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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개막을 앞둔 롤랑가로스.


⬆️Twitter @EleanorcrooksPA 사진



롤랑가로스 제2코트인 수잔 렁글렌 코트에도 올해는 지붕(retractable roof)이 생겼구나. 난 다행히(?) 지붕이 생기기 전 마지막 해에 가볼 수 있었네.






올해까지도 "너의 좌석에선 이런 각도로 경기장이 보일 것"이라며 표를 팔았지만 위 사진을 보니 이제 2023년부터는 이렇게 하늘이 열린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더 알아보니 사용은 롤랑가로스+올림픽까지 열리는 내년부터라고 한다. 아직 공사중이라 홍보는 안 했나보다.) 

롤랑가로스에서 유명 선수 최고의 경기는 모두 15000석 규모의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리지만, 그 다음 10000석 규모의 수잔 렁글렌 코트에서도 역시 유명 선수 경기가 배정 되고 표 한 장으로 총 4경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수잔 렁글렌 코트 표도 구하기 쉽지 않다. (필립 샤트리에는 주간 3경기 관람/ 야간 경기 1경기 관람 표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경쟁이 너무 치열한 올해와 달리 작년에는 메인 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 표는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수잔 렁글렌 코트 표는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에 한 장도 구할 수 없었다. 10000명 안에 들어야 하는 것이니, 15000명 경쟁보다 더 힘들어서 그런가?!?!

하지만 프랑스 도착 후 경기 전날 가까스로 리세일 표를 구할 수 있었고, 경험 차원에서 꼭 가보고 싶었기에 표를 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여자 단식 경기 1 - 남자 단식 경기 1 - 여자 단식 경기 2 - 남자 단식 경기 2 순서로 모두 4경기를 볼 수 있는 표였지만 호텔을 옮기고 난 뒤 출발해서 오후에야 도착하니, 남자 단식 첫번째 경기가 이미 끝나 아쉬웠다. 수잔 렁글렌 코트는 첫 방문이라, 어딘지 몰라 빙빙 돌다가 잘못된 입구를 찾아 "그냥 선수 인터뷰만 보고 싶은데 여기로 잠깐만 들어가면 안 돼요?" 했다가 단칼에 거절 당함. 😥 (당연함) 입장권에는 출입구 번호가 써있는데 그 출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다. 생각보다 경기가 일찍 끝나 그 선수 얼굴만이라도 잠깐 보고 싶었는데, 내맘대로 아무 입구나 뚫고 들어갈 순 없었다.






마침내 들어가서 앉은 수잔 렁글렌 코트.
일기 예보로는 20도 정도 밖에 안됐는데 타들어가는 줄 알았다. 햇살 아래 노곤노곤 졸리기까지 했다. 오전에 뤽성부르 공원을 산책하고 온 뒤였는데, 너무 피곤해서 앞으로는 테니스를 보든가, 관광을 하든가 하루에 한 가지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맨 위에 올린, 올해 방문하신 분 사진을 보니 작년에 내가 앉았던 자리는 공사 후에도 여전히 햇빛에 타들어갈 것 같은 자리지만 특정 방향쪽 자리에는 영구적인 그늘이 생겼다. 

작년에는 해 🌞의 방향 변화에 따라 내가 앉은 자리가 좀 견딜 만해지니까 다른 쪽으로 해가 내리쬐기 시작하는 걸 봤는데..






이제 저쪽 자리에 상단에는 retractable roof가 생겨 늘 그늘 아래 있게 됐다.
실제 대회가 시작하고 중계 화면을 보니,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는 오후 시간에는 코트 전체에 그늘이 늘어져서 완전히 어두워졌다. (작년에⬆️ 내가 사진을 찍은 시간은 오후 7시인데 관중석 구조의 그림자가 반쯤 늘어져서 경기장이 그리 어둡지 않지만, 올해는 중계 화면을 보니⬇️ 오전 11시에는 뜨는 해 그림자가 반, 오후 5시에는 지는 해 그림자가 코트 전체를 덮어서 코트가 매우 어두워보였다.)





작년에 내가 구입했었던 필립 샤트리에 코트의 category 3 꼭대기 좌석도 지붕의 영구적인 그늘에 가려 햇빛이 항상 들지 않는 곳이었다. 



필립 샤트리에 꼭대기층 view 예측도




필립 샤트리에는 2020년에 지붕이 생긴 이후인 2022년에야 난 처음으로 가보게 됐기 때문에, '지붕 없는 필립 샤트리에'는 영영 경험할 수 없는 것이 됐지만 그래도 수잔 렁글렌 코트는 지붕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언젠가는...) 비교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구하기 어려운 표였는데 작년 5월 29일경?? 리세일에 내놓으신 분에게 새삼 감사하네 ㅎㅎ


그랜드 슬램 4개 대회는 모두 최소 14,820석 이상의 메인 코트를 가지고 있고 최소 10,000석 이상 규모의 제2 코트가 있는데, 2022년 기준으로 수잔 렁글렌 코트를 제외한 모든 호주/영국/미국의 모든 1,2 코트 7곳에는 열고 닫을 수 있는 지붕이 있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수잔 렁글렌까지 지붕을 갖게 되는데, 그 지붕이 생기기 전 마지막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대자연을 거스르는, 우천 취소를 막는 현대 기술이 들어오기 전 
마지막 남은 '고전적' 그랜드 슬램 대형 코트에 앉아볼 수 있었던 셈. 
내리쬐는 뙤약볕 덕에 노곤노곤 마취되어 스포츠 경기장에 앉아서도 꾸벅꾸벅 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기도... 😎




망설여지는 이유



경기 무게감에 비해 의외로 롤랑가로스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었던 표는 둘째주 목요일, 여자 4강전 두 경기 표다.

나는 작년에도 이 표를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에 구했었고(하지만 베르사이유 일정으로 인해 경기 하루 전 되팔았다), 너무너무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올해에도 리세일이 시작되자마자 이 여자 4강전 표가 1장 나왔다. 일단 덥석 장바구니에 넣었지만, 내가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장바구니를 비웠다. 수수료 4유로를 제외하고 환불해주던 작년과는 달리, 표값의 10%를 제하고 환불해주기 때문에 금전적 손해를 봐가며 못 갈 경기를 그냥 호기심에 사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작년과는 달리 리세일 표가 절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살 수 있었을 때 일단 사두고 누군가에게 팔아넘기는 표 장사를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안 든 건 아니다. ☺😹) 


총 5세트 경기로 진행되는 남자 4강전은 경기 두 개를 분리해서 따로 팔지만, 3세트 경기인 여자 4강전은 그 앞에 붙어 있는 복식 경기까지 포함해서 3경기를 모두 볼 수 있는 표를 판다.

남자 4강전 경기는 팽팽한 명경기가 꽤 나오는 편인데, 여자 4강전은 의외로 심심한 경우가 많다. 쟁쟁한 선수들이 올라오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존재하는 실력 차. 심지어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마저 실력 차를 보이며 55분만에 종료되는, 그런 일이 발생한다. 






작년 롤랑가로스 여자 4강전 두 경기 스코어.
어쩔 수 없는 실력 차를 보이는 스코어가 나왔다.
두 경기 합계 경기 시간이 2시간 32분으로, 다음날 2세트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한 나달의 남자 4강전 3시간 13분보다 짧다. 

