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모님 휴대폰을 바꿔드리면
"아이구, 내가 그런 것까지 뭐 필요하냐..난 지금 쓰던 것만으로도 충분허다~~~"
이러시던 분들이, 새 스마트폰으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좋아라 하신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이런 생각이 들 만큼.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나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었다.
오랫동안 옛 폰을 쓰면서 모든 게 다 귀찮아서, 별 필요가 없어서 안 바꿨는데...
막상 새 폰으로 바꿔서 화면이 커지고 나니, 휴대폰 배경화면이 보기 좋아서 정말 자주 바꾼다.
이 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휴대폰 배경 화면을 지정하면, 특정 부분만 확대되어 그 사진이 새로운 각도로 자세히 보이게 되는데, 자세히 안 보이던 것들도 잘 보이게 된다.
2008년에, 커다란 집 2층에 살다가
아래층 집주인마저 이사 나가고 혼자 밤이 너무 무서워서 아예 밤을 새던 날...새벽 5시 넘어서 찍은 동쪽 하늘 사진이다. 우리집 2층 베란다에서 그냥 보이던 풍경. 묘하게도 이날 이후로는 이쪽 풍경이 눈에 들어온 적이 없지만.
세탁기 돌리러 나가면 늘 보는 각도이지만, 그 뒤로 새벽에 이 풍경을 볼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세탁기 돌리러 나가면 늘 보는 각도이지만, 그 뒤로 새벽에 이 풍경을 볼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엔 폰 배경을 뭘로 바꿀까...하고 클라우드를 뒤져보다가 이 사진을 찾아내고 바꿔보았다.
동 터오는 붉은 하늘 위에 푸른 하늘,
그리고 그 사이에 핑크색이 희미하게 스며있는 게 보기 좋다.
(색깔 쓸 때 영어 단어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핑크만은 분홍보다 더 자주 쓰게 된다)
사진을 전체적으로 볼 때는 크게 푸른빛과 주황색 정도만 눈에 들어왔는데...
그냥 지나쳤을 사진 한 장이 또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게 휴대폰 배경화면의 매력인 듯.
지금 떠올려 보니, 저 풍경이 보이던 베란다 남쪽 방향으로는 대초원(??)이 펼쳐져 있었는데, 거기는 왜 사진 찍어놓을 생각을 한 번도 못했는지 ..아쉽다. 다시 못 볼 풍경일 텐데. 누구든 여행이나 가야 사진을 더 찍게 되지, 자기집 근처는 잘 안 찍기 때문인 것 같다. 살면서는 다시 못 볼 풍경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했지. 물론 내 머리 속에는 남아 닜지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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