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RG 가장 좋았던 자리



롤랑가로스의 인기 경기 표 예매할 때,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를 고를 '사치'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없다. (내가 수십만원짜리 표는 안 사봐서 그런 카테고리 내에서는 자리를 좀 고를 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초를 다투는 '공식 예매일' 때는 그저 category 정도만 고를 수 있을 뿐 그냥 좌석번호가 정해져서 나왔었고, 그다음부터 resale로 나올 때는 그냥 띄엄띄엄 한 개씩 나온 자리들 중에서 좌석 방향 정도를 골라잡을 뿐이다. 그래서 경기장에 가보면 외로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 왔니?"

긴장감이 느슨한 대회 초반, 혹은 대회 중반에도 유명 선수 경기가 없는 날에는 
물론 남는 자리가 우수수 생겨 그나마 선택의 여지가 있다.

표를 총 11장 예매했었지만 그중 6장은 결국 되팔았고
내 체류 기간내 경기를 볼 수 있었던 10일 중에 5일만 경기장에 갔다. 어차피 그랜드슬램 대회는 선수들에게 하루씩 휴식 시간을 부여하므로, 선호 선수가 있다고 해도 매일 경기장에 가진 않는다.

그 5번의 방문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자리는 (물론 나는 가장 비싼 category 1/Gold 좌석은 근처에도 못 가봐서 비교 불가 ㅎㅎ) 8강전 day session 자리였다.





한국 시간 5월 5일 새벽... 유럽 사람들도 잠자리에 들 시간에 홀연히 resale로 나타난 8강 표☆. 8강 이상의 표는 resale로 거의 안 나왔는데 운좋게 살 수 있었다. 아마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사람들도 잠들 시간대라 경쟁이 덜 했던 듯.

꼭대기에서 두번째 자리인 category 3였지만 135,441원에 구입. Day session이라 총 3경기를 볼 수 있는 티켓이다.

사정상 마지막 매치인 알카라스 : 즈베레프 경기만 2세트부터 볼 수 있었지만 절대 돈 아깝단 생각은 나지 않았던 재미있는 경기였고 거의 중앙에 위치한 자리라서 선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으로는 선수가 개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기 잘 볼 수 있음. 어쨌든 이 8강전날은 롤랑가로스 구역 안에라도 꼭 진입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그런 야외 작은 코트 입장권만 사도 51,600원 정도가 든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3경기 볼 수 있는 표로 1경기만 본 거 낭비였나 싶지만 뭐, 51,600원짜리 롤랑가로스 야외 입장권에 8만원 더 내고 1경기 본 셈 치지 뭐. 

이날보다 돈을 좀 더 투자해서 category 2 좌석에도 두 번 갔지만 category 3인 여기가 가장 잘 보였다. 여기서 결승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결승 때는 이와 비슷한 높이에서 우측으로 더 이동한 자리였는데, 안타깝게도 각도상 매치 포인트가 in인지 out인지도 잘 몰랐던 자리였다. 사람들 함성으로 우승을 알았을 뿐. 
8강전 때 앉았던 이 자리에서 결승을 봤으면 매치포인트 볼이 라인 안에 딱 떨어지는 거 잘 보여서 더 감동했을 듯.



이 경기는 오후 8시를 넘겨서 끝났고 그 다음에 예정된 경기는 나달 : 조코비치 night session. 
나에게 나이트 세션 경기 표는 없었으므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내 뒷자리에 그냥 남아있던 카메라맨에게 말을 걸고 싶었을 정도로 아쉬웠다. '여기 그냥 남아있을 수 있으시다니 부럽네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도 스태프인 척 거기 끼여있고 싶었다. 🤗

하지만 서둘러 호텔 돌아와 근처 마켓에서 맥주 두 캔을 사고, 친구가 빌려준 아마존 프라임 아이디로 나달 : 조코비치 경기를 봤다. 그 친구가 없었으면 나는 파리까지 날아와서 나달 : 조코비치 경기를 중계로도 못 보는 참사를 겪었을 뻔 ㅎㅎ 프랑스 공중파(?)는 데이 세션만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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