사실 이 정도면 멀리서 비싼 돈 주고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본전'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해당 경기를 하는 선수의 원래 팬이라서 한 번이라도 실제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경기가 박진감이 있어야 현장에 있는 보람이 있는데, 6:3 정도도 아니고 6:1 스코어가 계속 나오면 한쪽 선수가 마냥 안쓰럽게 느껴지고 🥺 경기는 느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마드리드오픈 여자 4강전도 마찬가지. 두 경기 합계 시간 2시간 44분. 솔직히 경기장에 앉아있으면 힘이 안 났을 것 같다. 애초에 Swiatek의 기량이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도 있지만, 몇몇 다른 대회에선 무명 선수가 4강까지 오게 되면 그렇게 오기까지 너무 힘을 썼기 때문에 4강에서 아무 것도 못해보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여자 4강전 표는 그렇게 구하기가 쉬웠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표 구입 경쟁이 너무너무 치열한 올해조차 리세일 표가 나왔었으니...



2023년은 유난히 롤랑가로스 표 구하기가 어려운데, 둘째주 목요일, 여자 4강전 날은 신기할 정도로 항상 표가 있다. 물론 메인 경기장은 아니고 야외코트 입장권만 남은 건데, 다른 날짜는 그마저도 모두 매진인데 여자 4강전날은 입장권이 남아 있다.

이 야외코트 입장권만으로도 대회 초반에는 즐길 경기가 많기에 일찍 매진이 되었지만,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야외코트에서 볼 수 있는 경기는 주니어/복식 경기 정도이다. 대회 막판이라 야외코트 경기도 인기가 없는데다가 여자 준결승에 대한 기대치도 그리 높지 않아서 늘 이렇게 표가 남나 보다.

한편으론, 나 역시 테니스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라
돈의 가치를 따져가며 짜릿함만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든다. 🤑












一场被预设的奇迹

 


과연... 나달이 예전처럼 팔팔 뛰어다닐 수 있을까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요즘,

내가 파리에 가서 정말로 봤어야 했던 경기는 16강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구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구할 수도 있었던 표.



결국은 파리까지 와서 호텔에서 TV로 본 16강전.

 


물론 훨씬 더 무게감 있는 경기인 4강전 - 결승전을 직관하는 행운은 가졌으나, '행복감'은 느꼈지만 뭔가 경기 후 '짜릿함'은 결국 느끼지 못했다.

4강전 1세트는 최고의 승부 중 하나였지만 상대 선수의 큰 부상으로 2세트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종료되었고, 그 2세트에서 나달의 경기력은 오락가락했다. 심지어 그날은 나달의 생일이어서 경기장에서 관중들과 생일 축하를 하는 체험까지 잔뜩 기대하고 경기장에 갔었지만, 목발을 짚고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대 선수는 생각보다도 더 내 맘을 아프게 했고 아무도 생일 축하 따위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승전은 전력 차이가 커서 - 한쪽 드로에 우승 후보 4명이 다 몰려있었으니... 반대 드로에서 결승전에 온 선수는 [상대적인] 약체, Ruud 미안👋🏻 -  사실 긴장감은 덜 했다. 

나달-조코비치 8강전 나이트 세션 표는 뭐 애초에 못 구할 표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거고, 적어도 16강전은 봤어야 해.


롤랑가로스 표는 3월과 5월에 공식 예매가 열리는데, 16강전 입장권에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만 걸려라' 하고 5-6장 정도를 미리 몽땅 구입 해놓기란 어렵다. (구입 장수 제한도 있다) 그리고 16강전은 나중에 resale 표로도 잘 안 나왔다. 표를 구입하는 5월 초에는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대회 개막 뒤 월수금일 경기를 하게 될 지, 화목토월 경기를 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미리 살 때는 운을 믿고 사두는 수 밖에.

16강전 경기는 second week 일요일-월요일에 걸쳐서 열리게 되는데, 장소도 메인 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 그보다 작은 수잔 렁글렌 코트 두 개로 나뉘어진다. (8강전부터는 그나마 필립 샤트리에에서만 열려서 경우의 수는 줄어든다) 필립 샤트리에 코트는 그마저도 데이 세션 - 나이트 세션이 나뉘게 되므로, 16강전이 벌어질 장소/시간 경우의 수가 여러 가지가 된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데이 세션에 경기할 지, 나이트 세션에 경기할 지는 그 경기 전날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

그래서 결국 16강전(=4회전) 표는 유일하게 손에 넣지 못한 채 출발했고 (3회전 2장, 8강전 데이 세션, 4강전, 결승전 표는 이미 가진 채로 출국) 16강전 전날인 토요일 오후에야 나달의 일요일 경기는 필립 샤트리에 코트 데이 세션으로 배정되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터 갖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계속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엄청난 경쟁에 밀려 당최 나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선수에 비해 팬층이 있는 조코비치 경기가 같은 날 수잔 렁글렌 코트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조코비치 팬들이 미리 사뒀던 필립 샤트리에 표를 내놓아서 빈 자리가 나오는 것으로 짐작했다.  

표가 아예 안 보이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말겠는데, 빈 자리는 하나씩 나오는데 그 다음 단계인 좌석 지정 단계로 넘어가면 "이미 팔렸습니다" 같은 문구만 나왔다. 표를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새로고침을 하다 보면 빈 자리 한 개씩은 계속 보였다. 하지만 늘 내 화면 터치는 늦었다. 스마트폰보다는 PC로 하는 걸 권장한다고 하던데, 호텔의 고물 PC 역시 너무 느렸고 공용 컴퓨터에서 저지르는 범죄 예방용??인지... 할 수 있는 게 너무 제한되어 있었다. 

경기 스케줄이 발표된 시간엔 한국은 이미 늦은 밤이었기에 결국 프랑스에 사는 친구에게 PC로 해달라고 부탁을 해봤지만, 그 친구도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간 터라 시간을 많이 뺏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착한 친구가 10여 분은 매달려줬다.) 이미 구입한 결승전 표보다 더 비싼 자리를 구입할 각오도 했지만 자리가 나와야 말이지...🙇

몇 번이나 도전한 끝에 경기 당일 아침, 롤랑 가로스 구역 내에 입장할 수 있는 38유로 짜리 입장권은 겨우겨우 손에 넣었으나... (약 51,600원), 그날이 내가 파리에 체류한 날 중에 가장 쌀쌀한 날씨였고, 추운 날 스타디엄에 들어가 앉지 못하고 외부 구역만 혼자 떠돌면 너무 우울할 것 같아 결국 resale로 다시 내놓고 가지 않았다. 나~중에 수수료 4유로를 빼고 34유로만 환불되는데, 씨티카드가 1유로 = 1309원이라는 본 적도 없는 최저 환율을 적용해서 적게 환불해줘서 열만 더 받게 됐다.👺 표를 구입할 때 병행해서 사용했던 다른 카드사는 환불 당시 더 올라있던 환율을 적용해서 더 많이 환불해줬는데 씨티카드는 대체 무슨 계산법인지 모르겠다.  


원하던 4강전, 결승 다 보고 행복하게 마무리 된 여행이었지만

'짜릿한' 경기는 현장에서 결국 못 본 게 아쉽다. 특히나 롤랑가로스 이후로 나달의 경기력은 여기저기 헤매는 중이라...



파리 도착 1주일 넘게 TV로만 나달 경기를 봄



몇 시간을 폰을 붙잡고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내 것이 되지 않았던 16강전 입장권... 그 표가 만약 최종 단계까지 가서 구입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짜릿했을까 싶지만, '16강전 표 짜릿하게 구할래? 나달이 우승하는 거 볼래?' 하면 당연히 후자가 낫지 ㅎㅎㅎ.

