永星里1B號2樓, 中國香港 |
오묘한 여행의 시작.
첫날 숙소 때문에 거의 2주 이상?!? 고민했는데, 오랜 고민이 무색하게 그냥 가격 때문에 갑자기 숙소가 정해졌다. 역시 money conquers all ㅜ.ㅜ
항공 일정상 홍콩 시내에 늦게 도착하게 되는 데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션전으로 출발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도착 첫날 비싼 숙소를 예약하기에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도미토리 침대 하나를 예약했다가도 '어차피 나는 사람들과 잘 섞이지도 못하는데 그냥 혼자만의 방에서 쉬자'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다가 저렴하게 10m²의 싱글룸을 예약할 수 있는 이 곳으로 그냥 '운명처럼' 첫날 숙소가 정해지고 말았다. 그저 '벽'이 존재할 뿐 옆방 사람 말소리는 다 들린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곳은 호텔 예약 사이트에 yesinn을 붙여서 쓰기 때문에 그렇게 검색해야 한다. yes inn이라고 띄어 써서 검색하면 전세계의 수많은 yes inn만 나오고 이곳은 검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호스텔 이름에도 나와있듯이 @YMT - Yau Ma Tei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C출구에서 도보 2-3분. 숙소 풀네임에 꼭 지명이 병기되는 이유는 예전엔 홍콩섬쪽에 다른 yes inn도 두어 곳 더 있었기 때문이다. 홍콩의 극악한 땅값 때문에 호스텔이 흥할 수 밖에 없는데도 그 곳들이 문을 닫은 건 아마도 코로나 여파 때문인 걸까? 야우마떼이에 하나 남은 이 예스인은 거의 매일 풀부킹이 된다.
션전에 갔다 올 때 큰 짐은 홍콩에 두고 작은 가방만 들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홍콩의 호텔마다 짐 보관 기간 문의를 했었는데, 호텔의 급에 따라서 답신이 오는 속도와 내용이 차이나는 게 너무 적나라해 웃겼다. 가장 처음 문의했었던 4성급 호텔은 정말 깍듯한 영어와 묻지 않았던 정보까지 모두 담은 친절한 답신이 금방 와서 인상이 너무 좋아졌지만...낡은 방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서 포기했다. 그 다음 3성급 호텔은 용납할 만한 속도에 그럭저럭 사무적 답변, 그런데 이 호스텔은 내 이메일을 읽은 것은 확인이 되는데, 답변이 안 왔다;;; 역시 또 돈인가...
돈을 더 내야 몸과 맘이 편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꼬리칸에 탑승하러 간다.
전에 홍콩에 왔을 때는 두 번 다 홍콩섬 숙박이었고 Airport Express를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침사추이쪽에 숙박하게 되고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정차하는 A21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는 한국돈으로 치면 5천원대로, 공항 교통편으로선 저렴하다. 공항에서 1시간 소요.
홍콩 공항버스 처음 타봤는데 외곽부터 시내까지 시시각각 달라지는 홍콩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고 생각보다 내부가 좁아, 내릴 때 제대로 못 내릴까봐 좀 소심해지긴 했다. 🐄
Man Ming Lane(文明里)-나단로드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길을 건너 도보 5분 걸려 호스텔에 도착할 수 있다. 공항으로 갈 때는 큰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어서 공항버스를 도보 1분 거리 정류장에서 타는 걸 봤지만, 난 여행 마지막날 숙박이 아니니 해당 사항이 없어 아쉽네.ㅎㅎ
지하철역에선 '말로만 2분'이런 거 아니고 실제로 야우마테이역 c출구에서 2-3분 거리인 게 맞는데, 밤도 아니고 밝은 초저녁에 "입구 간판"을 못 보고 지나쳐서 그 블럭 한바퀴를 빙 돌아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고 나서야 입구에 도착했다. 😳
구글 지도로 미리 주변 풍경을 보며 예습(?)까지 하고 왔는데도 손에 쥔 폰을 보면서 입구를 그대로 지나침. 보통 이런 실수 잘 안 하는 편인데, 더운 날씨에 이게 무슨 일인지 ㅎㅎㅎ
야우마테이역 c출구 일부분에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하나 있었고, 엘리베이터도 있다는 표시를 봤으니 짐이 있어도 그나마 다행.
