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험에 따른 인식의 변화 - 이비스 스타일 명동 ibis Styles Seoul Myeongdong




2015년 3월 개관해서 만 7년을 넘긴 이비스 스타일 명동.
새로 지어진 호텔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젠 갈 일 없겠지, 이젠 갈 일 없겠지 하면서도 어느새 3번째 숙박이다. 가장 최근 숙박했던 건 2017년 7월로, 이번에 5년 만에 방문한 셈인데 코로나로 손님이 줄었을 2년 공백을 생각해도 그동안 전혀 낡지 않아서 놀라웠다.






명동역 10번 출구에서 2-3분 거리인데 이 건너편에서 교통 신호가 생각보다 매우 길어 5분 넘게 걸려 도착한 듯.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외관 사진도 찍어봤다.






좁다고 느껴지는 16m² 방이지만
나의 마지막 방문 뒤 흐른 5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놀랐음. 보통 개관 7년쯤 지난 호텔에 가면 '여긴 이제 리노베이션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비스 스타일 명동은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새 호텔같지는 않고, 개관한 지 4-5년 정도 된 느낌. 굳이 교체를 해야한다면 가장 세월이 많이 묻어있는 벽지 정도?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변기만 있는 방이 독립된 형태로 있는 구조인데, 최근 후기 중에 여기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내용이 종종 보여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냄새 없는 방을 받음. 그런데 사실 기억을 돌이켜보면 2-3일 이상 같은 방에 머무른 호텔은 이상하게도 이런 고약한 화장실 냄새가 나기 시작했던 곳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의아했다. 원래는 늘 이런 냄새가 있는 곳인데 첫날 숙박하면 '새 방' 이라는 생각이 더 지배해서 냄새를 잘 감지하지 못하다가 이틀째부터 냄새가 코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건지, 아니면 체크아웃 후에 독한 세제로 씻어야 냄새를 감출 수가 있는데 사람이 며칠씩 머무르는 동안에는 그 정도까진 청소를 못하기에 냄새가 나는 건지 궁금했다. 특히 몇 년 전 2주간 머물면서 세 번 정도 방을 옮겼던 모 호텔에서는 변기 근처의 정말 지독한 냄새때문에 고생했는데 (당시엔 그 도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었음) 냄새에 대한 어떤 다른 후기도 발견할 수가 없어서 의아했다. 아마도 대부분 하루만 머물고 가기에 그 냄새를 못 느끼나?? 하고 생각했다.

최근에 악취에 대한 후기가 많아서 직전에 신경써서 청소했기 때문인지 락스 냄새 같은 것이 좀 났지만 내 방 화장실은 쾌적했다. 심지어 3성에 어울리지 않게?! 변기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센서가 설치된 비데가 있어서 변기에 손을 안 대어도 되니 좋았음. 이런 분리형 화장실은 다 좋은데 손을 씻지 못한 채로 문을 여닫는다는 게 문제인데, 적어도 변기를 만지지 않아도 되니 훨씬 나았다.
예전에는 샤워부스 옆에 유리 벽만 있어서, 가깝지 않은 사이에는 샤워하거나 옷 갈아입기 불편했을 텐데 지금은 블라인드를 내릴 수 있게 되어있다.







유럽에 고작 2주 정도 체류하고 와서 호들갑을 떨자면...
파리의 이비스 스타일스에 비해 이비스 스타일 명동은 완전 특급호텔처럼 느껴졌다.😆 여기 명동보다 3~3.5배 비용을 내고 머무른 파리의 이비스 스타일스 3곳 어디에도 없었던 냉장고, 클리넥스, 커피포트, 티백, 슬리퍼, 무료 생수가 여기에는 다 있다. 

특히 클리넥스의 존재가 반가운데... 이게 있을 때는 전혀 고맙지 않았는데 없는 호텔에 가보니 차이를 알게 됐다. 휴지가 필요할 때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국보다 누렇고 거친 'toilet paper'를 뜯어서 쓰자니 뭔가 지저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파리에서 이비스/이비스 스타일스를 전전하다가 4성급에 갔을 땐 클리넥스가 얼마나 반갑던지 ㅎㅎㅎ. 파리 음식점에서 하얀 화장지를 줄 때마다 '호텔가서 toilet paper를 쓰지 않기 위해' 가방에 계속 챙겨넣었더니 나중에 한국에 와서 가방을 털었더니 모아둔 휴지만 계속 나오더라는 ㅋㅋㅋㅋ 







전층은 아닌 것 같고, 일부 방에는 LG 스마트 티비가 설치되어 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켜짐. 😉 우리집 티비보다 훨씬 좋은 것 같음 ㅋㅋㅋ 리모컨도 볼 같은 걸 굴려서 채널을 이동하는 방식인데 처음엔 그걸 몰랐다. ㅎㅎ 촌스럽긴 🤑

코로나로 불황을 겪었을 텐데 이렇게 설비를 더 개선할 여지가 있었던 것을 보면 아주 타격이 크지 않았던 호텔같기도 하다. 대신에, 이제는 손님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OTT 서비스를 찾아서 보는 시대라 그런지 TV 채널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스포츠, 영화 채널 빈약한 편. 각자 알아서 넷플릭스를 보는 마당에 케이블 영화 채널이 불필요하기 때문이겠지.

바로 한 달 전에 잠만 자고 밥만 먹고 가야 되는 파리의 이비스 스타일스에 있다가 서울에 오니 1/3 값에 정말 '럭셔리'하다고 느껴짐. 내가 이 호텔에 세번째 방문하는 건데 그전에는 평범하다고 느꼈던 이 방이 이렇게 좋아보이는 것은... 최근의 경험이 내 현재 인식을 지배하기 때문이겠지.

5년 전 방문과 같은 19층 방을 받았는데
그때는 비교적 조용하다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도로 소음이 좀 신경이 쓰였다. 저층 방은 좀 더 차량 소리가 크게 들릴 듯. 그 외에도 냉방기가 돌아갈 때나 화장실 팬이 돌아갈 때 소음이 좀 있다. 낡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 부분만은 노후가 드러나는 듯.

코로나로 인해 명동 상권은 초토화됐지만, 어제 이 호텔에 들어섰을 때 관광객들이 맡기고 간 수많은 짐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며 서서히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많은 호텔들이 코로나 상황에서 가격을 많이 낮추었다가 이제 슬슬 예전으로 복귀 중인데, 이비스 스타일 명동은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에 초저가 정책을 계속 하고 있으니 집에서 떠나 하루 쉬고 싶을 때 한 번 고려해 볼 만하다.

나와 같이 가기로 했던 가족이 다들 폭우나 일정을 이유로 먼저 가버려서 결국 혼자 남았지만... 
마/침/내 혼자 있게 되니 사실 너무 좋았더라는 🤗




7년간 시설을 잘 유지한 이 호텔에서 결국 발견한 세월의 흔적 ㅎㅎ
엘리베이터 상단에서 갈 곳을 잃은 채 화면을 떠돌고 있던 태초의 windows "XP"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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