작년에 그 자리에서 은퇴하는 걸 지켜볼 마음이 있었을 정도로, 우승하는 것까지 보고 온 마당에 더 이상 미련 없이 후련해졌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너무 폼이 확 꺾여 화끈한 경기가 없으니 미련이 다시 스멀스멀 자라난다. 33살 쯤이면 당연히 은퇴할 줄 알았던, 곧 37살 선수에게 뭘 또 기대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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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에 벌어진 일이긴 했지만 인터넷 환경이 빠른 한국에 이런 '광클' 나 대신 해달라고 부탁해 볼 친구 하나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이 날이 더 떠올랐다. 




 



 


드라마같은 순간




싫증이 빨라서😁 폰 배경화면을 거의 매일 바꾸고 있는데, 그래서 사진첩을 훑다가 사진 찍은 지 4개월 만에 알았다.

2022 롤랑가로스 결승전은 진짜 하늘이 도운 날이었다는 것을.

결승전 전날, 다음날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었다.
나달이 롤랑가로스에서 힘겹게 넘긴 경기는 대부분 비가 오는 축축한 날씨였다. 바로 전날 준결승에서도 비가 많이 와서 지붕을 닫고 경기하는 바람에 양쪽 선수가 땀을 줄줄 흘려가며 힘든 경기를 했다. 심지어 익숙치 않은 경기장 상태로 인한 피로도때문이었을까...다른 선수의 부상으로 준결승이 2세트만에 끝나버리기도 했고. (경기 끝나고 나오니 파란 하늘이 펼쳐짐) 

⬇️ 결승 경기 당일 일요일 오전에 프랑스에 사는 친구가 보내줬던 현지 일기 예보.(카톡 기록된 한국 시간 오후 3:10 ->  프랑스 시간 오전 8:10) 





일요일 결승 시작 시간인 오후 3시를 전후로 뇌우 예보까지 있었다. 🌩😥 내가 보던 날씨앱에도 'thunderstorm'이라는 말이 떠서 '대체 화창한 6월에 그것도 결승전에 이게 뭔 난리야?'라는 식의 생각을 했던 게 어슴푸레 기억 난다.


남자 결승전 전날 토요일 경기에서 우승했던 이가 슈비온텍의 일요일 낮 트로피 샷.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듯한 하늘.





경기 시작 전 오후 2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 바깥 상황...
저건 분명 비구름인데 😬






제발 비가 안 오기를, 지붕 닫지 않게 되기를 바람.





그동안 사진을 찬찬히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오늘 다시 보니, 경기 시작 전 결승날에만 있는 무용 공연(2시 50분)까지만 해도 흐렸던 날씨에서...





3시 3분, 선수들 등장과 함께 반짝반짝. 갑자기 해가 나왔다가 사라짐.
해가 나왔다가 사라지는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냐면, 해가 없을 때는 코트 안에 서있는 사람들 그림자가 없지만 해가 구름을 제치고 나오면 그림자가 생기는 걸로 알 수 있다.

이제야 내가 찍은 동영상의 시간을 확인하니 현지 시간 오후 3시 6분에 찍은 영상에도 그림자가 없는데, 오후 3시 10분, 나달의 경력(?) 소개와 함께 다시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선수 소개가 끝나고 1세트에는 다시 구름이 끼긴 했지만 2세트부터는 나달의 공 바운드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반짝이는 날씨가 계속되었고, 대회 우승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

정말 하늘이 도운 하루.
뒤늦게 타이밍이 이 정도로 극적이었던 것을 발견하면서, 혼자 감동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어렵게 떠난 여정이었는데 그날 마치 누군가가 내가 행복하도록 도와준 것처럼 느껴져서.
드라마 내용 중에...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갔다가 뒤늦게 매 순간순간마다 타인의 도움이 있었다는 걸 발견하고 주인공이 감동해서 우는 걸 많이 봐서 그런가, 나도 홀로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결승 끝나고 호텔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오후 7시 넘어서 그제야 예보대로 강한 비가 후두둑 쏟아짐.






요즘... 종교라는 게 별 건가 하는 생각도 한다.
어떤 우연에 의해 내가 행운을 찾으면, 인과 관계가 없는 그 시간과 그 조화에 인과 관계가 있었다고 믿어버리는 것. 절대자를 믿지 않는 내가, 경기 시작 직전에 해가 났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무엇인지 모를 존재에 감사하게 된다는 것. 
그 테두리 바깥 사람이 보기에는 그 믿음이 '이게 뭔소리야?'싶게 매우 의문스럽다는 것 :) 


사실 남자 결승전 전날 - 여자 결승 때도 경기가 무사히 종료된 뒤에 갑자기 비가 쏟아져, 딱히 남자 결승전에 참석한 사람만이 겪었던 행운이 아닌데도 말이다. 




롤랑가로스 14회 우승을 기록한 태양왕(Le Roi de Soleil) 라파 14세.
으흐흐







같은 자리에 앉았지만 재력의 차이를 느꼈을 때.



정말 '하늘이 주신 기회'로 대기 시간 거의 없이 수천명 순서를 뚫고 들어가 예매에 성공했던 롤랑가로스 결승전.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낡은 폰으로 대기 순서가 뚫렸는지는 의문이다. ✌

가장 저렴한 category 3을 구입하니 맨꼭대기 자리였다. 입장해보니 내 좌측에는 중노년쯤으로 짐작되는 커플이 앉았었고, 우측 사람은 이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상식이 끝나도 계속 남아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비해서 경기 종료 후 엄청 일찍 나가버린 것만 기억난다. 희미하게 남자로 기억되는데 그것조차 확실치는 않고, 그 옆에는 RAFA가 써진 티셔츠를 입고 혼자 온 처자가 있어서 경기 종료 후 가벼운 축하를 나누다가 시상식이 끝나갈 때쯤 서로의 인생 사진을 남겨주고 헤어졌다. 얼굴 들어간 사진 남기는 걸 주저했던 나를 사진 찍도록 부추겼던 그분, 지금 생각하니 새삼 고맙다. 






내가 앉은 쪽의 반대편에는 VIP석이나 기자석, 방송 중계 부스 등이 보였다. 파란 원 안에 중계석이 있다. 그래서 시상식도 저쪽 방향을 향해 진행되기 때문에 내 쪽에서는 우승자 뒷모습 밖에 안 보인다. 😰
중계석을 찍으려던 것은 아니고, 경기장 상단 롤랑가로스 로고를 남겨놓으려고 내 갤럭시 저가 기종 폰 카메라 줌으로 당겨서 찍었더니 결과물은 이 정도.






그런데...
내옆의 아줌마는 본인 폰으로 줌을 당겨 저 중계석에 앉은 사람들의 얼굴을 식별하고 계신 거 아닌가 👀 

나도 흘끔흘끔 그 아줌마의 폰 화면을 훔쳐보면서 기술력에 감탄했다. 이렇게 큰 경기장의 반대편에 앉은 사람 얼굴이 보이다니😲. 롤랑가로스 메인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는 스포츠 스타디엄으로서는 수용 인원이 그렇게 많은 곳이 아니지만, 테니스 코트로서는 선수들 뒷공간이 가장 넓은, 세로로 긴 코트 중 하나로 알려진 큰 경기장이다. 놀람과 동시에 같은 꼭대기자리에서 빈부격차를 느꼈다 🤣. 나는 저런 폰 언제 사보지? 난 대부분 출시 2년 정도 지난 모델만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써왔으니...