25층까지 있는 고층 건물 여러 층에 장기거주자용 방을 포함한 다양한 주거 형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좋은 걸까? 나는 error fare에 가까운 파격가가 뜬 것을 낚아채서 왔는데 그 돈만 받고 방을 팔아도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체크인 할 때 직원이 "어, 이게 무슨 일이야? 돈을 더 내야 할 것 같은데??" 이럴까봐 걱정될 정도였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 😂 1인실 2인실 4인실 8인실 방의 종류가 정말 많고 큰 이유도 없이 가격이 매일 다르게 책정되는 편이라 어떤 사람이 얼마를 내고 왔는지는 그닥 관심 사항이 아닐 것 같기도 했다.
극악한 홍콩 물가에도 도미토리가 아닌, 욕실도 딸리고 창문도 있는 10m²의 내 방을 🇺🇸 $ 33-55 사이에 예약할 수 있는 예스인. 교통도 편하고 주위에 맛집도 많기 때문에, 저예산 여행일 때 이 방이 남으면 꼭 잡아야 한다. 청킹맨션류의 우중충한 건물 아님.
침대가 뭐 쿠션이랄 것도 없이 매우 딱딱하고 키 165cm 이하의 사람을 그냥 잠만 자게 만들어 놓은 수준이고, 화장실도 좁아 샤워할 때 여기저기에 닿지만 정말 홍콩 이 위치에서 이 가격에 '나만의 방'이라면 너무 감사. 대부분의 좁은 호텔 방 특징이 "짐을 펼 데가 없다"라는 말로 정리되는데, 이 방은 침대를 거의 아동용 수준으로 해놓았지만 바닥 공간은 많이 남겨 놓았다. 요가 매트 펼치고 운동해도 될 정도 공간.
사진에선 바닥이 좀 짤렸는데 짐 세 개쯤 펼칠 수 있겠음.
나름 TV, 헤어드라이어, 커피 포트도 있고 (🫖청결에 대한 강박은 개인 선택😶🌫️) 가격 대비 큰 기대 안 하면 정말 좋은 숙소다. 홍콩은 습도가 높아서 습한 냄새가 늘 배어있는 숙소도 많다던데 이 가격에 냄새도 없는 적정한 수준의 깨끗함이 있다. (물론 돋보기 들고 여기저기 살펴보면 안 됨🥹) 와이파이도 각방마다 따로 있는 형태라서 속도 빠름.
엘리베이터에 내 키 카드를 대면 해당 층 숫자판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그 층으로만 올라간다. 그래서 외부 사람 출입에도 안전하며 입구에 경비 아저씨까지 지키고 계신다.
무엇보다 맘에 든 것은 창문 있는 고층(=20층)방.
사실 예약할 때는 이런 좁고 높은 건물의 화재 위험 때문에 낮은 층에 위치한 호스텔에 우선 순위를 뒀지만, 막상 여기 도착해서는 그런 거 다 까먹고 홍콩스런 바깥 풍경을 감상했다.
단점:
- 금요일에 숙박했는데 밖에서 장터라도 열렸는지 밤에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고 난리가 남. 건물이 바로 템플 스트리트에 접해 있고 여기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의 북쪽인데, 바로 앞쪽 길에도 밤에는 자리를 펴고 음식점이 들어섰다. 저녁에 외부 소음이 있음. 복잡한 동네라 각오를 했기 때문에 난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잘 시간이 되면 소음은 줄어든다. 다행히 내가 머무른 층에도 숙박객 소음은 없었다.
- 저녁에 입실했더니 방 내부에 키 카드가 꽂아져 있고 17도 기준으로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 시원해서 좋았지만, 추워서 꺼두었다가 밤에 습기 때문에 다시 켜니 곰팡이 냄새🤧 같은 게 나다가 사라졌다. 그냥 계속 켜두는 게 기분상 나을 듯. 도미토리에서 추워서 감기에 걸렸다는 다른 사람 후기를 보다가 왜 무더운 홍콩에선 1인실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 에어컨을 맘대로 켜고 끌 자유가 있기 때문.
courtyard 톈진에서 가져왔던 슬리퍼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서 여기 홍콩에 버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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