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를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정말 여러 번 읽었다.
이젠 왜 좋아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어릴 때 읽었던 책의 '구닥다리' 한국어 번역 버전은 아직도 내 머리 속에 많이 남아 있었다. 영어 버전을 읽어도 몇몇 부분은 그 옛 말투가 자동으로 번역되어 떠오른다. (예 - "오오, 제인! 당신의 그 눈빛은 나를 고문하는구료!)
영어 버전은 2000년 이후로 완독은 두어 번 한 걸로 기억하는데, 가끔 부분부분 다시 읽기도 한다. 지금도 책을 펼쳐보면 내가 각각 다른 시기에 읽고 줄치고 날짜를 표시해 놓은 것이 있다.
며칠 전에 갑자기 생각나는 부분이 있어서 책의 volume 3부터만 다시 읽고 있는데, (volume 1,2,3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 한국 드라마 줄거리를 여러 번 접하다 이 소설을 다시 읽으니, 수많은 막장 드라마의 원형같기도 하다. 👻
그리고 처음 읽었을 때는 당연히 내가 제인 에어보다 어렸지만, 지금은 로체스터보다도 나이가 많다 보니
읽다 보면 " 아니 이 남자가 지금 어린 애가 자기에게 끌리는 거 다 보이니 알고 저러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그는 제인 에어를 찬양하기 위해 많은 다른 여성들은 형편없다고 끌어내리며 도구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도,
여러 번 다시 읽을수록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로체스터가 제인 에어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다. "너는 이런 사람이야" 이런 식의...
소설 독자에게 그 둘이 얼마나 서로를 내면적으로 사랑하는지 설명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지, 솔직히 눈 앞에서 남자가 나의 특질에 대해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얘기하고 칭찬해주면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나 싶고, 좀 웃길 것 같지만....
아무튼 로체스터가 본인이 제인에게 느낀 매력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는 부분이 소설 속에 종종 나온다.
로체스터가 운세 봐주는 집시 역할을 하면서 제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and that brow professes to say, - "I can live alone, if self-respect and circumstances requires me so to do. I need not sell my soul to buy bliss. I have an inward treasure, born with me, which can keep me alive if all extraneous delights should be withheld; or offered only at a price I cannot afford to give."
처음 만났을 때부터 미묘했던 여자, 제인의 미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you watched me, and now and then smiled at me with a simple yet sagacious grace I cannot describe."
특히 한 사람을 설명할 때 sagacious grace라는 표현이 맘에 든다.
sagacious:
of keen and farsighted penetration and judgment : discerning.
acutely insightful and 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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