1세트가 끝난 시점이었나... 경기장 한 켠에 자리잡은 관악단이 어떤 노래 연주를 시작했고 옆자리 그 커플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가사가... 예를 들면 española ~ española~ 이런 식으로 스페인어임이 확실한 노래였다. '이 옆사람들은 스페인 사람들인가?!?' 그러면서 나는 오후 3시가 되도록 점심을 먹지 못해 매점에서 사둔 샌드위치를 베어물었고, 말 한마디 없던 옆자리 아줌마가 갑자기 Bon Appétit 라고 하신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황했는데 내 입에서는 갑자기 "Gracias~" 가 먼저 튀어나왔다. 그리고 우물쭈물 "thank you"라고 했다. 그분에게 내 답인사는 접수가 안 되는 듯 했다. 스페인 사람은 아닌가봐. 난 그저 우물거리는 무례한 사람, 혹은 대화하기 싫어하는 동양인 됨.ㅎㅎ gracias 정도를 모를 것 같지는 않지만 아마 파리에 있는 동양인 입에서 thank you도 아니고 merci도 아니고 제3의 언어가 튀어나온다고 기대를 안 했으면 들리지도 않았을 듯했다. gracias했을 때 반응이 '으응?' 정도라서... 
그냥 merci하면 되는데 왜 gracias 먼저 나왔는지? ㅋㅋ 스페인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면서.

아무튼, zoom 기능이 엄청 향상된 최신폰 이야기를 보다가 갑자기 이날의 일화들이 떠올라 끄적여보았다.






또 사라진 기억을 끌어오기



기껏 17시간 (경유) 비행기 타고 현지로 날아가서
호텔방에서 봐야 했던 또 하나의 경기는 나달 : 조코비치 8강전. 많은 팬들이 이번 대회 최고 경기로 꼽는 경기지만 나에게 강렬한 기억은 없고 희미한 장면들만 머리 속에 남아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밤새워 새벽 경기를 잘 보는데, 오히려 파리 현지에서 밤 11시 -12시가 되니 졸리기 시작해서 몽롱~해졌다. 이상한 일이야... 

프랑스 공중파(?) 방송사는 롤랑가로스 낮 경기만 중계하고 밤 경기는 정규 방송을 하는 탓에 😔 친구가 빌려준 아이디로 아마존 프라임 작은 화면으로 봐야 했고, 맥주는 두 캔을 사놨는데 맥주 한 캔에 이미 살짝 취했었다. 술 때문에 졸렸던 것은 아님. 나는 술을 마시면 오히려 잠을 못자는 스타일이라서... 나는 탄수화물의 힘으로 (?) 술을 먹는 편인데 (예: 쌀밥을 미리 먹고 술을 마시면 덜 취한다) 그날은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속에 맥주를 마셔서 그런가, 유난히 정신이 맑진 않았던 것 같다. 맑지 않은 정신으로 응원해서 조코비치에게 2세트를 넘겨준 거라고 굳게 믿고 🤣😂 3세트부터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냉장고가 없는 3성 호텔이라, 두번째 캔은 화장실 세면대에 물을 받고 넣어놨었나.. 뭐 그랬던 거 같다. ㅋㅋ

매우 긴장하면서 되도 않는 스페인어로 tú puedes 이런 거 주절대고 있었고, 최근에 마드리드오픈 중계보다가 관중들이 어린 알카라스에게 해주던 응원 "Sí se puede! Sí se puede!" ( yes you can)를 배워서, 위기때마다 그것도 주절주절 했던 것도 같다. 

이 경기가 끝나고 20여일이 지나도록 잊고 있었는데, 지금 되새겨 보니 짜릿한 샷이 나온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거나 박수를 치기도 해서 한밤중에 옆방 사람한테 이래도 괜찮은가 걱정했었던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그날 묵었던 호텔 구조가 약간 특이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한쪽에 문이 하나 있었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내 방과 내 옆방이 나왔다. 굉장히 작은 호텔인데도 이중문이 있던 방 두 개.






이렇게 102 103 두 방만을 위한 문이 따로 있는 구조여서, 괜히 옆방이 무슨 공동체(?)처럼 느껴지면서 내가 내는 소리가 더 잘 들리지나 않을지 걱정했던 거 같다. 하지만 뭐 항의 같은 건 없었다. 슬그머니 '옆방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던 듯 하다. 옆방은 내내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것 같기도 했지만 출입문 여닫는 소리가 났기 때문에 누군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는 마침내 승리로 끝났고, 나의 마음 고생도 끝났다. 나는 4강전 1*2경기 모두 & 결승전 표를 사뒀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 나달 경기는 어디에 배정되든 무조건 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는 발이 아픈 나달이 대회 중간 탈락할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나달 경기 표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나달 : 즈베레프 경기가 준결승 제1경기로 배정되고 나서, 미리 사둔 제2경기 표를 resale로 넘길 때 엄청 긴장했다. 혹시라도 내가 뭔가를 착각해서 제1경기를 resale로 넘기게 될까봐. 🙄 그러고 나면 절대 다시 구할 수 없지👻. 몇 번이나 확인해도 이상하리만치 안심이 안 되어서 '일단 내일 제1경기 들어가서 무사히 자리에 착석한 다음에 제2경기를 리세일로 내놓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뭐, 결국 마음 단단히 잡고 무사히 리세일로 잘 팔긴 했다. 




승리 확정 후 관중에게 인사하는 나달



아마존 프라임 생중계는 화면 캡처가 가능했는데
경기가 종료된 뒤 '다시 보기' 할 때는 화면 캡처가 되지 않았다. 위 화면은 생중계 때 캡처한 것.

프랑스 시간으로는 새벽 1시에 끝났지만, 서울은 아침이 되었기에 한국의 친구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는 톡을 좀 하고, 남은 맥주 반 캔을 더 비우고, 트위터의 테니스 관련 반응을 체크하고... 파리에 온 이래로 가장 늦은 시간에 잠들었다.

이 경기를 통해 나달도 테니스 커리어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길목을 닦았지만
나의 파리 여행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에서 벗어나 행복 모드로 접어드는....

정말 초조한 가운데에서도 잠도 쏟아지고 ... 현지에서 보는 게 더 졸렸던 기묘한 경험이었는데,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기록을 남겨놓는다. 지금은 이만큼이라도 기억나지만, 몇 년이 지나 이 글을 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어??' 하는 일이 더 많기 때문에.
하지만 내가 여기 쓴 내용 중에도 이미 기억의 조작이 있을지 모르겠다. 꿈과 이상과 현실이 뒤죽박죽되어서?!? 



2022 RG 가장 좋았던 자리



롤랑가로스의 인기 경기 표 예매할 때,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를 고를 '사치'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없다. (내가 수십만원짜리 표는 안 사봐서 그런 카테고리 내에서는 자리를 좀 고를 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초를 다투는 '공식 예매일' 때는 그저 category 정도만 고를 수 있을 뿐 그냥 좌석번호가 정해져서 나왔었고, 그다음부터 resale로 나올 때는 그냥 띄엄띄엄 한 개씩 나온 자리들 중에서 좌석 방향 정도를 골라잡을 뿐이다. 그래서 경기장에 가보면 외로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 왔니?"

긴장감이 느슨한 대회 초반, 혹은 대회 중반에도 유명 선수 경기가 없는 날에는 
물론 남는 자리가 우수수 생겨 그나마 선택의 여지가 있다.

