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현재 북미 하드코트 시즌 진행중.
나달은 신시내티 마스터스 첫 경기에서 패하고 현재 뉴욕으로 이동해 us오픈 준비 중이다.
8월 들어서 경기는 단 한 경기만 했지만
거의 매일 연습하는 사진은 공개중.
밝게 웃고 장난도 치며 연습하는 8월 사진들을 보니, 지난 6월 생전 처음으로 연습 장면을 지켜봤던 나달의 심각한 모습이 떠올랐다.
조코비치와의 8강전 밤경기를 앞둔 화요일...
8강전 '낮'경기표와 4강/결승전 표만 갖고 있었던 탓에 파리까지 와서 TV로만 나달 경기를 보고 있던 나는, 이대로 가다간 집에 있는🏠 것이나 여기 온🇲🇫 것이나 차이가 없겠다는 생각에🤧 나달이 공식 연습하는 모습이라도 지켜보기로 했다. 테니스 대회를 직접 보기 위해 몇몇 나라를 가봤지만 연습 장면까지 챙겨본 것은 이때가 유일.
나달은 대회 시작 전부터 연습 경기만 해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기에, 제시간에 갔다가는 작은 연습 코트에 입장도 못할 것 같아서 꽤 일찍 가서 거의 비어있던 연습 코트에 자리를 잡았다. 중간에 트위터를 확인하니 "왜지? 갑자기 연습 스케줄에서 나달 일정이 사라졌어! 무슨 일이야?" 하는 걸 봤다.😳 나도 공식 페이지에 가서 확인해보니 일정이 정말 사라져 있었다. '뭐야? 비공개 훈련 전환인감?!?! 여태 기다린 나는 뭐가 되지?' 하는 생각이 들어 당황했지만 조용하던 연습 코트에 방송용 카메라가 여러 대 등장하고 갑자기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여럿 들어와서 자리 정리를 하는 것을 보고 평범한 선수가 아닌 '나달'이 등장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전에 연습코트를 쓰던 선수들은 내가 앉은 쪽과 먼 쪽에서 주로 히팅 연습을 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도 나달은 내가 앉은 쪽과 가까운 곳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내가 그린 위 화살표 아래쪽에 보이는, 이 작은 코트에 들어오지 못해 1시간 연습 시간 내내 밖에서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 얼마나 아쉬웠을까. 특히 첫번째로 입장이 짤린 사람은...
나도 도착 시간을 저울질하다가 '그래, 이왕 하기로 결심한 거 확실하게 하자.'라는 생각에 일찍 코트에 도착해서 혼자 앉아 블로그에 글을 쓰며 기다렸는데 그렇게 하길 잘했다.
그런데 평소에 파리 시내 버스 이동을 하면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체크하느라 항상 켜놓고 경로 확인을 해도 별로 닳지 않던 폰 배터리 사용량이 (그래서 방심했다) 블로그앱을 쓰는 동안은 뚝뚝 떨어졌다. 그날따라 보조 배터리도 가져가지 않았다.😔 정작 필요한 순간에 폰을 쓰지 못하게 될까봐, 남은 배터리가 30%대에 진입하고는 결국엔 폰을 꺼뒀다. 📴 사진도 사진이지만 나중에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도 이젠 스마트폰이 없으면 외국에선 불안하니까.
폰을 꺼둔 탓에 어느 순간 갑자기 나달이 성큼성큼 연습 코트로 걸어 들어오던 것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ㅎㅎ 그게 아마 내가 앉아 있던 쪽으로 얼굴을 향한 유일한 순간이었을 텐데.
내가 사진에서 늘 보던
연습하면서 해맑게 웃고, 농담하고, 테니스공으로 축구하고... 그러는 모습은 하나도 없이 한 시간 가까이 심각한 모습만 이어졌다.
내가 알던 나달의 연습 장면은 이런⬆️ 것이었는데 그날은 아니었다.
경기시간이 임박해서 하는 연습은 그렇게 심각하게 하나보다. 트위터에는 '나달이 오늘 연습하는 동안 표정이 어두웠다. 느낌이 좋지 않다' 이런 글까지 등장했다.
남들의 연습 구경 장면에서 늘 보던 사진은 ⬆️이런 거였는데 한 번도 저런 웃음은 보질 못했다. 🤔
연습을 마치고는
이쪽으로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쿨하게 손 한 번 들어주고 사라졌다.ㅋㅋ
이때 나는, 사라지는 나달을 보면서... 내가 표를 가지고 있는 금요일에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현되었지 🙂 -> 경기 중 화장실 갔다 온 날 | Nothing matters. (mori-masa.blogspo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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