶었다.

내 선수 이야기가 아름다우려면, 다른 선수들의 이야기도 아름답다는 걸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행동은 옳아 보이고 싫어하는 사람의 행동은 그른 것으로 보인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좋고 싫음의 문제가 항상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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