표를 총 11장 예매했었지만 그중 6장은 결국 되팔았고
내 체류 기간내 경기를 볼 수 있었던 10일 중에 5일만 경기장에 갔다. 어차피 그랜드슬램 대회는 선수들에게 하루씩 휴식 시간을 부여하므로, 선호 선수가 있다고 해도 매일 경기장에 가진 않는다.

그 5번의 방문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자리는 (물론 나는 가장 비싼 category 1/Gold 좌석은 근처에도 못 가봐서 비교 불가 ㅎㅎ) 8강전 day session 자리였다.





한국 시간 5월 5일 새벽... 유럽 사람들도 잠자리에 들 시간에 홀연히 resale로 나타난 8강 표☆. 8강 이상의 표는 resale로 거의 안 나왔는데 운좋게 살 수 있었다. 아마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사람들도 잠들 시간대라 경쟁이 덜 했던 듯.

꼭대기에서 두번째 자리인 category 3였지만 135,441원에 구입. Day session이라 총 3경기를 볼 수 있는 티켓이다.

사정상 마지막 매치인 알카라스 : 즈베레프 경기만 2세트부터 볼 수 있었지만 절대 돈 아깝단 생각은 나지 않았던 재미있는 경기였고 거의 중앙에 위치한 자리라서 선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으로는 선수가 개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기 잘 볼 수 있음. 어쨌든 이 8강전날은 롤랑가로스 구역 안에라도 꼭 진입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그런 야외 작은 코트 입장권만 사도 51,600원 정도가 든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3경기 볼 수 있는 표로 1경기만 본 거 낭비였나 싶지만 뭐, 51,600원짜리 롤랑가로스 야외 입장권에 8만원 더 내고 1경기 본 셈 치지 뭐. 

이날보다 돈을 좀 더 투자해서 category 2 좌석에도 두 번 갔지만 category 3인 여기가 가장 잘 보였다. 여기서 결승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결승 때는 이와 비슷한 높이에서 우측으로 더 이동한 자리였는데, 안타깝게도 각도상 매치 포인트가 in인지 out인지도 잘 몰랐던 자리였다. 사람들 함성으로 우승을 알았을 뿐. 
8강전 때 앉았던 이 자리에서 결승을 봤으면 매치포인트 볼이 라인 안에 딱 떨어지는 거 잘 보여서 더 감동했을 듯.



이 경기는 오후 8시를 넘겨서 끝났고 그 다음에 예정된 경기는 나달 : 조코비치 night session. 
나에게 나이트 세션 경기 표는 없었으므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내 뒷자리에 그냥 남아있던 카메라맨에게 말을 걸고 싶었을 정도로 아쉬웠다. '여기 그냥 남아있을 수 있으시다니 부럽네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도 스태프인 척 거기 끼여있고 싶었다. 🤗

하지만 서둘러 호텔 돌아와 근처 마켓에서 맥주 두 캔을 사고, 친구가 빌려준 아마존 프라임 아이디로 나달 : 조코비치 경기를 봤다. 그 친구가 없었으면 나는 파리까지 날아와서 나달 : 조코비치 경기를 중계로도 못 보는 참사를 겪었을 뻔 ㅎㅎ 프랑스 공중파(?)는 데이 세션만 중계한다.





2022 롤랑가로스 나달 우승을 가능케 한 또 하나의 요인





6월 3일 라파 나달 생일날의 4강전.
이제 입장만 했을 뿐인데도 관중석에서 울려퍼지는 응원 "Rafa!! Rafa!! Rafa!!"

예전같으면 랭킹 1,2위 안에 머물러 있던 나달이 늘 나중에 입장했지만, 요즘은 나달 랭킹이 낮아져서 순위 높은 상대 선수보다 먼저 입장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다음에 입장해야 하는 선수는 랭킹이 더 높은 선수라도 이미 Rafa!! 응원으로 가득한 경기장에 상당한 압박감을 받으며 입장하게 된다. 안그래도 뭐 필립샤트리에에서의 나달과의 대결이라면 위축되지 않을 선수는 지구상 단 한명도 없는데.... (작년만 해도 이런 식으로 쓰는 걸 경계했는데, 이건 정말 이번 2022 롤랑가로스를 보내고 나니 확신을 갖게 됐다. 위축되지 않을 선수는 없다. '아닌 척' 할 선수는 분명히 있겠지만)  


이 열광적인 응원은 나달에게 힘이 필요할 때마다 경기 중간 중간 계속 됐고

준결승전 1세트의 어떤 게임은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으로 상대 선수가 기가 눌리면서 나달이 브레이크해낸 것 같은 느낌을 주던 게임도 있었다. 관중 모두가 힘을 합쳐 한 게임을 가져오는 것 같던 그 느낌.


물론 내가 나달 경기를 처음으로 끝까지 지켜본 것이 윔블던 '결승전'이었고 - ATP 10위권 선수라 해도 평생 못 밟아보고 은퇴할 수도 있는 - 그 위치에 어릴 때부터 선 선수라서 나달에게 '언더독' 타령하면 안 되겠지만, 내가 경기를 처음 지켜보던 10여 년 전에는 페더러라는 견고한 벽이 있어서 나달은 '그의 커리어에 훼방을 놓는 존재'쯤으로 치부되며 악역 취급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랬던 선수가 경기장 전체를 채우는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감개무량했다. 이 일방적인 응원에, 다른 선수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며 핏대를 세우는 안티들도 있던데... 그 설명엔 그저 단 한 마디만 필요하다. "He earned it." 라파도 이런 응원을 처음부터 받은 것이 절대 아니었으니까.


5월에 여행을 시작하면서 나에게도 다짐했던 말, C'est Mérité. 





 



 


경기 중 화장실 갔다 온 날




명경기가 될 뻔 했던 2022 롤랑가로스 4강전.
나달:즈베레프

무려 91분간의 1세트는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91분이었다. 보통 91분이면 3세트 경기 전체가 끝나기도 하는 시간인데 1세트에만 이 정도 소요됐다. 2011년 9월에 멈춰있었던,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은 행복했던 시간"을 거의 11년 만에야 경신했던 시간이기도 하다. "내 인생에 이런 경험도 가능하구나" 하고.






1세트는 그렇게 대단했고 즈베레프는 다 잡았던 1세트를 놓쳤다.
2세트 시작 즈베레프의 게임을 나달이 브레이크하면서 난 이제 (아마도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 나달의 일방적인 공세가 시작되어 매치가 일찍 끝날 줄 알았다. 1세트를 다 잡았다가 놓친 즈베레프가 그 아쉬움에 정신력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충 치다가 말 것 같아서.




귀국한 뒤 경기를 다시 봄. 
아마 모든 사람들이 딱 이 지점 40:15 까지는 그렇게 경기가 술술 풀릴 줄 알았겠지....

하지만 멘탈 와르르 예전의 그 즈베레프도 아니었고, "자기애의 황제"인 즈베레프는 '자기와 실력을 견줄 만한' 랭킹이 높은 선수와 만날 때는 악에 받쳐 잘 싸운다(내 생각). 경기장에서 나도 잠시 깜빡했지만, 즈베레프가 자주 그렇게 허무하게 경기를 내려놓는 경우는 상대가 약체일 때다. 즈베레프는 '수준이 맞는 상대'와 경기할 때는 훨씬 열심히 한다. 꼭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내가 열과 성의를 다 하지' 이런 느낌? 이건 내가 또 한 명의 '자기애 환자'라고 생각하는 키리오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키리오스는 전체적인 실적에 비해 랭킹 높은 선수들과 상대 전적이 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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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2세트는 예상 밖 브레이크의 향연으로 승부 공방만 길어지고 흐름은 묘해지고 있었다. 경기장 현장에서 나도 '3시간이 되도록 2세트를 못 끝내면 이거 이 경기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하고 있었다.


2세트 3:4로 밀린 상황에서 또 브레이크당하는 나달





2세트도 끝나지 않았는데 경기 시간 2시간 37분째



중계 화면을 빌리자면, ⬆️이 2세트 즈베레프 5:3 서브 게임 시작 직전에 난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원래 선수들의 end change (행해진 게임 숫자 합계 홀수) 시간 빼고는 관중 움직임이 없도록 입구에서 차단하고 있지만, 들어오진 못해도 "나가는"사람에 한해 막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애초에 나도 화장실 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보다 안쪽 좌석에 있던 사람이 나가길래, 나도 서둘러 따라 나섰다. 

십수만 원을 내야 하는 필립 샤트리에 코트 좌석도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 수준 간격이기 때문에 누군가 화장실에 가면 다들 우르르 일어나거나 다리를 틀어 비켜줘야만 한다. 다른 사람 따라 나가면 그나마 덜 민폐.

내가 나가기 직전 게임을 또 나달이 브레이크 당해서 즈베레프의 5:3 '서빙 포 세트' 상황에 도달했기에, 나는 '서브 강한 즈베레프에게 이번 세트는 넘어가겠네 뭐'하고 일단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다. 1세트 끝나고 지켜보니 많은 사람이 화장실 해결 혹은 먹을 것을 사느라 나갔고,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줄이 길어져 해야할 일을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2세트 몇 게임을 놓친 뒤에야 겨우 돌아오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행해진 게임 숫자 합계 홀수로 끝났을 때만 (선수들 엔드 체인지 시간을 틈타) 입장을 허용하기 때문에, 밖에서 화장실 줄을 서다 보면 2세트 1게임 끝났을 때는 들어오기 어렵고 한~참 시간이 흘러 2세트 3/5게임이 끝났을 때에나 사람들이 다시 들어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전까지 ' 이 사람 벌써 집에 갔나??' 싶게 긴 시간 동안 옆자리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한참 만에 대회 공식 음료인 '페리에' 한 병씩 들고 다들 돌아오는 거였다. 매점 이용률 높구만. 
그래서 난 인파를 피해 세트가 종료되기 전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다. 

밖에 나가니 역시나 한창 세트 진행 중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고 호닥닥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경기장에 입장하려 기다리고 있으니 환호 속에 게임 끝나가는 중. 으응? 사실 관중 환호는 나달이 잘 해야만 나오는 건데?? 





화장실에 다녀오면 즈베레프가 5:3에서 게임을 가져가서 6:3으로 세트도 마무리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안 보는 단 한 게임 동안 더블 폴트 3개를 관중들에게 선사하며 그대로 게임을 헌납, 그저 5:4가 됐던 것이다. (물론 경기장에서는 상황을 나에게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 그 자세한 스코어는 몰랐다가 나중에 찾아보고 더블폴트 퍼레이드를 알게 됐다.)

물론 경기장에 남아있었다면 포기에 가까웠던 5:3 상황에서 5:4로 따라붙는 실황을 목격해서 열광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명장면을 놓친 게 아니라 즈베레프의 고질병인 더블 폴트 향연만 놓친 셈이니 다행이기도 했다. 

스포츠에선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온갖 징크스와 루틴의 틀에 갇혀 사는데, 앞으로 뭔가 즈베레프가 '불필요하게' 너무 잘 한다 싶으면 난 화장실로 가야 하나 ?!?!

이 경기는 막판 즈베레프의 부상으로 2세트도 못 끝내고 종료되었다. 행실 때문에 즈베레프를 미워한 적도 있었지만 이 경기를 기점으로 '너무' 미워할 순 없게 되었다. 큰 부상에 나도 모르게 꽤나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조금이나마' 응원해줄... 게.


이 날은 경기 시작 전 갑자기 비가 쏟아졌고 roof를 덮은 채 경기가 진행됐다. 나중에 날이 개었지만 경기 중에 지붕을 다시 여는 일은 없으니, 선수 둘다 엄청난 땀을 쏟아내며 거대한 온실 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그게 즈베레프 부상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일생에 단 한 번일지 모를, 지붕 덮인 필립 샤트리에 안에서 경기를 관람한 날이 되었다. 경기장에 (특히 상층부) 앉아 있으면 지붕 위로 타닥타닥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다. TV 중계로는 알 수 없었던 경험들.






롤랑가로스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




늘 경기 보는 것에만 급급하다가 어제는 경기 끝나고 여유가 생겨서 곳곳을 돌아봄








정원과 함께 있는 스따드 홀렁갸호스.
RG 기념품 중에 이런 무늬를 가진 기념품들이 몇몇 있어서, 왜 관련도 없어보이는 저런 무늬를 택했는지 전에는 이해를 못했었는데...





롤랑가로스 동쪽 정원을 다녀오고 나서야 이해했다.
저 시리즈에는 'serres'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뜻은 '온실'이라고 한다.






실제로 온실과 함께 있어서 아름다운 코트로 유명한 시몬느 마띠으 코트에는 경기가 없는 날이라 출입 제한이 있어서 들어가보진 못했다.








표 확인하고 입장할 때 갑자기 빗방울이 거세져 우산 든 손으로 가방에서 신분증 찾고 하느라 엄청 고생했는데
경기 끝나고 나오니 파랗게 갠 하늘을 보여줌. 칫. 😤

그랜드슬램 대회가 열리는 코트들은 다녀오고 나면 시설도 훌륭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꼭 다시 가고 싶지만, 윔블던 다녀오고 롤랑가로스 오는데 8년이나 걸렸다. 다른 곳도 곧 가볼 수 있을지... 🥺



롤랑가로스 티켓 예매

 


매년 5월 - 6월에 걸쳐 파리에서 열리는 롤랑 가로스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에 표를 가장 구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US-호주오픈은 표를 안 사봐서 모르지만, 센터코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추첨  운 +텐트 치고 밤새워야 하는 윔블던에 비해 롤랑가로스의 '필립 샤트리에'코트 입장권을 사기 쉬운 것만은 확실하고, us open 입장권보다 저렴해 부담이 적다. (-> 이게 2023년을 기점으로 좀 바뀌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십만 대기를 뚫어야 한다) 

프랑스테니스협회(FFT)를 통한 일반인 정식 예매는 3월쯤 오픈하는데 그 당일 치열한 예매전쟁을 놓쳐도 4월이 되면 8강 이전 대부분의 초반 라운드 경기는 ➡️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 여기에 항상 재판매로 찔끔찔끔 나오므로 결국은 필립 샤트리에 입장권을 살 수 있다 (resale을 쉽게 할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에 표를 샀던 사람들이 계속 내놓는다). 

정각에 딱 열리는 정식 판매일에 몇천번대 순서를 기다려서 결승이나 준결승 표를 사고 싶은 사람은, resale표 몇 장이 찔끔찔끔 나오는 4월에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을 드나들면서 미리 회원 가입해 놓고 표 구입 과정을 미리 익혀 놓으면, 나중에 5월 fianl sale때 재빠르게 원하는 표를 사는 데 도움이 된다. 판매 오픈 당일에 자기 차례로 접속이 되면 무한정 표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제한된 시간만 허용되고 15분이 지나면 cart-장바구니에 이미 담아놓은 표도 자동으로 삭제되기 때문에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3월경 첫 공식 예매를 놓치더라도 대회 시작 전 5월 초에 있는 FFT 라스트 세일 때 결승전, 준결승전 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여러 기기로 접속해 놓고 대기하면 순식간에 운으로 구입 가능 순번이 정해진다. 늦게 접속했는데 십만 명을 뚫고 바로 표를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선착순 순번도 아니다.

5월 라스트 세일보다 3월 첫 예매 시 티켓이 조금씩 더 싸다. 사실상 모든 게 운🔮으로 정해지는 예매인데, 3월 세일 때 운좋게 몇 천번대 이하 순번으로 뚫고 들어가서 결승전부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승자. 🥇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의 경우 미리 로그인을 해놓는 것은 안 되고, 자기 순서가 되어 구매 페이지가 열리면 그때 로그인을 한다. 빠르게 아이디 입력하고 (그러므로 회원 가입이 미리 되어 있어야 표 사는 시간이 줄어듦) 신속한 판단으로 표를 샤사삭 cart에 담아야 결승/준결승 표를 살 수 있다.

남자 결승전 표는 재빠르게 매진되고 공식 사이트에 resale로도 안 나온다(아마도 공식 리세일에 제값으로 파느니 다른 거래 사이트에 웃돈 붙여서 내놓는 사람들 있을 듯). 더 올라갈 곳이 없는 맨 꼭대기 자리가 (2022년 라스트 세일 기준) €170. TV 중계로 볼 때는 저런 꼭대기에도🔭🧐 사람이 있구나... 했었는데 그 꼭대기가 바로 내 자리일 줄은...😁 

결승 한 경기의 무게감과 주목도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여자 4강전 두 경기+복식 경기 총 3경기를 볼 수 있는 입장권보다도 이 남자 결승 한 경기 입장권이 14만원 더 비싸다(같은 꼭대기 자리). 정신없이 결제하느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데도 내가 못본 건지 모르지만, 정식 예매 당일에는 가격대 카테고리 내에서 해당 경기 입장권 '몇 장' 사는지만 고를 수 있고 좌석 위치는 무작위로 정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 나는 중요 경기에서 꼭대기일지언정 선호하는 방향의 좌석으로 배정받았다. 

공식예매일 지나서 다른 사람들이 resale로 내놓은 표를 살 때는 그나마 남은 좌석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위치를 골라서 살 수 있다. 해당 좌석에서 경기장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view 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1장을 사서 결제해도 management fees €4, 3장을 사서 결제해도 €4이므로 목표를 잘 정해놓았다가 한 번에 여러 장을 cart에 담아 결제하는 것이 4유로를 중복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익. 

내 아이디로 표를 샀더라도 RG앱이나 공식 사이트 my orders에서 해당 입장권 항목에 이름이 입력된 (assign) 사람이 그 표로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므로, 한 아이디로 다른 사람을 위해 여러 장 구입할 수 있다.

《필립 샤트리에+수잔 렁글렌+시몬느 마띠유 코트 = Main court》 메인 코트 입장권은 대회 기간 동안 개인이 총 8장까지만, 한 세션(Day sesion /Night session이 있다) 안에서는 총 4장까지만 살 수 있다. 즉 아무리 테니스를 사랑해도 대회 기간 15일 동안 매일매일 한 아이디로 필립 샤트리에 코트 표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온가족이 모여앉아 보겠다고 같은 경기 5장을 동시에 구매하는 것도 안 된다.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도록 기회를 분산하기 위해 구매 수량 제한을 둠. 초과 구입 자체가 막혀 있음)

그 중에서도 특히 (2022년의 경우) - 첫째주 토요일/일요일/둘째주 남자 4강전/남자 결승전 - 이 4일에 속하는 메인 코트 경기는 한 ID당 합계 4장 이상 살 수 없다. (예시 -> 시몬느 마띠유 코트 표 첫주 토요일 1장 + 수잔 렁글렌 일요일 1장 + 필립 샤트리에 준결승 제1경기 1장 + 준결승 제2경기 1장을 사면 이미 4장 한도가 찼기 때문에 결승전 표는 구입 불가능으로 막히게 된다) 아마도 이 4일이 가장 사람이 몰리는 날이라서 독점을 막으려는 것으로 혼자 짐작함.

나는 처음에 이 규정을 모른 채로, 한 자리 보일 때 덥석 사뒀던 첫주 토요일 표 때문에 이 특정 날짜 총 4장 limit에 걸려서 4일 중에 속한 다른 세션 표를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 그 표를 resale에 내놓았으나 그날 저녁 같은 시간에 파리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인기가 더 쏠렸는지(??) 테니스 표가 팔리지 않았다. 내가 표를 사둔 날의 night session만 유난히 자리가 남아돌면서 resale이 안 되어서 살짝 마음 고생을 했다. 그동안은 빈 자리 표가 뜨면 사람들이 귀신같이 채가는 것만 봤는데 내 표는 토요일 저녁 경기인데도 아무도 안 채갈 뿐더러 같은 카테고리 3에서 오히려 리세일 표만 계속 나오다가, 심지어 마지막엔 카테고리3 전체에서 약오르게 내 자리만 남음.😲 역시 롤랑가로스 3라운드 따위는 챔피언스리그 위력에 역시 밀리나봐.... 



'리세일 진행중'으로 바뀌어서 좋아했는데 결국에는 안 사감😵. 카트에만 담았다가 결제는 안 하는 듯.
 


하지만 48시간 이내에 결국 팔렸고 나도 리세일 제도를 잘 이용하게 됐다. 표를 사놓고 가지 못하게 되거나, 좋아하는 선수 경기가 본인이 표를 사둔 날과 다른 날에 배정되면 이처럼 공식 사이트 my orders 페이지에서 해당 날짜 내 표를 쉽게 resale 할 수 있다. 물론 경기 시작 전날 23:59pm까지 타인 이름을 적어넣으면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으므로, 공식 사이트를 통하지 않아도 사람끼리 만나서 양도해도 된다. resale이 성사됐다고 해서 금방 환불되는 것은 아니고 대회 종료 후 한달 뒤에 정산된다(2022년 경우). 표를 구입할 때 냈던 management fees 4유로는 환불되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못쓰는 표를 타인과 연결해, 필요한 사람에게 팔고 나는 그 표에 들인 돈을 날리지 않아도 되니 좋다.

리세일 과정이 쉽기에 일정을 모를 때에도 표를 미리 사놓으면 되긴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가 어느 세션에 배정될 지는 경기 전날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미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자리가 보일 때마다 표를 사놓았다가 계속 다시 팔면 management fees 4유로를 프랑스 테니스협회에 꾸준히 기부하게 되는 셈.😏


낮 12시부터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3경기가 Day session, 오후 8시 45분 이후 시작하는 그날의 메인 매치 "1"경기가 Night session인데 두 세션의 입장권 가격은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아무리 나이트 세션에 가장 주목받는 경기를 넣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불균형한 가격 책정인 것 같다. 다른 메이저대회는 보통 남자 단식+여자 단식 이런 식으로 나이트 세션에 두 경기는 배치하던데... 프랑스오픈은 나이트 세션 딱 한 경기 보기 위해 수십~수백 유로 써야 하고, 메인 매치는 주로 남자 단식이기 마련이라 경기가 길어지니 3시간만 경기해도 밤 12시가 된다. 그래서 귀가하기도 불편하다. 필립 샤트리에 표가 있으면 외부의 작은 코트 경기까지 무료로 볼 수 있기는 하나, 나이트 세션 입장권 소지자는 오후 6시 반이 넘어야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코트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도 한정적이다. 

게다가 페더러나 세레나 윌리엄스같은 압도적인 스타도 이젠 사라져서 그날의 '메인 매치'라는 의미도 희미하다. 특히 여자 선수들은 매 대회마다 슬램 우승자가 바뀌어서 (과장을 보태어) 발에 채이는 게 슬램 우승자들이니.. 3경기 표값과 맞먹는 '메인 매치' 1경기를 감당할 무게감의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름 슬램 우승자VS프랑스 여자 선수의 경기를 넣었는데도 여기저기 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좌석이 남아도는 나이트 세션의 예. 여자선수는 필립 샤트리에를 다 채울 만한 선수가 요즘 없다. 롤랑가로스는 나이트 세션 배정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듯.

이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트 세션 표가 리세일로 훨씬 많이 나오는 것으로 짐작한다. 파리에 사는 직장인이라 어쩔 수 없이 밤 경기만 볼 수 있는 사람 아니면 '가성비'가 매우 떨어진다. 나도 예매 초기에 나이트 세션 표를 몇 장 샀다가, 생각보다도 너무 늦은 경기 시작 시간을 보고는 호텔로 혼자 무사 귀환할 자신이 없어 결국은 다시 팔았다(파리의 여름은 밤 10시까지도 어느 정도 밝긴 하지만). 나이트 세션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 데이 세션 표를 가진 사람들은 나이트 세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데이 세션 제3경기 종료 후 그들이 경기장을 나가도록 비우고, 동시에 나이트 세션 입장객이 어느 정도 입장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 세션이 진작에 끝났더라도 나이트 세션은 곧바로 시작할 수가 없다. "Not Before 20:45"이라는 일정도 이 시간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일 뿐이고 경기장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이트 세션에서는 경기장을 채울 만한 몇몇 남자 선수들이 돌아가며 "울며 겨자먹기"로 자정까지 경기하게 될 듯.

롤랑 가로스는 전통을 중시한다며 그동안 roof/야간 조명을 달지 않아 '우천'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어 다음날로 경기가 밀리는 억울한 선수들을 양산하는 스케줄 문제가 많았다. 2020년대 들어서 드디어 경기장 지붕도 달고 조명을 설치하더니... "야간 경기 없다고 그동안 우리 욕했지? 우리는 한다면 제대로 해"를 모토로 삼았나보다. 과하게 늦은 야간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사람들 보기 좋은 시간을 잡으려는 아마존 프라임의 입김이라는 설이 있지만, 적어도 필립 샤트리에 코트 데이 세션 시작 시간을 지금처럼 낮12시가 아닌, 다른 코트들과 똑같이 오전 11시로 하면 나이트 세션 시작 시간도 앞으로 좀 더 당겨질 텐데... 고집 있네.🥴 작년에도, 남자 선수들 경기 길어지는 것을 뻔히 알 텐데도 남자 4강전 첫 경기 시작 시간을 너무 늦게 잡아 비판을 좀 받았었다. 특히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11시 통행금지까지 있었는데도 그에 대한 고려 없이 경기 시간을 잡아서 결국 두번째 경기는 통금 시간을 넘기게 만들었다.


나이트 세션 시작 이틀만에, 이미 자정을 넘겼지만 한 세트 더 해야하는 경기가 나옴😟
 



☆☆ 결승전 표를 구입할 때 좌석 위치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아래 보이는 배치도에서 아래쪽을 선택하면 좋다. 시상식이 아래쪽 방향을 보고 진행되기 때문에 아래 배치도에서 위쪽에 해당하는 좌석에 앉은 사람은 선수들 뒷모습만 보게 되어 감흥이 좀 떨어진다. 



물론 이런저런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티켓 공식 판매 사이트는 그럭저럭 잘 설계되어 있고, 표를 고를 때 그 좌석은 어떤 각도로 경기를 볼 수 있는지 3D로 미리 보여주어 감을 잡기 쉽다. 표를 구입하거나 되파는 과정에서 날아오는 이메일도 굉장히 밝은 (영어) 말투로 친절하게 잘 되어 있어 어쨌든 나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데, 나중에 환불이 정확히 잘 이루어지냐에 따라서 최종 인상이 결정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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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경우 롤랑가로스 대회 종료 시점이 한국 시간으로 치면 6월 6일이었는데, 7월 4일부터 체크 카드로 결제했던 금액이 계좌로 환불되었다. (나는 은행 두 곳의 체크카드 이용)

 management fee 4유로를 제외한 표값이 환불되는데, 내가 구매했던 시점과 환불 시점의 환율 차이와 카드사의 할인 정책 차이로 똑같은 4유로를 제외한 액수라도 엄청 다른 금액이 입금되었다. 나 같은 경우 어떤 표는 4€ = 3875원부터 어떤 표는 무려 4€ = 9138원을 제외한 금액이 계좌로 입급되었다.

 구입 시점인 5월보다 7월의 유로 환율이 더 높아졌음에도... 구입할 때는 절대 적용해준 적 없던 파격적 낮은 환율을 환불시에는 적용해, 65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8만 5천원 정도로 환불해준 씨티은행 덕에 수수료 4유로의 가치가 9138원이 되는 기적(!)을 보았네.🤬 씨티은행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만 이 카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연장할까 했는데 이것으로 바이바이. (하지만 사실 예매할 때는 씨티카드가 에러나 복잡한 추가 인증 과정 없이 결제가 잘 되었기 때문해 사용한 것이긴 했다.)


☆ 4유로 부담만 빼면 환불이 쉽기에 "혹시 모르니" 2023 롤랑가로스 입장권을 좀 사두려고 했는데, 올해는 규정을 보니 90%만 환불해준다고 한다. ㅜㅜ  😢 45만원 결승전 표를 사놓았다가 resale하면 4만 5천원+4유로가 날아가는 것. 사람들이 resale을 너무 많이 해서 정신없어서 그러나??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수수료 4유로 받고 있는 거 아니야?? 꼭 갈 계획 아니라면 '혹시나' 하고 사놓진 못하겠네. 


🌌2023년에는 나이트 세션 시작을 8시 15분으로 당겼는데, 30분 차이로 얼마나 나아질지는 의문. 작년 남자 8강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겨 종료되었고 우버 등도 원활치 않아서, 새벽 2-3시에 경기장에서 나온 한 기자가 "여전히 주위에는 교통 수단을 잡기 위해 배회하는 관람객들이 많이 있다"라고 트윗한 바 있다.😑 나이트 세션 경기가 밋밋하게 두 시간 만에 끝나면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 가기는 쉬워지고, 팽팽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며 열광을 하다 보면 집에 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낮 경기가 일찍 끝나 관중 퇴장 시간 등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8시 35분이 되어야 시작하는 2023년 나이트 세션.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면 집에 가기 어려워진다.




작년 4월에는 거의 매일 살 수 있는 수준이었던 리세일 표가 2023년에는 잘 안 나온다. 올해 3월 공식 세일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다고 하던데, 올해는 표를 사기가 매우 어렵다.

아래 Roland Garros 태그를 클릭하면 2022 RG 관람한 이야기 읽을 수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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